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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노킴 Jun 09. 2016

지노 배낭여행기 - 네팔 중국편 11

안나푸르나 ABC 도전기(2)

2013년 4월 28일( 일) 맑음  


  안나푸르나 ABC 도전


안나푸르나 ABC 트레킹 코스 약도

녹색선이 오늘 내가 트레킹한 구간이다. 사랑곶에서 나우단다까지가 전편에 보낸  트레킹코스이고 오늘은 NAUDANDA에서 ABC로 어떻게 진입하는지 알려주겠다.


카트만두 게스트하우스 관광담당 매니저가 2박3일 코스로 포카라에서 Dhampus까지 왕복 코스를 한 275불 부른다. 내가 여기와서 내 발로 걸어서 가 보니까 2박3일 트레킹 원가가 100불도 안든다. 2박해봤자 숙박비 30불이고 하루 음식비 20불씩 3일해도 60불로 나머지가 그들의 순수입이다. 엄청난 마진을 챙긴다. 그러니 그런 트레킹하는 애들 몇명 모으면 그들에게는 금광에서 금맥 발견한거와 똑같다.


나우단다에서 트레일맵보니 카트만두 게스트하우스의 가이드가 말하는 담뿌스가 지척에 있길래 현지인에게 물어 보았다. “여기서 담뿌스가는 버스없어요?” 하도 많이 걸어 다리가 아파서 버스타고 담뿌스 구경가려고 차편을 물어보았다. 그런 나에게 현지인의 얼굴 표정이 마치 “ 야가 어디 아푸나?” 하는 그런 표정이다. 내가 멍청하게 물어 본 모양이다. 그럴 것이 나중에 보니 담뿌스는 산 속에 있는 마을로 걸어서 올라가야지 차편이 있을 수 없는 곳이다.


네팔 시골 장거리 버스

현지 시골버스로 지붕에 앉아 가는 승객도 있다.

폼나는 것 같아 나중에 나도 한번 올라가서 앉아서 갔는데 엉덩이가 심한 압박을 받았다


시골 버스로 지붕에 앉은 승객이 아찔해 보인다

담뿌스가려면 저 버스타고 페디(PHEDI) 에서 내려서 걸어 올라 가야 한단다. 시간도 넉넉하겠다 싶어 버스타고 페디까지 갔다. 버스 지붕위에서 앉아서 가고 싶었는데 차마 그러지는 못했다.


하얀 선이 구비쳐 내려오는 차길이다

지도에는 지척에 표시된 페디이지만 버스로는 저런 구곡양장같은 산길을 꾸불꾸불돌아 해발 ZERO로 내려 가는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면 페디가 ABC 들어가는 첫 출발점이고 담뿌스가 ABC 트레킹 코스의 첫번째로 쉬어 가는 마을이다. 그런 담뿌스를 버스타고 가려고 한 내가 바보같았다.


마을 페디

ABC 트레킹의 출발점인 PHEDI. 페디에 내리니까 옷 잘 빼입은 한국인 등산객 일행 4명이 트레킹 끝났는지 투어버스로 돌아 가는 참이었다. 담뿌스가 해발 1650m에 있어 페디에서 담뿌스까지 고도를 올리는데 길이 너무 가팔라 여기서 트레킹에 흥미없는 내가 꼴랑 카매라 한 대 매고 올라 가면서 십겁했다는 소리다. 들은 말로는 ABC의 처음 1,2일 코스가 다른 구간에 비해 매우 가파르다고 한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코스 안내판

네팔 최고의 ABC 트레킹코스를 깨끗이 보존하자는 오래된 캠패인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가파픈 돌 계단길

돌계단에 한발 한발 들어 올리기가 무척 힘이 들었다. 아마도 이미 세시간 이상을 걸어서 그런지 체력이 많이 소모되어서 그런 것 같았다.


중턱에서 내려다 본 마을 페디

조금 올라 가다 아래로 내려다 보니 아까 출발한 페디가 저 발아래에 있다. 힘들어도 이왕 올라 온거

ABC 맛이라도 보고 가야지 하면서 계속 올라갔다. 사실 내가 담뿌스에 간 것은 안나푸르나산들이 사랑곶보다 조금 더 잘 보인다는 말에 솔깃해서 사진찍으러 간 것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올라 가보니 구름에 가려 사랑곶하고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올라 가면서 점심먹은 게스트하우스에서 ABC 트레킹에 관한 모든 정보를 다 수집했다. 사진대신 그게 얻은 큰 수확이다.


길에서 만난 트레커들

올라가다 처음 만난 트레커들인데 어디까지 갔다 오는지는 몰라도 그들은 하산하고 있었다.


마을 페디

조금 올라와서 아래를 보니 속세가 저 밑에 있는 것 같다. 아까 버스에서 출발한 마을 페디가 점점 작은 속세로 변해가고 나는 한 발 두 발 점점 신선 세계로 올라가는 것 같았다.


겹겹이 싸인 히말라야 산맥들

고도를 점점 높여가니 숨은 차고 한 10분 올라가다 주저 앉아 숨돌리고 또 좀 가다가 쉬고 해서 거의 1600m까지 올라 가 보니 아까 출발지 페디가 저 아래 속세처럼 느껴졌다. 그냥 이렇게 상구 길따라 올라 가면 ABC 나온다는 소리다.


무거운 짐을 지고 올라가는 포트들

조금 더 올라 가다보니 한 그룹을 만났는데 러시아팀 5명인데 가이드없이 포터 2명만 데리고 올라 가는데 나처럼 이제 막 시작했다는 소리다.


Shiva 학생과 누이(중간)와 사촌(오른쪽)

담뿌스에서 게스트하우스하는 친구인데 이 친구 이바구가 아주 솔직하고 신뢰감이 많이 간다. 이 친구한테 들은 이야기를 요약해 보면(다음 요약은 내 절친들한테 한 이바구를 요약)




     ABC 트레킹을 하려면


첫째, 팩키지로 파는 ABC 트레킹이 보통 12-14일 짜리인데 날짜를 늘인게 돈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이드나 포터를 하루 비용으로 셈해주니까 그렇다는 것이다.  가격은 부르는게 값인데 천차만별이다.
둘째, 포터는 별 필요없다 하더라. 음식문제가 있는 트레커는 할 수 없지만 ABC 가는 도중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잠을 자야 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다.  단, 성수기 10-11월에는 ABC 꼭대기에 게스트하우스가 4개 밖에 없는데 하도 많이 올라와서 잘 방이 없단다. 그래서 방이 아닌 곳이라도 누울 수만 있다면 자야 한다하더라.
세째, 하루 7-8시간 걸을 수 있는 체력이라면 UP 5일 DOWN 4일로 총 9일이면 충분하단다. 그래서 내 친구가 ABC가보려고하는데 내캉해서 3명이면 하루 가이드비용이 얼마하면 되냐고 물었더니 이 친구 좀 생각하더니 제일 싸게해서 하루 20불만 받겠다하더라.  그러니, 우리 세명이 ABC 갈 때 이 친구 가이드로 데리고가면 인당 하루 7불씩 9일해서 63불이면된다.  내가 해보니 가이드없어도 된다. 단, 비상시 문제가 생겼을 때는 가이드가 유용할수도 있겠지만.

이 친구가 포카라 대학다니는 18세 청년인데 괜찮을 것 같다. 내가 바빠서 못가면 너그 둘이 가도 180불에 팁 조금 더주면 된다.  내가 이 친구 셀폰까지 따왔기 때문에 카트만두에서 포카라에 날아오면 공항에 PICKUP 나온다.


비록 담뿌스가서 구름때문에 더 나은 안나푸르나 사진은 얻을 수 없었지만은 ABC에 관한 정보는 거의 다 얻어 오고 가이드까지 구해 놓았으니 그게 어디냐. 이 친구 이름이 BUHWAN SHIVA BAHKTI. 가족은 부모님과 누이랑 둘인데 포카라에서 공부하고 주말에만 집에 온단다.


속세치고는 폼나는 곳이다

더 높이  올라가면 갈수록 속세와는 멀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모두들 속세를 떠나고 싶어 산으로, 그것도 먼 산으로 달아나는 것일까.


트레킹 코스가 통과하는 시골 마을

ABC 트레킹 길은 때로는 담도 울도없는 시골 농가 앞마당을 지나가기도 하고


밭두렁 사이로 난 트레킹 코스

때로는 좁은 밭두렁 사이길을 지나기도 한다. 그러나 ABC로 가는 길은 오직 이 길 하나 뿐이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이름모를 야생화를 만나기도 하고


네팔 시골 소녀

온죙일 친구랑 뛰어 놀다 집으로 막 돌아와서 손씻으러 수돗가에 쪼그러 앉은 시골 소녀도 만난다.


농사를 지을 수 있게 산을 갈아 텃밭을 만들고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조금만 평평한 지대에는 어김없이 밭을 갈아 놓았다. 고산지대라 어디 경작할만한 평평한 땅도 찾기 어려운 모양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안나푸르나

물어물어 사진찍을만한 전망대를 찾아 올라 갔더니  짙은 구름으로 안나푸르나를  볼 수 없었다.


허탕 치고 내려 가는데 한창 결혼식 마무리 축제가 한바탕 가득하다. 희안하게 신부와 신랑 측 손님들이 한데 어울려 놀지 않고 각각 따로 따로 놀고있다.





   아들 학비 보태달라는 시골 촌부


농담도 잘하는 시골 촌부 부부

구름때문에 사진찍기를 포기하고 하산하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반소매만 입고 왔기에 비옷도 없다. 단지 카매라가 젖을 것 같아 근처 민가로 비를 피하러 들어갔다. 처마 밑에 부부가 앉아 있다가 한 자리를 내게 내어준다.  또 취재모드로 들어간다. 농부 나이가 나와 동갑이다. 이를 갑장이라 카나. 큰 딸 둘이는 출가시켰고 아들 둘이가 포카라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단다. ABC 이바구하니까 자기도 예전에 포터로 많이 갔다 왔다고 한다. 대학학비가 궁금해서 얼마나 드는냐고 물어보니 짐짓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고민스럽다듯이 말해 주는데 인당 월 2500 루피라 한다. 미국돈 약 30불 정도. 나에게 농을 던지는데 주소줄테니 아들 학비 좀 부쳐줄래하고 능청스럽게 말하길래 나도 한 술 더 뜨서 말하기로, 나도 내 아들 대학 학비대기가 만만찮은데 니가 좀 보태줄 수 없겠냐고 야박하게 되받아쳤다. 둘이니까 매월 60불 학비가 들어 가는데 네팔 소득수준으로는 벅찬 것이다. 물어보니 일단 은행융자로 충당하고 있단다. 애들 공부시키기에 벅찬 것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네팔이나 세계 어디든지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홍차 한 잔 얻어 마시고 사진보내 주꾸마 하고 일단 주소를 받아 왔다.


포카라행 시골버스

더 이상 걷기가 힘들어 버스를 타기로 하였다. 페디에서 나우단다로 다시 올라 가서 세시간 걸으면 베이스캠프로 갈 수 있겠지만 더 이상은 걷기 힘들어 버스로 돌아 가야 할 형편이다. 이방인이 버스타니까 모두 신기한 모양이다. 모두를 이구동성으로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버스가 잠시 정차한 Hyangja 마을


눈길을 담박에 사로잡는 광고판

버스가 HYANGJA라는 마을에서 5분간 정차한다. 내려서 재빨리 길거리 풍경을 카매라로 몇 장 스케치하는데  갑자기 눈에 매우 익숙한 세종대왕 글자체가 확 들어온다.


어린이 보육센터.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후원. 어찌 이런 오지 산골에 저런 보육센터가 있을까. 난 가는 곳마다 저런게 눈에 잘 띄인다. 그러고 보니 2009년 유럽 여행시에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KNER MIHAIL 패션거리에서 한 장의 의미심장한 사진을 발견한 적도 있었다.


시간만 있어서면 당근 찾아 들어가서 취재 좀 하고 왔을텐데 사랑곶으로 돌아 갈 시간이 촉박해서 다음 기회로 미루고 말았다. 버스도 바로 사랑곶가는 차편이 없어 다시 내려서 걸어 가다가 겨우 사랑곶가는 버스 얻어 타고 숙소로 밤늦게야 돌아 왔다.


조국은 하나다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 있는 괴테연구소 앞에 전시된 ‘조국은 하나다’라는 사진으로 아마 베를린 담벼락에서 찍은 것 같았다. 괴테연구소라고 내걸린 간판의 사무실 윈도우에 전시된 사진이었다.


버스 종점부근 포카라 마을


밑에서 바라본 사랑곶 전망대


오늘 하루는 아침부터 전망대에 올라 갔다 허탕치는 시간으로 시작되었지만 트레킹에서 받은 상쾌함과 ABC 정보가 가득해서 그저 괜찮은 하루였다고 자위해본다.

ABC 올라가는 출발점은 두군데이다. 나야풀(Naya Pul) 과 페디(Phedi)가 그 두곳이다. 그 두곳을 출발해서 ABC에 다다르는데 해발 4130m 이다. 중간에 마을이 거의 하루 트레킹 거리별로 있어 천천히 고산 적응해 가면서 오를 수 있다고 한다. 트레킹이나 산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지 비슷하게 각광받는 곳이니 체력이 있을 때 한번쯤 가 보는 것도 추억에 남을 듯하다. -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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