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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Jan 12. 2022

지노 배낭여행기 - 49일의 세계일주 15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2010년 11월 6 - 7일(토일) 맑음


인도를 팔아 먹은대신 여기서의 일정이 자유롭다. 말그대로 바람부는대로 구름따라 가면 된다. 미얀마 경치가 좋다길래 방콕공항에 가 보니 뱅기표 시간이 어증쭝해서 우연히 보니까 캄보디아 시엠립(siem reap)가는 뱅기가 있더라고. 내가 호텔서 인터넷 뒤져가며 찾아보니 KL에서만 왕복 비행기가 있고 방콕에서는 비행기노선이 없어 보통 배낭여행자들이 방콕에서 버스로 캄보디아 국경으로 가서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립으로 간다. 보니까 방콕 로칼에서 운영하는 회사인데 시엠립 노선을 독점하고 있어 일단 뱅기값이 비싸다. 그래도 방콕에서 다시 KL로 나가서 시엠립가는 것보다는 났다. 일단 오늘은 바람따라 구름따라 캄보디아로 간다. 비중도 미얀마보다는 앙코르와트가 무게가 조금 많이 나가는 것 같기도 해서 캄보디아 시엠립으로 가기로 하였다.




점심 수시 벤또

오늘 오전에 밀린 숙제(여행기)마치고 호텔을 나왔기 때문에 점심을 걸러 늦게 공항안에 식당이 있어 수시벤또 딜럿스를 시켜 먹었는데 문제가 생겼다. 이렇게 밖에서는 날음식을 먹지 않기로 마음먹었는데 그만 그걸 잊어버렸다. 비행기 탈 때부터 콧물도 조금씩 나오는게 감기에 걸린것 같다. 옷도 반소매로 긴팔을 전부 배낭에 넣어 부쳐버려 비행기 에어콘에 몸이 으시시 한기가 드는게 여행나와서 처음으로 걸린 감기다. 기내 담요 한 장 받아서 온몸을 둘둘 감고 내내 왔다. 피로때문에 감기도 오고 저노무 수시 사시미때문에 배도 아프고 해서 최악의 몸 콘디션이다..



시엠립행 뱅기

캄보디아 시엠립 가는 뱅기. 유럽 단체 여행객들이 전세낸 것 같다. 동양인은 내 혼자다.



캄보디아 시엠립 국제공항 

 

공항건물이 1970년대 부산 수영 비행장보다 못하다. 비자는 도착해서 신청하면 된다. 비자 수수료 인당20불내면 그자리서 바로 여권에 비자 도장찍어준다. 지금이 이런 세상인데 인도가들은 비자주는데 1주일 걸리다니 말이 되는 소린지. 캄보디아도 엄청나게 관료가 부패되어 있다는데 그 실례가 공항부터 나온다. 입국 심사하는 아지매가 내 도장 찍어 주면서 바로 팁달라고 조른다. 일단 보기부터 불쌍해 보이더라. 외국인 관광객한테 팁달라고 말할 정도로  살기 힘든 것인지 아니면 그렇게 받아 먹어서 받지 않으면 살기 힘든 것인지. 5불짜리 하나 줬더니 회색이 돈다. 비자 신청할 때 직원이 한국말로 인사하더라. 여권에 보면 born country가 나오니까 국적은 USA 라도 출생국은 한국이니까 그걸 보고 한국말로 인사하더라. 물론 그 다음 대화는 영어고. 앙코르와트 관광객의 1위가 한국이란다. 그전에는 인접국가 베트남인이 많았는데 그들은 줄고 한국1위, 대만2위란다. 왜 여기에 한국인이 몰리는지는 몰라도 오늘 앙코르와트 관광갔더니 진짜 한국사람 많더라. 전부 팩키지 관광인데 내가 본 한국 가이드만 봐도 10여팀은 족히 되겠다.


호텔 첵인하고 저녁이나 가볍게 하려고 어두어둑한 시엠립거리를 나가보니 쿠바하고 거의 비슷한 느낌이 오더라. 호텔 가까이 노천식당이 있길래 가서 보니 월남국수같이 생긴 beef noodle soup 이 있어 맥주 한병을 같이 시켰다. 국수 한그릇 값이 4천리엘인데 이게 대락 미화1불이다. 공항 환전소에서 미화 2백불을 바꾸니 7십 6만리엘 주는데 돈 세는데 정신없다. 5만, 1만, 1천리엘권으로 주는데 돈인지 종인지 구분도 안된다.  



비상 응급 처치약

잘 먹고 나서  과일 몇 점 사 가지고 호텔에 들어 왔는데 샤워하고 난 후 조금 후부터 배가 틀리기 시작하는데 몸에 힘이 빠지고 갑자기 한기가 들어 몸이 떨린다. 낮에 먹은 사시미인 것 같다. 설사와 함께 토하기 시작했는데 말그대로 아래 위로 다 퍼냈다. 다행히 뉴저지에서 산 정로환이 있어 위에 있는 약을 한꺼반에 다 틀어 넣고 잠을 자 버렸다.   


아침에 일찍 눈을 떠니 몸이 천근만근이다. 여기까지 와서 호텔에 들어 누워 있어야 하는지 생각해보니 처량해진다. 다행히 정로환 덕택에 설사는 멎었는데 감기는 더 심해진다. 콧물이 줄줄 시냇물같이 흘러 내리는데 약을 먹어도 안된다. 장을 비우는게 좋을듯 싶어 아침을 거르고 일단 구경하러 나갔다.  



 

아침을 여는 캄보디아 시엠립 거리. 내가 있는 호텔은  old town이고 new town은 좀더 깨끗하고 새 건물이 많다.



앙코르 와트

앙코르와트 입장권사러 매표소로 갔더니 인산인해다. 표 종류도 7일짜리부터 3일, 2일, 1일짜리가 있다. 1일짜리 20불(여기서는 달러가 통용되고 자국통화 리엘과 400:1로 교환한다)주고 관광에 나섰다. 이렇게 비일상이 아픈 몸도 치료해 주는 힘이 있는것 같다.



앙코르 와트 전경

이게 앙코르와트의 전경을 담은 사진인데 우리가 가장 많이 본 사진이다. 이 지점이 전체를 볼 수 있는 유일한 자리이니까 사진이 전부 비슷하게 보인다. 그냥 이 사진으로 설명하는게 좋겠다. 옛 크메르제국의 사원으로13세기 약 30년 걸쳐 완성되었는데 초기에는 흰두교 3대신중 하나인 비슈누(VISHNU)에게 바쳐졌다. 길이3.6킬로미터 직사각형 해자에 둘러 싸여있는 사원은 크메르 건축 기술의 정수를 보여 주는 작품이다. 도면을 보면 직사각형안에 또 작은 직사각형이 있고 그 중앙에 사진 위에 중앙에 높은 탑이 우주의 중심인 메루(meru)산이 있고 주위 4개의 탑이 주변 봉우리를 상징한다. 외벽은 세상끝에 있는 산들을 의미하며 해자는 바다를 뜻해서 이 바다를 건너려면 250미터의 사암다리를 건너야 한다.  



 

250미터 길이의 사암다리  



발가락같이 생긴 끝이 뱀대가리 형상으로꼬리와 같이 난간의 모양을 이룬다.



뱀이 고개를 처들고 있는 모습이다.


사원안으로 들어 가면 관광수입 때문인지 개방을 완전히 해놓아 문화재가 조만간에 망가질 것 같다. 로마제국의 유적지인 forum에 비하면 아직 그 역사가 짧아 보존 형태가 좋은 편인데 이렇게 마구잡이로 개방해 놓으면 조금 세월이 흐르면 어떻게 될련지.



사암에 조각된 형상인데 매우 정교하다.



사원안으로 들어 가는 입구  



 

네 모서리에 서있는 탑신중 하나



    

내부 중앙 사원에 있는 외벽으로 중앙으로 들어 가는 돌계단이 있다.



중앙 사원으로 들어 가는 중앙 입구. 이외에도 양쪽으로 들어 가는 계단도 있다.   



사원에 들어서면 위와 같이 벽면에 조각이 되어 있는데 그 길이가 무려 80미터는 족히 되는 것 같다. 관광가이드 말을 주워 들어 종합해 보면 라마의 군사와 데먼(악마)과의 전투 내용을 기록한 것인데 양쪽 벽면에 새겨 놓았으니 그거 보는데에도 시간 꽤 걸린다.





   영화 화양연화(花樣年華)에도 등장


화양연화 영화 포스트

2000년 왕가위 감독이 선보인 로맨스 영화로 당시의 톱스타 양조위와 장만옥이 열연한 영화다. 화양연화(花樣年華)의 본래 뜻은 <연중 꽃맵시가 가장 화려한 순간>을 뜻하는 말인데 이것을 의역하여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뜻하게 되었다.


각각의 배우자의 외도로 적적하게 지내는 두 남녀가 서로 끌리게 되어 가까워지는 과정을 왕감독 특유의 비틀기 기법으로 담백하고 건조하게 장면을 보여주는데 결국은 둘다 속마음을 진정하게 털어놓지 못하여 이루어 지지 못하는 사랑으로 결말을 맺게 된다.


홍콩에서 싱가폴 신문사 지사로 전근하게 된 차우(양조위)가  어느날 앙코르 와트를 찾아와서 가슴에 담아둔 사랑의 고백을 앙코르 와트 돌담 구멍에다 쏟아놓고 흙으로 봉인하고 떠나는 마지막 장면에 가슴이 먹먹해 진다.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사랑을 하려거던 불같이 뜨겁게 하고> 그래야 하는데 죽도 밥도 아니게 미지근하게 하다가 결국은 사랑을 놓치게 된다는 남녀 사랑의 따끔한 교훈을 일깨워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앙코르 와트 돌담벽에 못다한 사랑의 고백을 봉인하는 차우


 벽면 조각 전투장면



  

 풍상에 시달렸지만 그 형태는 또렸하다.



 

헬로기브미달러(옛날에 625동란후 우리 성님들이 많이했듯이 헬로기브미쵸코렛도하고 유사한 거다)

하는 캄보아들. 기특해서 1000리엘씩 무상원조했다. 꼬마들에겐 바람불어 좋은날이 되었겠지.




탑을 가까이 가서 보니 탑 구석구석에 다른 돌로 모양을 새겨 올려 놓았다. 매우 특이하다.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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