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back 속으로 들어가다
2014년 12 월 7일(토) 맑음
퀸즈랜드주 동부해안 타운즈빌(Townsville)에서
Uluru바위가 있는 울루루 카타추타 국립공원으로 가려면 위 지도에서처럼 퀸즈랜드주 북동부를 가로질러 노던테리토리(Northern Territory)주에 있는 테넌트크리크(Tennant Creek)를 경유해서 스튜어트 하이웨이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 엘리스 스프링스(Alice Springs)으로 가야한다. 거리를 알아보니 타운스빌에서 테넌트크리크까지가 1522km, 그리고 테넌트크리크에서 앨리스 스프링스까지가 450km를 더 달려야 한다. 약 2,000km 거리이다. 서울 부산을 약 2번 왕복해야되는 거리이다. 서울-부산 왕복하는게 보통이니까 어찌보면 별로 먼 거리는 아닌것 같다. 대산호초보러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Uluru 구경하려면 신물나게 운전해야만 할 것 같다.
퀸즈랜드주 Outback의 전형적인 전경은 푸른 하늘은 드높고 키가 크지도 않은 관목으로 뒤덮인 광활한 대지로 황량한 그곳의 흙의 색깔은 거의 황토색이나 붉은색이다. 아웃백을 스테이크 하우스정도로 알고있는 사람도 많다. 호주에 본사를 둔 스테이크 프랜차이즈 회사로 미국에서도 장사 잘하고 있다. 나도 한 두어번 가봤는데 맛은 그저 그렇고 그렇다. 아마 한국에서도 영업을 하고 있을거다.
Outback을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미개척지” 또는 “오지” 정도로 나와있다. 퀸즈랜드주의 동부 울창한 열대우림지역과는 다르게 OB는 메마른 평지가 펼쳐지고 주로 광산지역으로 호주 원주민인 아보리진들이 원래부터 생활의 터전으로 삶을 이어갔던 곳이다. 광활한 지역으로 인한 접근성 문제와 더운 기후때문에 처음에는 사람들(특히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되어온 곳이었으나 이제는 오히려 그러한 특수한 환경때문에 만들어진 유니크한 Wildlife를 즐기는 Camper들이 즐겨 찾는 곳이 되었다.
우리도 그런 아웃백 속으로 들어간다. 비록 오른쪽 범퍼는 망가져 흉한 상처를 가진 전륜구동차를 가지고 말이야. 조금가다보니 The Mining Trail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지도를 보니까 Dysart라는 마을에 Peak Downs광산이 있다고 나와있다. 우리는
Clermont를 거쳐 Emerald로 달려 가야한다. 길을 지나다보면 다른 광산이 있다는 표말이 자주 보인다. 들은대로 광산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모양이다.
점점 내륙쪽으로 들어가자 주위 풍광이 확연하게 변한다. 그린이나 초록색이 없어지고 누런색으로 바뀌고 산은 아니고 작은 구릉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Outback으로 들어서는 것 같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저렇게 길이 끝도없이 이어지고 있다. 울창한 숲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허허벌판이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키작은 관목들이 계속 이어지며 광할하게 펼쳐진 평평한 지형이 사방으로 트여있다. 어떤 구간에서는 한참을 달려도 마주오는 혹은 뒤따라오는 차를 볼 수도 없다. 이런 구간에서는 주유소가 보이는 곳에서는 반드시 기름 탱크를 꽉꽉 채우고 다녀야 한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기름이 떨어져 Outback 어느 외진 곳에서 한숨을 쉬며 길 위에서 속을 푹푹 끊일 수도 있다. 특히 호주
Ooutback을 차로 여행할 때는 이 점을 주의하여야 한다.
OB에서 하나 특별히 느낀 것은 하늘이 다른 어느 곳보다도 높아 보이고 넓어 보인다는 것이다. "황량함에서 오는 아름다움”이라 할까. 혼자 서 있으면 쓸쓸해서 눈물을 줄줄 흘릴 것만 같았다. 하늘이 얼마나 넓은지 내가 서 있는 여기는 하늘이 말간데 저 끝편 한쪽에서는 마른 번개가 치고 있고, 때로는 내가 서 있는 하늘에서는 비를 뿌리는데 저 멀리 떨어진 한쪽에서는 푸른 하늘이 보이기도 한다.
어느 마을을 지나는데 풍차가 걸려있는 벌판에 뭉게 구름이 어울러져 하늘을 덮고 있는 풍경이 옛날 어디에선가 본 듯한 낯설지 않은 장면이었다. 가만 생각해보니 중학교시절에 본 영화 ‘자이언트’에서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락허드선과 엘리자베드 테일러와 상전인 주인 마님을 연모하며 성공이라는 야망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외골수 제임스 딘…..그들이 살았던 대목장의 배경은 이런 풍경과 비슷한 미국 텍사스주였다. 이 길을 지나치다 저 풍차를 보니 그 영화가 생각난다.
길을 가다보니 나무기둥에 눈금을 표시한 말뚝이 서 있다. 이런 Outback에는 비가 많지는 않지만 한번 내리게되면 폭우로 변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때는 도로가 물에 잠기는데 그 때 물의 수심을 표시해주는 막대라고 한다.
도로명이 Capricorn Way라 한다. 지도를 보니 남위 23.5를 따라 달린다. 그래서 남회귀선 도로라 하는 모양이다. 그저께 지나온 Rockhampton과 일직선상에 있는 도로다. Emerald라는 곳으로부터 Longreach까지 416km 남아있다고 알려준다. 서울 부산을 한번 달려야 할 거리이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작은마을을 지나면 금방 누런 허허벌판이 펼쳐진다. "높고 텅 빈 하늘만 눈에 보이네”라는 보리밭 노랫말과 거의 일치하는 장면들이다. 끝없이 이어지고 이어지는 Outback의 풍경들이다. Outback으로 이어지는 찻길은 아래 사진처럼 일직선으로 뻗어있어 잠깐 졸음 운전한다해도 스쳐지나가는 차만 없다면 크게 도로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만큼 스쳐지나가는 차 보기도 힘들다는 소리다. 끝이 보이지 않은 고속도로를 열심히 달려 가고 있을 뿐이다. 호주 아웃백의 광활함을 몸으로 그리고 눈으로 확실하게 체험하고 있다. 이렇게 단조로운 길을 따라가는 이유는 다른게 아니고 아웃백을 거쳐가야 호주의 명물 울루루 바위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KAL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사처럼 Qantas가 호주를 대표하는 항공사이다. 처음에는 국영이었지만 지금은 민영으로 운영되고 있다. Queensland
And Northern Territory Aerial Service의 약자가 QANTAS인데 글자그대로 퀸즈랜드주와 울루루 바위가 있는 노던 태러토리주를 서비스하는 항공사란 뜻이다. 그런데 왜 이런 오지인 Outback에 항공사 박물관이 있는 것일까? 첨엔 상당히 의아해 했는데 알고보니 QANTAS가 1920년 11월 창사하였는데 그 장소가 여기서 조금 떨어진 Winton이라는 곳이고 여기 Longreach는 당시 비행기 격납고였다고 한다. 그리고 세계 항공사에서도 QANTAS는 KLM,
AVIANCA(둘 다 1919년 창사)에 이어 세번째로 오래된 항공사이다. 이런 오지에서 출발한 QANTAS는 그후 본사를 시드니로 옮겨 가면서 세계적인 항공사로 발돋움하게 되었는데 호주의 명물을 연상하듯 QANTAS의 별명이 “날아다니는 캥거루”이다. 시간나면 한번 들어가서 박물관을 관람해 보고 싶었는데 가야할 길이 구만리라 사진만 훔치고 그냥 돌아 섰다.
여기에 또 하나의 관광 명소가 호주 목축업자 명예의 전당이다. 내노라하는 목축업자들의 공적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과 아웃백에서 선구자적인 개척자들을 소개하는 갤러리, 초기 호주 이민자들의 개척정신을 보여주는 사진들과 원주민 아보리진 문화등을 소개하는 명소이다. 물론 시간이 없어 그냥 지나쳤다.
한참을 운전해서 올라가니 QANTAS가 처음으로 터전을 잡았던 Winton이 나왔다. Longreach에서 약
170Km를 달려왔다. 안내판에서 보니 여기가 공룡 화석으로 유명한 모양이다. “Waltzing Maltida"는 호주 국가로 1895년 AB “BANJO’ PATERSON(1864-1941)이 여기 Winton에서 작곡했다고 한다. 책을 읽어보니 호주 이민초기에는 여기 퀸즈랜드
Outback이 금광 발견등으로 많은 이주자들이 모여 들었던 것 같다. Outback을 통과하는 길은 워낙 땅덩어리가 크서 대부분 직선이다. 그런 직선길을 달리는 화물차들은 보통 3개의 대형차량을 달고 달린다. 거의 꼬마 기차 수준이다. 총 길이가 근 70미터나 된다고 한다. 그래서 휴게소(REST AREA)에는 이런 꼬마기차가 쉴 수 있도록 아래 사진처럼 파킹장이 길게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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