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도시 알렉산드리아
이집트에 이틀정도 일찍 들어와서 구경했더니 카이로 시내는 3일로 거의 끝났다.여기서 남쪽으로 바로 내려 가는냐 아니면 북부 알렉산드리아를 가서 구경하고 다시 내려 오는냐 하는 것인데 여기 사람들에게 물어 보니 알렉산드리아가 구경할만한 도시란다. 그래서 또 알렉산드리아로 바람처럼 날아갔다.
카이로에서 280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이집트에서 제일 오래된 도시일거다. 알렉산더대왕이 동방원정에서 자기 이름을 딴 도시를 건설하고자 했는데 본인은 정작 도시 건설도 못 보고 죽었고 그의 부하가 계속 유지를 이어받아 도시를 건설했다고 한다. 그 때가 약 기원전 4세기경이다.
가보니 대왕님 흉상이 여기 저기 세워져 있다.
도시 북쪽은 지중해 바닷가이다. 길게 늘어진 해변가에는 마침 휴일을 맞아 현지인들이 그들의 일상을 즐기고 있었다. 또 그기에 내가 슬며시 끼여 든 것이다.
시민들이 뱃놀이, 물놀이로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물색이 과연 지중해답다. 도시 색깔이 바다를 끼고 있어서 그런지 카이로의 회색 도시보다 엄청 밝고 활기차다.
도시에 소개된 책자를 보니 옛날에 알렉산드리아가 유명한 것이 2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알렉산드리아 등대고 두번째는 도서관이었다 한다. 도서관이 바로 이집트 왕립 학술원으로 그리이스 헬레니즘시대에 인재 양성의 산파역활을 했다. 우리가 잘 아는 유크리드 기하학으로 이름있는 유크리드도 왕립 학술원출신이고 비중의 원리를 발견한 아르키메데스도 여기 출신이다. 알렉산드리아등대가 세계 7대 불가사의중 하나라 하는데 뭐가 불가사의한지 잘 모르겠다. 그 등대가 뒤에 불에 타 없어졌다하는데 어딘지 잘 모르겠다. 불탄 도서관자리에는 지금은 현대식 종합 교양센터가 들어서 있고 바로 옆에 알렉산드리아 대학이 붙어 있다.
도서관센터 앞에 있는 벤치인데 책을 이미지로 만들었다.
이 도시가 2017년 무슨 올림픽경기 후보도시로 올라 가 있는 모양이다.
클레오파트라가 율리우스, 안토니우스와의 로맨스도 이 도시에서 시작하였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것도 이 도시다. 율리우스가 암살되자 안토니우스와 손잡고 율리우스의 후계자이자 조카인 옥타비아누스와 한판 벌인 악티움 해전에서 패하자 클레오파트라는 자결이라는 최후의 수단으로 독사에 물려 죽음을 택한다. 그 때가 기원전 30년 이니까 2040년전에 이 도시 어디쯤에서 그녀가 아프게 죽어갔다. 그 때 그녀의 나이 39세이니까 미인박명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다.
알렉산드리아 해안 도로를 따라 동쪽 끝으로 가면 al montazah 왕궁이 있다. 지중해를 바로 내려볼 수 있는 언덕위에 지은 여름 별궁이다.
이 근처에는 별궁만 있는게 아니고 시민 공원도 조성되어 있어 휴일에는 현지 시민들이 주말에 나들이 많이 오는 장소란다.
활처럼 휘어진 방파제 바닷가인데 이미지가 어디서 본 듯한것 같아 생각해 보니 쿠바 아바나의 말레꼰 방파제와 비슷하다. 휴일을 맞은 시민들로 활기차다.
여기애들은 내가 사진찍어줄까 하는게 아니고 저그가 와서 사진 찍어 달란다. 그리고, 애들이 그냥 외국 관광객보면 신기해서 핼로우하고 한마디 건네보려고 애쓴다. 옛날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옛날 중학교 2학년때 유창하지도 않은 유연한 영어로 꼬마 2명 데리고 부산 해운대에 놀러 온 프랑스 아지매에게 학교 하루 빼묵고 부산시내 무료 가이드했던 이력도 있다. 내 중핵교 유치영어가 프랑스인에게는 통했다 이거다.
이건 내가 부탁해서 찍은거다. 젊은애 둘이 데이트하길래 히잡쓴 젊은애 한번 찍어 볼려고. 처음에는 여자애가 빼더니 나중에는 다정스레 포즈잡아주는데 이매일 주소가 없단다. 셀폰은 거의 보급된 것 같은데 이매일은 거의 없다.
내가 알렉산드리아에서 또 재키 챈이 되버렸다. 중간에 빨간 히잡쓴 애가 내 가이드보고 내가 재키 챈 닮았다고 사진같이 찍자하더라고. 난 사진 안 찍는다 하니까 내랑 같이 안 찍으면 저그도 안 찍는다 하길래 같이 포즈함 잡았다. 여자들 둘이 친군데 각각 어린 동생데리고 바람쐬려 나왔다. 둘다 17살로 고딩이다. 내 가이드가 찍었다. 내 머리카락 길이 잘 봐둬라. 거의 아지매 수준이다.
이번에는 이 아지매가 어디서 왔는지 물어 보면서 자기들 사진찍어 달란다. 뒤에 선 머스마는 그냥 꼽사리낀
개구장이다. 사진을 빼서 주고 왔으면 참 좋을텐데……. 담 부터는 캐논프린터도 같이 들고 갈까보다.
손님이 줄을 선다. 이라다가 전세계 시민들 사진 다 찍는거 아닌지. 그래도 찍어 달라니 좋다. 사진찍히고 돈달라고 손 벌리는 애들보다 백배 낫다.
이번에는 통잡(통통한 히잡)이다.
비치로 내려갔다. 관광객은 없고 전부 현지인들이 해변에서 쉬고 있다. 오늘이 이집트 큰 휴일이라서 그런지 해변가에 인산인해다.
현지인들은 해변가 의자에 앉아서 그냥 시간만 죽인다.
해변도로가 있는 거리. 저 건물에서 보면 바로 앞이 지중해 푸른 물이다.
바닷가에 서 있는 조형물. 아랍어로 뭐라 되어 있는데 가이드도 잘 모르고…..
가이드가 나를 또 데리고 간다. Qait bay fort라 하는데 서쪽 해안 끝에 있다. 보니까 해안 성채인데 지금은
수족관으로 조성되어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이렇게 인산인해다. 보니까 거의 중고등학생들이고 간간이 가족을 동반한 사람도 있고
이게 진짜 고기 껍질로 만든 고기박제품이다. 속은 비워 있는데 어떻게 저렇게 공같이 만들 수 있는지.
이런 산호제품도 팔고
조개껍질모아 그녀의 목에 걸고………. 바로 그 조개껍질 목걸이다.
뱃놀이로 즐거운 아해들…. 그걸 보고있는 나도 덩달아 즐거워진다.
물건파는 아지매 모습도 한가롭다.
옛날 우리식처럼 얼음과자 만드는 기계인 것 같다.
사람구경 실컨했다.
이 도시는 바다가 있어서 좋다. 그것도 그냥 바다가 아니고 지중해를 안고 있으니 참 부럽다. 다음에도 기회가 있으면 다시 오고 싶은 그런 곳이다.
아쉽게 하루만 보고 다시 카이로로 내려 왔는데 오늘 수고한 가이드가 어제 기자에서 하루종일 나를 태우고 돌아 다닌 택시기사의 동생이다. 다른건 다 좋은데 저그 형만큼 영어가 안되어 조금 문제가 있는거 빼고는 괜찮은 친구다. 난 오늘 저녁 기차로 luxor 로 내려 가야하는데 저그 형이 저녁먹자고 저그 집에 꼭 오란다. 앞뒤로 미루어봐서 작년 모로코 약장사같은 케이스는 아닌 것 같고 또 기차타려면 저그 형집이 있는 기자역 근방으로 가야되니 현지인 가정방문 함 해 보기로 했다.
무하맷 이녀석이 어제 하루종일 같이 돌아 다닌 택시기사인데 2남 2녀중 장남이다. 29살. 장가가서 10달백이
딸이 있고 8개월된 아들이 마누라 뱃속에 있다. 이번에는 아들얻게 되어 기분좋다고 떠들어댄다. 아들선호가 여기까지 퍼져 있는 모양이다.
친할머니와 손녀. 할머니가 big mama다. 노래 잘 하실것 같은데…… big mama이니까.
맨 왼쪽이 오늘 나랑 알렉산드리아 갔다 온 동생이고 맨 오른쪽은 첫째딸(앞줄 중앙) 남편이고 빨간 히잡이 이집 막내딸로 대학생이다. 오늘이 여기 날로 무슨 휴무이면서 가족들이 모이는 날 인것 같다. 여기도 고부간 갈등이 있는지 할머니하고 며느리는 따로 산단다. 이집 영감님은 일찍 알라신한테로 가고 없다.
사는 수준은 그렇고 그렇다. 이 집 월세가 500 이집션 파운드이니 미화 80불로 전기세, 물세 포함이란다.
저그 엄마와 여동생이 사는 집도 근처에 있는데 이런 수준으로 장남인 형 택시기사가 보태준단다. 장남이 부모님 책임지는 것은 동서를 통틀어 똑같은 모양이다.
기차시간 다 되 가는데 준다는 저녁 준비가 안되었는지 계속 조금만 더 시간을 달란다. 시어머니는 거들어
주지도 않고 손녀만 보고 며느리가 혼자 준비하는 모양인데 손님왔다고 신경써서 하는 모양인지 꽤 꾸무닥거린다.
드디어 나온 이집트 명절 음식. 세 접시에 딱 네가지 음식나온다. 첫번째는 우리 순대하고 똑같다. 소창자속에 야채하고 버무린 속을 집어넣고 구운 것이고, 그기에 빵을 같이 담았고, 중간것이 이집션 제일의 음식이라하는데 밥에다 치킨, 소고기 갈비등을 넣고 식초를 넣었는지 새큼한 맛이다. 밥하고 고기를 같이 먹는다. 마지막 접시는 소고기 다진 것으로 튀긴 소시지다. 그냥 먹을만 하다. 그리고, 명절 음식이라는데 같이 숟가락 빨아 가면서 저녁 한그릇 얻어 먹었다.
히잡의 여자들. 가난하지만 알라 신이 있어서 행복한건지 아니면 알라(애기)가 있어서 사는게 즐거운건지 웃으며 산다. 그들이 흔히 하는 한마디….. 인샬라(알라신의 뜻대로) 잘 살고 못사는 것이 그들 의지가 아니고 신의 뜻이라는데 이게 우리가 말하는 팔자소관하고 같은 뜻인지 어두컴컴한 그 집 계단을 내려 오면서 생각해 보았다. 삶의 육중한 무게가 새롭게 가슴을 짓누른다. 이렇게 없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그러면 있으면 더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데 ……그에 대한 답은 각자가 잘 알아서 새겨 보면된다. 이상으로 이집트 카이로교외 기자촌에서 훈련병이 보고를 마친다.-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