비 오는계단 오르기

by 새로나무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야외 운동을 하지 못한다.

물론 우산을 쓰고 길을 나설 수도 있고 우비를 입고 길을 나설 수도 있지만, 얼마나 어설픈 일인가?

계단을 오르는 운동은 비, 바람, 눈, 추운 날씨와 상관없이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바로 할 수 있다.

준비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도 않는다.

그저 마음먹고 가벼운 차림으로 문밖을 나서면 그만이다.


그런데 계단을 오르기 위해 문을 열고 나서는 데는

시간이 꽤나 오래 걸린다.

오늘만 날인가? 다음에 하면 되지 뭐.

괜히 졸리고 늘어지고 나른한데 그냥 쉬자....

운동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데는 수많은 이유를 댈 수 있다.

그렇게 갈등을 이겨내고 마침내 문을 열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간다.


스트레칭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년 반 전과 비교하면 몸은 많이 유연해졌다.

다리를 펴고 몸을 구부리는 탄성도 꽤나 늘었다.

처음 계단을 오를 때를 생각해보았다.

그때는 속도에 집착해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 올라갔다.

지금은 적당한 속도를 유지한 채 느긋하게 오른다.

그래도 계단을 오르는 운동량은 상당하기 때문에

운동 과부하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다만, 과부하가 축적되지는 않으며

매번 시작할 때마다 힘들다.


창밖에 내리는 비는 겨울을 재촉한다.

아직은 춥지 않지만 올겨울 한파가 만만치 않을 거라고 한다.

21층까지 첫 세트를 마치고 저 멀리 산 쪽을 바라본다.

비와 안개로 덮인 산자락의 모습이 아스라하다.

낮에 일과 속에서 자연의 풍경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여유는 많지 않다.

집으로 돌아와 계단을 오르며 자연의 풍광을 감상하는 여유를 갖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태극권 체조 중 팔 돌리기를 한다.

하루 종일 일을 하다 보면 어깨와 목에 잔뜩 피로가 쌓여있다.

팔을 돌리는 것만으로도 그 피로가 조금씩 풀리는 것 같다.

최근 자율신경 기능의학과 관련된 책을 읽고 있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을 제어하는 자율신경 건강유지의 핵심이 경추의 건강이라고 한다.

경추는 척추 밸런스가 유지되어야 안정성이 확보된다.

경추는 뇌를 받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율신경을 제어하는 뇌간의 건강과 직결된 신체부위다.

이렇게 계단을 오르는 것과 척추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단순히 어깨를 돌리는 동작을 통해 목과 어깨에 쌓인 피로를 푸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두 세트를 마치고 지하에 내려와 일을 마친 아내와 합류하여 계단을 오른다.

어느덧 같이 계단 오르기를 하게 된 지 2년이 다 되어간다.

같이 운동을 하며 서로를 안심하게 되는 즐거움을 조용히 느낀다.

빗방울은 여전히 사선으로 빛을 타고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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