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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May 06. 2017

지노 배낭여행기 - 인도편 5

북인도 휴양지 마날리(Manali)

  7/26/2016(화) 비


  화요일에 비가 내리고


뉴델리에 시원하게 비가 내린다

뉴델리에서 마날리로 떠나는 날 화요일에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오후 7시 조금지나 시외버스를 타고 약 15시간정도 북인도 산간지방으로 올라가기 전 그 중간 기착지인 Manali로 이동한다. 오늘부터는 히말라야설산을 볼 수 있다는 북인도여정이 시작된다. 차가 다니는 도로중에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는 고개  탕그랑(Tanglang)을 넘는다고 하는데 고도가 무려 5328m로 별문제없이 넘을 수 있을지 그것도 의문이다. 고산증세를 염려하는 것이다.


뉴델리에서 마날리를 거쳐 라타크지역의 Leh까지의 여정

노란선이 뉴델리에서 휴양지 Manali로 이동한 여정이고 녹색선이 마날리에서 사추(Sarchu)라는 고산지대로 들어간 여정이고 빨간선이 이번 배낭여행에서 제일 힘들었던 5328m 탕그랑고개를 넘어 북인도와 중국 티벳 국경선 가까이 있는 라닥지방의 중심지 Leh라는 마을로 이동한 경로이다.





   마날리(Manali) 휴양지


강가의 Manali 마을

흰두교의 마누신이 하늘에서 배를 타고 내려온 곳으로 인도의 스위스라 불리우는 해발 2050m 산속에 있는 휴양도시이다. Manali는 마누법전을 만들었다는 "마누신이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40도의 폭염이 작렬하던 뉴델리에서 북쪽으로 500km 떨어져 있다. 오는 도중에 보니까 아수라장이었던 뉴델리나 바라나시에 비해 기후조건뿐 아니라 시골이지만 일단 깨끗하고 자연경관이 뛰어나다.


중국 산수화를 연상케하는 풍경


높은 산 계곡사이로 갇혀있는 안개구름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린 뒤 버스가 달릴 적에는 몰랐는데 새벽에 눈을 뜨고 창밖을 바라보니 중국풍 특유의 산수화가 가득하였다. 높은 산의 계곡에는 마치 게을려서 미쳐 빠져 나가지 못한 이른 아침의 안개구름이 걸려있고, 흘러 내리는 강가를 따라 올라가다 물안개에 뒤덮인 강가 마을의 풍경을 마주할 수 있었다. 차가 달리는 동안에 흔들려서 사진을 찍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찍어서 몇 장 건졌는데 별로 마음에 차지는 않는다.



물안개로 자욱한 강가 마을


히말라야 설산에서 흘러내리는 청정수

마날리는 우리같은 외국 관광객뿐만 아니라 많은 인도사람들도 여름휴가를 보내러 많이 오는 곳으로 전세계적으로 여행객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가보니 예전 Old 마날리가 숙박시설을 감당못해 New Manali에 호텔부터 게스트하우스가 즐비하였다. 그 중 유명한 히딤바사원은 둥그리 사원(Dhungri Temple)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4층 높이의 목조 건물로 1553년에 세워졌으며 힌두교의 히딤바 여신을 모시고 있다. 그리고 Old Manali에는 Vashisht(바쉬쉿)라고 하는 야외 온천욕장이 있는데 무료라고 한다.



강이 흐르는 마날리 휴양지


능선사이로 안개구름에 묻혀


물안개가 강을 덮고 있다




   설사와 콧물감기로 수채화를 그리고


뉴델리부터 낮에는 폭염으로 시달리고 밤에는 호텔에서 에어컨으로 더위를 이기다가 콧물감기를 결국 마날리행 버스 안에서 덜커덕 걸렸고, 한두번 사먹은 향이 강한 인도음식에 설사까지 얻어 마날리 호텔에 들어 와서는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다. 그런 나와 반대로 뉴델리 입성부터 빌빌거리던 모델 K의 설사는 멎어가는데 나의 위와 창자는 어떻게 된 판인지 나는 하루종일 변기를 타고 있었다. 한 5-10분 간격으로 창자가 뒤틀리고 배변이 느껴져 변기 위에 앉으면 단 한 번 노오란 물총을 갈기고 2-3초 후 찌글거리는 버블(거품)소리와 함께 잠시 맺은 휴전협정처럼 평화가 잠시 찾아온다. 이런 때에는 더 이상 변기위에 앉아 있어도 아무 소용없다. 다시 침대 위에 누워서 콧물이나 흘리고 나면 또 배가 아파 오면서 항문 근육에 신호가 온다. 그러나, 심한 감기와 설사가 만나면 이런 문제가 생긴다. 감기로 크게 재채기를 하게되면 순간적으로 배에 들어가는 힘이 항문 근육을 잡아내지 못해 통제 불가능하게 노란 수채화를 그리게 된다. 이것도 한두번이 아니라 나중에는 두루마리 휴지를 두서너겹 속옷에 깔아서 노란수채화를 방지하였다. 그러나, 결국 나중에 터진 문제는 10분 마다 변기에 걸터 앉아야하거나 속옷에 깔아 놓은 휴지 위에 순간 통제 불능으로 노오란 수채화를 그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아니고 똥꼬의 부드러운 살이 휴지의 빡샘을 이기지 못해 결국 헐어버려 일 끝나고 마지막 처리시에는 거의 자질러진다는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미지근한 물로 상처를 다독거려 보지만 이미 독일군에게 점령당한 것 같은 그 지역은 이제는 금방 수복이나 회복하기는 힘들어 점령당한 지역주민들의 아픔처럼 이를 악물고 이것을 참고 견뎌내었어야 했었다.


  
   라다크지역으로 가는 초입로


첩첩산중의 라다크로 가는 길

마날리는 매년 5월부터 9월 사이 여름에만 잠깐 열리는 Manali-Leh Highway의 출발점으로 신비한 라다크지역(티벳풍의 북인도지역)인 Leh로 들어가는 육로 여정의 기점이 되는 곳으로 북인도 여행의 출발점이나 다름없다. 라다크의 레왕국으로 가기위해서는 세계에서 자동차도로로는 2번째로 높은 탕그랑고개(Tanglang La)를 넘어야 하는데 해발 5328m이라고 한다. 병풍처럼 높게 둘러싸인 히말라야 산맥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여름에도 인도 아래 지역과는 달리 선선한 날씨를 즐길 수 있으며, 겨울부터 초여름까지는 다른 지역과 인적이 끊겨 뜸한 오지의 고즈넉함을 실컨 맛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런 오지중의 오지를 헐어버린 코와 똥꼬를 가지고 무사히 넘어 갈 수 있을련지 의문스럽다.



라다크로 가는 길. 높은 산의 허리 사이로 난 길을 구비구비 돌아간다. 이쪽으로 넘어와서 우리가 지나온 고갯길을 찍은 모습이다.





   한 권의 책이 라다크를 세상에 알리다


북인도 라다크 지역을 세상에 알린 책

스웨덴태생인 언어학자이며 사회운동가인 헬레나 노르베이 호지(1945-   )는 1975년 인도 북서부에 위치한 라다크(Ladakh)지역으로 들어가 처음에는 언어연구와 민담 수집을 목적으로 하였다. 장장 16년간을 라다크지역의 생활상을 목격한 저자는 그들 특유의 공동체 생활에서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을 발견하고, 본래의 목적이었던 언어연구보다 사회학적인 측면에서 라다크 지역의 공동체가 외부세계로 알려지게 되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심도있게 지켜보고 난 후 Ancient Futures(오래된 미래)를 저술하였다. 한겨울에는 영하 40도, 일년에 농사지을 수 있는 기간도 일년에 겨우 넉달, 그런 척박한 환경속에서 자연과의 조화로 삶을 이어온 라다크 사람들이 개방되자마자 밀물처럼 밀려들어온 물질문명에 의하여 환경이 오염되고 전통적인(Ancient)그들의 삶이 변화되어 가면서 예전보다 삶의 가치가 빈곤해지는 것을 느끼게 되어 "라다크 프로젝트"를 주창하였다. 책의 부제 "(오래된) 라다크로부터 배운다"처럼 전통적인 라다크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재조명하여 전통문화를 부활하고 친자연적인 생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라다크 프로젝트"의 진정한 목적이다.



라다크 산악지역의  잘 빠진 민둥산


라다크의 중심지 Leh 마을


하늘이 그 어느 곳보다도 더높은 Leh



라다크의 후예들


마날리의 높은 산과 하늘

마날리의 푸른 하늘. 그러나, 나의 콧물과 헐어버린 똥꼬 땜에 저 멋진 날씨의 마날리에서의 기억은 노오란 수채화처럼 퇴색해버려 이제는 슬프고 아프기만 추억으로만 남게 되었다. -JH-



인도 6편 바로가기 ————>

https://brunch.co.kr/@jinhokim/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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