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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나무 Sep 02. 2023

이른 아침  근테크/근성장

눈을 뜨자마자 일어날 건지 더 잘 건 지 뒤척이다가 10분 만에 일어났다. 세수하지 않고 헬스장으로 길을 나선다. 아침 신선한 공기가 가슴속 깊이 파고들어 내 온몸을 간지럽힌다. 이 신선하고 기분좋은 느낌을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일상생활속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들이마시고 내쉬고 다시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신선한 공기를 몸 안에 채운다. 맑은 기운이 자는 동안 수고한 내 뇌와 온몸의 피로를 날려버리고 가볍게 새로운 에너지들이 내 세포의 미토콘드리아에게까지 전달되는 느낌을 갖는다. 새로운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쓰일 신선한 산소의 작동들을 마음속으로 그리며 호흡한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여러 운동 양식 중에 가장 완벽한 운동이 아마 스트레칭이 아닐까 싶다. 밤새 잠들었던 세포들을 하나하나씩 깨우지 않고 곧바로 근육운동을 전개하는 건 무리다. 스트레칭이라는 말은 1960년 무렵에 미국에서 발표된 스포츠 과학 논문에 사용하기 시작, 70년대 후반부터 개념이 퍼졌다. 밥 앤더슨이 1975년 저술한《Stretching》과 그가 주창한 정적 스트레칭이 현재 널리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스트레칭은 운동의 워밍업, 워밍다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워밍업을 위해 스트레칭은 많이 했지만 워밍다운은 거의 하지 않았는데 이 대목도 한 번쯤 새겨봐야겠다. 특정 근육 및 힘줄이나 골격의 관절을 의도적으로 구부리거나 늘려 근육을 이완시키고 회복탄력성(elasticity)을 향상하는 스트레칭은 근육의 유연성을 높이고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혀준다고 한다. 


먼저 어깨 근육을 펴주고 등근육을 펴주고 그리고 가슴을 여는 스트레칭을 한다. 물론 나는 남들보다 허리가 안 좋기 때문에 코브라 자세와 고양이 자세를 번갈아 반복하면서 몸에 유연성과 탄력을 불어넣는다. 이것은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하는 일과도 같다. 축 늘어진 몸을 깨워 뭔가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동작을 통해 몸을 유연하게 하고 사고를 방지한다. 운동을 하면 할수록 몸이라는 생태계의 복잡미묘함을 깨닫는다. 함부로 대하면 안된다. 생명이 다할 때까지 이 몸을 잘 사용하려면 조심스럽게 대하되, 적당한 고통을 통해 인내의 단맛을 느끼게 해줘서 견디는 힘을 계속 길러야 한다. 삶은 견딤의 연속이므로..... 

하체운동부터 시작해서 상체운동으로, 미는 운동으로부터 시작해서 당기는 운동으로 7가지를 하나씩 하나씩 해나간다. 어제 코치님에게 문의드린 대로 전체 세트 범위가 32세트를 넘지 않고, 한 세트당 실시 회수도 15회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염두에 둔다. 아마도 수행능력의 한계 및 근육의 회복속도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도 조금 유연하게 생각하련다. 몸이 원하면 때로는 원하는 만큼의 고통을 몸에 주는 것도 좋으리라고.


Leg Extension은 어제 배웠던 대로 허리를 구부린 상태에서 허벅지 직근까지 자극이 되도록 하면서 동시에 발꿈치가 반원을 부드럽게 그리는 밀어내기 동작을 시행한다. 어제는 굉장히 힘들었는데 밤새 에너지가 축적되어서인지 어제보다 훨씬 가볍게 시행한다. 이어서 40킬로로 맞추고 랫풀다운을 시행한다. 이제 이 무게는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 하지만, 더 이상 무게를 늘리지는 않으련다. 안정적인 수행을 통해 몸에 완전히 플랫폼을 갖출 때까지 무게를 늘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 


세 번째는 Kneeling Leg Curl에 20킬로 원판을 걸고, 왼발과 오른발 각 15회를 진행한다. 이어서  랫풀다운과는 반대로 Plate Loaded Shoulder Press로 밀어 올리기를 시작한다. 상체운동에 있어서 미는 동작은 쉽지 않다. 어깨가 한번도 이런 운동을 한 적이 없어서 여전히 미세한 통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무게를 달지 않고도 12회 하기가 버거웠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 10킬로를 걸고 15회를 거뜬히 소화해 낸다. 매일 반복해서 운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로 인해 몸의 수행능력이 상승하는 것을 몸으로 깨닫는다. 


8킬로 덤벨을 들고 스쾃을 15회씩 한다. 어제 바벨 스쾃을 했을 때의 코치님 피드백을 놓치지 않고 처음부터 엄지발가락에 힘을 단단히 주고 가슴을 열고 엉덩이를 뒤로 내밀고 완전히 앉았다가 일어설 때 엉덩이가 바로 서도록 함으로써 고관절까지 자극이 되는 느낌을 가지면서 4세트를 진행한다. 어제 배웠던 Calf Raise는 20킬로 원판을 단 바벨로 역시 4세트를 하면서 장딴지 근육의 자극을 제대로 느껴본다. 이 운동 역시 내 무릎을 보호하는 갑옷을 덧대는 느낌이 든다. 


마지막 운동은 스쾃 프레스. 쏟아지는 햇살에 눈을 감고 프레스를 발로 밀어내면 사라졌다가 몸으로 당기면 빛이 들어오는 순간들의 느낌을 관찰하며 50회를 한 번에 시행한다. 무게를 달아 몸의 수행능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가벼운 무게라도 반복해서 동작을 시행하여, 이 동작들이 근육기억으로 차곡차곡 쌓이도록 한다. 운동을 수행하는 하나의 프로세스가 완벽하게 완성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상상하면서.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는 경지는 아직 도달할 수 없지만, 목표는 그 완벽함을 지향한다. 


헬스장을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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