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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Jun 15. 2021

지노 배낭여행기 - 지중해를 찾아서 17

The Costa Blanca

2009년 11월 5일(목) 맑음


그라나다를 이제 떠나 할 시간이 되었다. 왜냐하면, 알함브라 궁전에서 하루 종일 추억만 새기다가 이제는 더 이상 말아먹을 추억도  없어 다시 빈껍데기로 훌훌 새로운 여로에 오른다.


그라나다에서 바로셀로나까지

오늘 저녁 안으로 달려야 할 길이 알함브라 궁전이 있는 그라나다다에서 스페인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까지이다. 다시 지중해를 오른쪽에 두고 푸른 바다를 벗 삼아 동네길로 천천히 올라 가는데 첨 보는 유럽 번호판이 보인다. 지금까지 본 번호판은 GB, E, F, GBZ, P로 EU 가입국가는 번호판을 통일했는데 왼쪽에 EU기(별로 원형모양)가 있고, 오른쪽의 번호 채번은 각국의 양식에 따르게 되어있다. 대신 국가 고유 약자가 있는데 영국은 GB, 지불 알타는 GBZ, 프랑스는 F, 스페인 E, 포르투갈은 P, 그럼  NL은 어느 나라? 네덜란드 같은데 갑자기 왜 NL 차들이 많이 보일까?




 

     Altea라는 해안 마을



Altea 해변 전경

바닷가로 내려가니 백사장이 훤하게 트이고 보트 마리나, 잘 정리된 해변 산책로가 이곳저곳에 즐비하다.  마침 지나가는 중년 아지매한테 지도를 보여주며 여기가 어디쯤인지 물어보니 ALTEA란다. VALENCIA 가기 훨씬 전에 있는 동네로 작지만 관광객이 제법 온다고 한다.


 

Altea에서 바라보는 마치 바다위로 솟아 오른듯한 바위산

해변가를 걷다가 멀리 바다 위로 솟아 오른 바위산이 한눈에 들어와 물어보니 PENYAL D'LFACH인데 뜻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 <바다 위의 산>이란다. 나중에 바위산 가까이 가서 보니 떨어져 있는 섬은 아니고 오목하게 육지로 이어져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바다 위로 솟아 오른 섬처럼 보인다.


 

Penyal D’lfac

가까이 가서 보면 육지로 이어져 있다. 높이는 약 332m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암석이다. 1918년에 터널을 뚫어 관광객들이 좀 더 편하게 바닷가 쪽으로 오르도록 만들어 놓았다. Calp항에서 왕복 2시간짜리 관광 배가 있어 바다 위에서 바위를 감상할 수도 있다. 바위 정상까지 올라가는 완만한 경사길이 있어 332m 정상에 서면 Ibiza섬도 한눈에 들어오고 Calp 해변 아래 위로 길쭉하게 뻗어있는 The

Coasta Blanca의 전경을 파노라마 경치로 볼 수 있다.





    은근한 수작을 걸어보고


Altea 해변에서 만나 길을 물어본 중년 아지매한테 기념으로 사진을 한 판 찍자고 하니,

  - 이런 꼴로 사진은 무슨 사진을 하면서 한사코 거절하길래, 와요 이뿐데요. 입에 침좀 발라 가면서 이야기하고. 결국  기념사진을 한 장 찍어 먹었다.


그 아지매왈,

 - 큰 도시인 ALICANTE를 지나서  EL CAMPELLA , BENIDORM, ALTEA, CALP까지 해변으로 관광객이 제법 모인단다.

 - 고마워요, 잘 지내세요 아지매.


지중해 Altea 마을 주민

내친김에 바닷가로 내려가 보니 나이 든 할매 한 분이 대단한 비키니 차림으로 자갈로 뒤덮인 지중해 해변에 비치의자에 누워 독서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창이 넓은 모자로 햇살을 가리고 붉은색 비키니 수영복 차림으로 비치의자를 뒤로 젖혀 누워서 suntan 겸 독서로 일상의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넓게 그리고 아래 위로 펼쳐진 비치는 동글동글한 작은 자갈들로 이루어진 해변으로 물가로 접해있고, 그 자갈밭 조금 위로 모래사장이 형성되어 있는데 모래가 부산 해운대 백사장같이 부드럽지는 않았다. 프랑스 니스에 가면 진짜로 하얀 모래사장을 볼 수 있을까?



지중해 Altea 해변의 자갈밭 해변

Altea 바닷가 그 자갈마당에 지중해에서 밀려온 파도가 쉴 새 없이 자갈밭을 흠뻑 적셔 놓고 속절없이 다시 바다로 돌아 가버리고 있었다. 마치 섬마을 처녀의 순진한 마음을 설레게 해 놓고 서울로 떠나버린 무심한 섬마을 총각 선생님처럼 그렇게 쉴 새 없이 철석 거리고 있었다.


지중해 Altea 해변의 조약돌




 속칭  클럽 물 좋다는 젊은이들의 휴양지 Ibiza


2016년 5월 셋째 주 Billboarder 챠터에서 4위를 차지한 노래가 1988년생 미국의 싱어송라이트 가수인 Mike

Posner가 부른 <I took a pill in Ibiza>였다. 여기서 말하는 pill은 환각제를 말하는데, 노래 가사 내용이 그렇다.

그 당시 미국 현지에서는 라디오만 틀면 이 노래가 귓가에 울려 퍼지는데, 노랫말 중에 <sad song>이란 후렴구가 가슴을 후벼 파고들었다.



https://youtu.be/xIRniMW__10​​ (여기를​ 누르세요)

I took a pill 뮤직 비데오(한글 번역 자막)


https://youtu.be/foE1mO2yM04​​ (여기를 쿡)

뮤직 비데오


가사 내용인즉, 돈 벌어 백만장자가 되어 멋진 스포츠카를 타고 여친을 위해 흥청망청 돈을 쓰고 폼나게 살아 보지만 결국, 그런 것들은 다 부질없는 것이라고, 다소 자조적인 깨우침을 노래하며 모든 것들이 <Sad Song>이라고 독백한다.



Valencia 코앞에 있는 휴양지 이비자

Mike Posner의 노래를 2016년도에 듣고 나서야 Ibiza가 스페인 발렌시아 지중해 앞에 떠 있는 섬이란 걸 알았지,

2009년 여행 당시 지중해를 차 몰고 올라갈 적에는 몰랐다. 그리고, Ibiza 섬으로 가는 교통편으로 배편과 항공편이 많다는 것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아마, 다음번에 이 쪽으로 지나갈 적에는 이비자섬으로 가 보고 싶다.




  The Balears Island(발레아 루스 다도해)

   

위 사진이 발렌시아 앞바다에 떠있는 4개의 큰 섬으로 이루어진 발레아 루스 다도해이다. 유럽에서 가장 hot한 나이트클럽이 있는 Ibiza, 제일 큰 섬인 Mallorca, 신석기시대 인간이 거주한 흔적이 있어 고고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Menorca, 그리고 4개 중 가장 면적이 작지만 수려한 풍광으로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Formentera로 이루어진 다도해이다. 1060년 이전까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어촌 섬마을들이었는데 1960년경 Ibiza 섬에 고급 나이트클럽이 들어서고 유럽 고급 휴양지 중의 한 곳으로 여행책자에 소개되면서 단박에 유럽인을 포함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하여 세계적인 관광지로 등장하였다.


가장 큰 섬인 Mallorca의 크기는 한국 제주도의 2배 정도이고 인구는 백만 명 정도이다. Ibiza 섬과 Menorca 섬의 크기는 둘 다 비슷한데 제주도의 1/3 정도로 인구는 십만 명 정도이다. Menorca는 1993년, Ibiza는 1999년 각각 유네스코 유적지로 등록되었다. 4개 섬 중 가장 작은 섬인

Formentera를 제외한 3개의 섬에는 비행장과 항만 시설이 되어있어 유럽 큰 도시에서 직항 항로가 개설되어 있어

편리하게 섬으로 날아들어올 수 있다. 선박도 근처 대도시인 발렌시아나 Alacanta에서는 섬으로 직항로가 있다.





  해변 마을 Calp에서 늦은 점심을


해안마을 Calp 전경

오늘은 쉬엄쉬엄 동네길로 지중해 해안선을 따라 올라가니 기분이 참 좋다. 아까 아지매가 알려준 CALP라는 마을에 들러 바닷가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는데  FISH SOUP, TUNA SANDWICH, 홍합 한 접시를 주문했더니 주인장 왈 무셀(홍합)은 없다고 한다. FISH SOUP의 내용물은 생선 고기 두 조각, 오징어, 새우까지는 좋은데 국물이 소태다. 건더기만 다 해 치우고 국물은 그대로 남겼다.


 

소태 생선 수프와 빵


해변마을 Calp의 식당 야외 테라스

     




  The Costa Blanca


<하얀해안>이라고 하는 The Costa Blanca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Alacanta조금 아래 Guardamar

del Segura부터 대도시 Valencia의 남쪽 해변 마을인

Guandia해변까지를 The Costa Blanca라고 부른다. 아마도 별로 풍부한 모래사장이 있는 해안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하얀 모래 해변이 조성되어 그렇게 명명된 모양이다.

올라가면서 쭉 보아 왔지만 해변들이 작은 조약돌로 이루어져 우리가 아는 그런 모래사장으로 이루어진 해변이 별로 없었다. 이 구간의 대표적인 도시가 Alacanta(Alicante)로 공항과 항만 시설이 있어 비행기와 선박으로 관광객들을 실어 나른다.


나는 바다 위로 돌출하듯 솟아오른 Penyal D’ifach가 있는  Calp까지는 해가 있는 살아있는 시간 동안 경치를 볼 수 있었는데, Calp 위쪽 해변 마을 Moraira - Cabia - Denia - Oliva - Gandia는 해가 떨어진 이후에야 지나쳐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도 못하고 지나쳤다.



전형적인 지중해 해변 풍경





   태권도 도장을 찾아가서


갈 길은 멀고 해는 점점 저물어 가고....  저녁때까지 바르셀로나까지는 가야 오늘 일정이 마무리될 텐데 하고 길을 서두르고 있는데, 해는 벌써 떨어져 사방이 어둑어둑해지는데, 가는 길 오른쪽에 영어로 쓴 태권도라는 간판이 눈에 확 들어왔다. 야, 어느 한국 양반이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모양으로 그 간판만 보아도 무척 반가웠다. 한번 가서 만나 볼까. 내가 무슨 해외동포 위문 단장이라도 되는 듯이 동포를 만나봐야겠다는 마음이 불쑥 들었다. 왜 그때 그런 맘이 불쑥 들었는지 알 수는 없었는데 아마도 오랜 혼자만의 여행에서 오는 외로움에서 그랬을련지도.


차를 파킹장에 세워놓고 도장 입구에서 딩동 벨을 꼭 눌러보았다. 안에서 젊은 현지인 청년이 태권도 도복을 입은 채로 문을 열면서 <알로> 하길래 나도 <알로 > -자연스럽게 나온다- 하면서 한마디만 던졌다.

<꼬레아 태권도 마스터> 딱 요 세 마디에 나의 의사가 확실히 전달되는 모양이었다. 그러자 그 청년이 문 안에다 대고 <마에스트>하고  크게 부른다. 아, <마스터>가 아니고 <마에스트>. 그렇지,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나오는 <강마에스트>처럼.


좀 나이가 든 현지인 아저씨가 하얀 도복에 블랙 벨트를 매고 나왔다. 마침 수업 중인 모양이었다. 이번에는 조금 바꾸어 <꼬레아 태권도 마에스트>라고 물었다. 스페인 본토 말로 뭐라 뭐라 하는데 잘 들리지 않았다. 현지인 관장의 입에서 초이라는 이름이 나오고 고개를 짤래짤래 흔들었다. 이전에는 초이가 했는데 어제 본 한국식당처럼 또 현지인에게 비즈니스를 팔고 여기를 뜬 모양이다. 참 해외서 동포 만나기 힘드네요.


서운한 맘을 접고 해가 더 떨어지기 전에 오늘의 목적지 바르셀로나로 올라가기 위하여 The Costa Blanca 해안로를 따라 로컬 길을 열심히 가로지르고 있었다.-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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