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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May 18. 2017

지노 배낭여행기 - 인도편 10

Leh의 티벳사원(2)

2016년 8월 3일(수) 맑음


   Hemis 곰파(헤미스사원)


사찰로 들어가는 도로가 온통 돌뿐인 산으로 이어진다

Leh에서 43km 남쪽에 Indus 강물이 철철 흘러내리는 산 위에 고고하게 서있다. 헤미스사원은 중부 라다크지역에서는 제일 크고 자체 박물관을 가질 정도로 보관 자료가 풍부하다. 1630년대 드룩파(Drugpa) 창시자 센게남걀(Sengge Namgyal) 왕이 개조하여 Namgyal 왕조기간중 가장 번성하였다. 이 사원은 닝마파의 시조인 고승 빠드마삼바바(Padmasambhva)를 기리는 축제를 매년 빠짐없이 행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축제는 12년마다 원숭이띠 여름 6월에 열리는 축제(올해 2달전에 열렸다)로 고승 빠드마삼바바를 수놓은 건물 3층 높이의 크기의 탱화(thangka)를 내거는 축제로 잘 알려져 있다. 천상에 계실 고타마 샤카모니께서 들으시면 좀 서운해 하실련지도 모르겠지만 guru 빠드마삼바바를 신봉하는 티벳승려들의 신망은 이 정도로 높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본전과 박물관 문이 잠겨 방문객들이 기다리고 있다


사원 입구

이 사원은 본전과 박물관만 방문객들에게 공개하고 있는데 실내 사진촬영을 금지하고 있어 사진을 찍을 수 없다.  그래도 몰카 경력이 제법되는 내가 운좋게도 본전을 관람하는 동안 아무도 들어오지 않아서 사진과 비디오를 돌렸다. 하지 마라고 하면 더 하고 싶고, 먹지 마라고 하면 더 먹고 싶어하는 속세의 속물처럼 찍지마라고 해서 더 찍고 싶었다. 몰카라 해봤자 별거 아니고 본전에 앉아있는 부처님상과 본전 안의 장식등을 찍은 것이다.



본전안의 불타


몰카로 찍은 비데오. 본전 안에 있는 Buddha와 내부 모습



본전 뒷산을 올려다 보니 작은 건물이 여기 저기 세워져 있다. 보아하니        수도승들이 거주하는 장소인 것 같다


박물관 앞에서 본전을 보고 찍은.텅 빈 광장

탕카(Thangka)를 내거는 6월 축제에는 저 광장 한편에 높은 단을 세워놓고 그 앞에는 인파가 빽빽하게 들어차서 고승 빠드마삼바바를 수놓은 3층 높이의 두루마리 벽화를 내걸고 그의 공덕을 기리는 축제를 즐기는 곳이다. 원숭이띠 해에만 열리니까 다음 대축제는 2028년 6월에 열릴 예정이다.



여행안내서에서 발췌한 탕카 페스티발



축제로 붐비는 광장 사진과 너무 비교되게 한적한 본전앞 광장


아담한 사원의 부속 건물


본전 앞의 긴 회랑



부속 박물관 사진첩

박물관 내부 사진을 못찍게해서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목록 사진책을 샀는데 보니까 소장품을 전부 실은 것이 아니고 일부만 실려있다.



그 중 하나로 Chakara Samvhar 불상으로 일종의 수호신이라고 한다. 세어보니 팔이 무려 12개다. 요즘 시대의 말로 표현하면 multi task를 쉽게 수행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것하면서 저 것도 하고, 저 것하면서 그 것도 하고.....



Hemis 사원의 박물관

박물관 입장시는 관람료를 받는다. 입장시 모든 개인 소지품 - 카메라, 핸드폰 및 손가방 -은 사물함에 보관케 해서 일절 사진촬영을 금지한다. 소장하고 있는 유물은 상당히 많은데 그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활과 칼등 무기류와 마장 도구들이었다. 승려가 무슨 무기가 필요하냐고 할련지는 몰라도 아마도 그 당시에는 신정일치시대라 위급시에는 승려들도 곧 군대가 되어 전투에 참가하여 나라를 위하여 살생도 부득이 해야만 했었던 것 같다.


박물관에 전시된 승려들의 무기류


눈길을 끄는 격자무늬의 대문과 원형 장식의 문고리






    Matho 곰파(마토사원)


마토곰파로 가는 길로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지역이다



폼나는 마토사원의 외부모습. 티벳 라싸의 포탈라궁처럼 산 위에 자리잡고 있다.

라다크지역에 있는 티벳불교 사원중 유일한 샤까파 사원이라고 한다. Leh에서 30km 남쪽으로 허허벌판의 언덕위에 요새처럼 서 있다. 관광객이나 참배객들이 거의 오지 않은 모양으로 우리 차만 등그러니 서 있었다. 그런데도 사원을 어떻게 유지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다른 사원들은 외국인 관람객 입장 수입만 해도 꽤 될 것 같은데 Leh에서 너무 떨어져서 관람객이 방문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천연의 요새같은 마토사원


마토사원으로 올라가는 언덕길


황량한 사원 주변 풍광

마토사원에서 바라본 주위 풍광. 마치 사막 한군데 세워진 서양의 수도원같이 드높은 하늘 아래 고독하게 앉아있는 모습이다.



마토사원의 주위 풍광. 산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벌판을 지나가는 메마른 바람소리만 외로움을 더 해 준다.



사원의 대웅전

마토곰파 전경. 방문객이 없어 본전 문을 닫아 놓았다가 우리가 가니 관리인 스님이 헐레벌떡 키를 들고와서 열어주었다. 그만큼 멀리 떨어져 있어 방문객이 뜸한 것 같다.


본전 안의 부처님

마토곰파 본전 중앙에 모셔진 부처님 옆에 좌우로 두 명의 보살이 보필하듯이 서있다. 이런 보살을 협시(夾侍)보살이라고 하는데 중앙에 모셔진 본존의 덕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이렇게 배치한다고 한다. 통상 중앙 본존이 부처님일 경우에는 좌우로 문수와 보현보살을 배치한다.



양남스님

관리인 양냠스님. 물어보니 12살에 출가해서 현재 40살이라고 한다. 눈을 보니 양같이 순한 사람같았다. 사원은 혼자 관리하고 근처에 약 30여명의 스님들이 수도하고 있다고 한다.


본전모습. 중앙에 놓인 사진은 샤까파 종파의 종정 스님 사진인듯하다.

 

구원의 빛

우리들이 갈구하는 구원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문밖의 밝은 빛으로부터도 오는 모양이다. 특히, 마음이 컴컴한 터널을 해매고 있을때에는 길을 알려주는 것이 저멀리 터널 끝에서 보이는 환한 빛이라는 것을 알기에 더욱 더 그렇다.





   일본절이 세운 티벳불교사원 샨티스곰파


남걀체모사원에서 내려다 본 샨티스곰파

마지막으로 방문한 사원은 샨티스곰파로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무렵에 도착했다. 특이하게 일본사찰이 후원하여 여기에 곰파를 세웠다고 한다. Leh 마을 한가운데 위치하여 쉽게 갈 수 있어 방문객들이 무척 많았다. 원형으로 세운 stupa(탑) 형식의 사찰이 인상적이었다. 높은 곳에 위치해서 그곳에서 내려다 본 노을에 잠긴 마을이 무척 아름다웠다.


샨티스 곰파의 stupa


사원탑으로 올라가는 계단


초전법륜의 상징으로 두 마리 사슴이 귀를 쫑깃하여 법륜을 바라보고 있다


샨티스사원의 탑과 사원 본당 건물


석양에 묻혀가는 Leh 마을

사찰에서 내려다 본 Leh 마을은 석양에 묻혀간다.

사방으로 확 트인 샨티스사원의 전망대에서 북인도 오지마을의 저녁을 맞는다. 평화스러운 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노라니 우리가 어디서 사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고 어디서 살더라도 어떻게 마음을 편히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살이의 한 방법일거라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우쳐주는 것 같았다.


사찰에서 내려다 본 석양의 Leh 마을





    오지여래(五智如來)와 오방불(五方佛)


부다 머리장식에서 발견한 오지여래(五智如來)와 오방불

오지여래란 불교의 유식학파(唯識學派)에서 말하는 여래(如來)의 다섯 가지 지혜를 말하는데 어제 방문한 Thikse 사원에서 이 오지여래의 image를 보아서 오늘 소개한다. 영어판 책에서는 Five Dhyani Buddahs 즉 다섯 종류의 명상하는 부처로 소개되어 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파고들면 오지여래와 오방불은 관계가 있다.


부처님의 공덕을 각각의 속성에 따라 구분한 것이 오지여래(五智如來)다.

1.비로자나불을 대일여래(大日如來)라고도 하는데 법계의 모든 지혜를 다 포함하고 있어 법계체성지(法界體性智)라고 한다.

2.아촉불 또는 아촉여래의 지혜를 대원경지(大圓鏡智)라 하는데 맑고 큰 거울에 모든 망상이 다 비춰지듯이 일체만법을 다 아는 지혜이다.

3.아미타불 또는 아미타여래의 지혜는 묘관찰지(妙觀察智)라 하는데 일체 차별상이나 일체 모두를 관조하는 지혜라고 한다.

4.보생불 또는 보생여래의 지혜를 성소작지(成所作智)라하여 모든 공능(功能)과 기능(技能)을 다 할 수 있는 지혜로 한마디로 말하면 못하는 것이 없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5.불공성취불 또는 불공여래의 지혜를 평등성지(平等性智)라 하는데 모든 법의 평등한 자리를 아는 지혜라고 한다. 이와 같은 오지여래를 오방불(다섯 방위에 배치하는 불상)과도 관계가 있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중앙에 위치하는 Vairocanna(비로자나불)

Vairocanna(비로자나불)은 범어로 바이로차나라고 하며 두루 빛을 비추는 광명불로 항상 중앙에 위치한다. 여래는 흰색으로 표시되며 법륜(Dharmachakra)을 상징한다.



동쪽에 배치되는 Akshobyna(아촉불)

Akshobyna(아촉불)은 범어로 악소바야로 뜻은 분노를 가라앉히고 마음의 동요를 진정시켜 흔들리지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동불(不動佛) 무동불(無動佛) 또는 무노불(無怒佛)이라고도 한다. 동쪽에 배치되며 부처는 청색으로 표시되며 금강저를 상징한다. 향적세계를 지향한다.



서쪽의 Amitabha(아미타불)

Amitabha(아미타불)은 범어로 아미타바붓다를 줄인말로 Amitabha가 무량수(無量壽)ㆍ무량광(無量光) 등으로 번역되는데 헤아릴 수 없는 수명과 광명을 가졌다는 두가지 뜻의 음사로 아미타불은 이 두 개의 덕성을 갖춘 부처로  서쪽에 배치되며 적색으로 표시되며 연꽃을 상징하며 극락세계를 지향한다.



남쪽의 Ratnasambhava(보생불)

Ratnasambhava(보생불)은 범어로는 라트나삼바바(Ra-tna-sambhava)라고 하며 일체 중생의 소원을 원만하게 성취시켜주는 부처로 남쪽에 배치되며 황색으로 표시되며 보석을 상징하며 환희세계를 지향한다. 보생(寶生)이란 의미가 보석을 생성한다는 의미로 범어 라트나삼바바를 직역한 말이다.




북쪽에 배치되는 Amoghasiddhi(불공성취불)

Amoghasiddhi(불공성취불)은 범어로 아모갓시디라고 하며 Amogha는 확실한 또는 공하지 않다는 뜻이고 siddhi는 성취한다는 의미로 모든 것을 완전하게 이룬다는 부처로 북쪽에 배치되며 녹색으로 표시되며 보검을 상징하며 연화세계를 지향한다.






    현지인의 생활상을 들어보고


택시 운전수와 모델K의 인증샷

현지인을 취재할 기회가 전혀 없었는데 티벳사원 투어할 때 이용했던 택시 운전사가 영어가 제법 되어 현지인의 생활상에 대하여 몇가지 물어보았다. 운전수 나이는 31살로 배우자와 동갑으로 2살난 아들이 있다며 손전화기를 꺼내 저장된 귀여운 아들 사진을 보여 주었다. 부모님댁은  Leh에서 좀 떨어진 시골이라 자주 찾아 뵙지는 못하고 거주는 Leh에 있는 친척집에서 생활한다고 한다. 제일 궁금한게 택시인데 올 3월에 은행융자를 내어서 차주가 되었다고 한다. 차종은 Toyota로 미국 모델로 치면

Rap4에 가까운 모델이다. Tour 할 수 있도록 지붕에 높은 rack을 세워 짐을 실을 수 있도록 하고, 뒤에는 좌석을 집어 넣어 빽빽하게 타면 운전사 제외하고 7명이 탈 수 있도록 개조하였다. 새차 가격은 미화 16천불 정도로 전부 수동으로 조작하게 되어 있다. 한 달에 은행에 200불씩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가 오늘 하루 대절한 요금이 4천루피이니 미화 약 65불 정도로 이런 관광객 대절 손님이 그렇게 흔한 것은 아니고 눈내리는 겨울철은 일감이 없어 일손을 놓아야 하고, 여름철이 성수기인데 경쟁이 엄청 심해서 상환금 마련도 빠뜻하다고 한다. 그래도 사는 것이 즐거운 듯 여느 팔불출처럼 계속 아들 이야기를 자랑처럼 하고 있었다. Leh에서 생활하는데 만족하는냐고 바보같은 질문을 하였더니 여기가 고향이고 부모님이 계시니까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는 없고 여기서 뼈를 묻어야 할 것이라고 말하는 젊은 운전수에게서 (나에게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강한 삶의 애착을 엿볼 수 있었다.



틱세곰파에서의 인증샷

이렇게 사는 Leh 운전수의 삶이 어찌보면 나의 그것과 틀린게 하나도 없는 셈이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버지니아 비치에서 회계사 사무실차려놓고 밥벌어 먹는 나와 북인도 라다크지역의 Leh에서 관광객 상대로 생계를 이어가는 운전수의 삶에 틀린게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 다른 곳으로 이주해서 다른 직업으로 밥벌이하는 것도 쉬운 일도 아닐것이고 해서 Leh 운전수가 라다크지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사는 것처럼 나도 버지니아 비치에서 조금만 더 일하다가 빨리 시마이하는게 맞는 것 같기도 하였다. -Jh-



(알림) 남태평양 여행기 연재로 이후의 북인도 여행기를 다음으로 밀쳐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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