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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3일차, 버킹엄 궁전

애들이 뭘 알어! 여왕님이 사는 궁전!... 끝?!

by 지니

하이드파크에서 나와 조금만 더 걷다보면 버킹엄 궁전이 나온다. 우리는 안타깝게도 오전 정해진 시간(11시 혹은 11시 30분)에만 볼 수 있는 근위병 교대식 보는 것을 포기했다. 전날 민찬이의 급한 용무(?)로 일정이 꼬였고, 그 다음날에는 계획했던 일정을 효율적인 동선대로 움직이려면 하나는 포기해야했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사람들 붐비는 곳에 끼어 몇십분씩 서서 근위병 교대식을 보는 게, 힘들것 같기도 했다. 그 시간대, 그 장소에는 근위병 교대식을 보는데 집중하는 관광객을 노리는 소매치기도 그렇게 많다고 한다. 그리하야 우리는 아이들 체험 위주인 자연사 박물관과 하이드파크 물놀이를 선택한 것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특히 볼 거 많고 할 거 많은 여행에서는 어쩔 수 없이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 아이들은 공원에서 한가로이 물놀이하는 게 최고지...! 암... 근데 물놀이는 굳이 꼭 여기까지 여행 안와도 한국에서 실컷 할 수 있는데... 잠시 현타...;; 그래도 '그 분위기 그 갬성은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어' 라며 다시 위안을...

한국에 돌아와서 교대식 사진과 동영상들을 찾아 보니, 그 축제같은 순간을 누리지 못한게 못내 또 아쉽네... (기회가 또 있다면, 민찬이가 저학년 정도 됐을 때, 런던 한달살이! 이런 거 해보고 싶다!)


이렇게 우리는, 런던에서만 볼 수 있는 런던의 근위병 교대식은 다른 사람들이 찍어 올린 영상을 찾아 보여주기로 하고, 늦은 오후 비교적 한산한 시간에 버킹엄 궁전을 찾았다. 늦은 오후의 버킹엄 궁전은, 오전에 비해서는 한산한 편이었지만, 관광지는 관광지다. 꽤 많은 관광객들이 그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엘리자베스 여왕 서거 전이었다.(2022년 9월 8일 서거) 우리가 버킹엄 궁전을 방문한 건 그보다 약 한달 전인 2022년 8월 10일이었다... 비록 엘리자베스 여왕을 보진 못했지만, 같은 시대에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여왕님, 영면하소서...


사실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궁전이라니까 보고, 의미있는 기념비라니까 사진 찍었는데, 나중에라도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 장소와 인물인지 알라고, 간단히 찾아서 정리해본다.

(딸아 아들아, 길지 않으니, 엄마의 성의를 봐서라도 이 정도는 스킵하지 말고 읽거라 -.-

특히, 학습 만화책의 만화만 보고, 설명 부분은 철저히 스킵하는 너!! )


** 버킹엄 궁전 **

버킹엄 궁전은 영국 왕실의 사무실이자 집이며, 국빈을 맞이하는 공식적인 장소이다.

1703년 버킹엄 공작 셰필드의 저택으로 건축되었고, 1761년 조지 3세가 이를 구입한 이후 개축, 왕실 건물이 되었다. 완성 후 이 궁전에 처음 거주한 사람은 빅토리아 여왕이었다. 그 후 역대 국왕들의 거처로 쓰였다.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그곳에 살고 계셨다..)

내부에는 48,000평에 달하는 호수와 대정원이 있고, 방도 650개가 넘는다. 또한 다수의 미술품을 소장한 미술관(Queen's Gallery), 도서관 등이 있다. (출처: 두산백과, 저스트고 참조)


** 빅토리아 여왕**

궁전 앞에는 영국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빅토리아 여왕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꼭대기에 있는 황금 천사 조각(브리타니아 여신)이 마치 궁전의 수호천사처럼 사방을 환하게 비춰주고 있다.

빅토리아 여왕(재위 1837-1901) 시절에, 영국은 최고의 전성기를 이루고 자본주의 선진국이 되는 동시에 2대 정당제 의회정치를 전개하였고, 그 동향이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따라 오늘날의 영국 군주의 패턴을 확립했다고 한다. (**출처: 두산백과, 저스트코 참조)


**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 (The English sovereign reigns, but does not rule.)

그렇다면, 여기서 군림은 무엇이며, 통치는 무엇인가!

군림은 군주가 정치의 실제적 지배권을 가지지 못하고, 형식만 그 지위의 존엄성을 유지하는 상태를 말한다. 무제한의 정치실권을 쥐고 있던 절대군주가 시민혁명으로 만들어진 헌법에 따라, 지위는 박탈당하지 않고, 그 권력만을 제한당한 채, 입헌군주로서 존속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출처: 네이버 두산백과)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한마디로 정리하면,

왕실은 지위만 유지하고, 실제적 정치는 시민들이 뽑은 정치인이 한다는 것!!


** 엘리자베스 2세 (1952년부터 2022년까지 70년 214일간 재위)

아버지이자 선왕인 조지 6세가 사망함에 따라 25세의 나이로 여왕의 자리에 올랐다.

빅토리아 여왕 이후로 2번째 여왕으로, 영국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70년간 왕위를 지키며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인 '윈스터 처칠'을 시작으로

사망 이틀 전 임명한 '리즈 트러스'까지 총 15명의 영국 총리를 지켜봤다.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재위한 국왕이며,

특히 여왕으로서는 전 세계 역사상 가장 오래 재위하였다.

왕위에 올랐을 당시, 이미 입헌군주제가 자리 잡은 상태였기에 정치 실권은 없었으나,

왕실이 가진 영향력을 통해 영국을 위해 힘썼다는 평을 받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적극 실천해 전 세계적 존경과 경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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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리는 굳게 닫힌 버킹엄 궁전 앞에서 사진 한번 찍고, 엘리자베스 여왕님은 못보지만, 든든하게 궁을 지키고 있는 근위병 아저씨를 보고, 그 앞에 황금빛을 발하며 서있는 빅토리아 여왕 기념비에서 놀다가, 다음 행선지로 자리를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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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걸을 수 밖에 없는 동선이었는 게, 버킹엄 궁전에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우리가 7시에 예약해놓은 <위키드>를 공연하는 '아폴로 빅토리아 극장'이 있었다. 매우 운이 좋게도, '아폴로 빅토리아 극장' 바로 맞은편에 런던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한식집이 있었다. (와우, 오전에 버킹엄 궁전 근위병 교대식을 못본 것만 빼면, 동선 최고닷!!)


<Lime Orange>라는 한식당이었다. 대학생 때 배낭여행으로 런던을 처음 갔을 때, 런던의 음식은 사실 다 맛이 없었다. 물어물어 찾아간 한식당 조차도 맛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런던 여행 중 찾아간 한식당들은 다 기본 이상은 했고, 현지인들도 많이 찾아와서 한식을 즐기고 있었다. 젓가락을 든 외국인들을 보는 게 더이상 어색하지 않았다. 외국에서 한식당을 찾아가면, 집에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진다. 음식도 언어도 분위기도 편해서, 되려 한국에 있을 때마다 더 자주!! 한식당을 찾은 것 같다. 그런데 여기, 라임 오렌지에선 동양인 외모의 직원에게 당연히 한국인이겠거니 한국말을 건냈더니, 영어가 돌아왔다. 아마도, 외모만 동양인이고, 여기서 나고 자란 영국인이었지 싶다. 외모로 국적을 짐작한 편견과 실수를 반성하며... 어쨌든 음식만큼은 한국의 맛이었으니 되었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여행 다닐때, 음식 사진을 안찍었다. 아마도, 그나라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 아닌,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흔한 밥상이었기 때문이었나 싶다. 배고픔에 사진따윈 잊고 숟가락 젓가락이 먼저 나간거일 수도 있고..)


만족스러운 저녁 식사를 마치고, 드디어 우리 가족 넷이 다같이 뮤지컬을 보는 것인가!! 설렘도 잠시...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피곤한데, 배까지 부른 민찬이가 슬슬 졸리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아까 공원에서 낮잠 좀 자랬지!!!!) 결국 극장 입장 몇분 만을 남겨둔 시간에 유모차에서 잠이 드시고 말았다. 뜨악.

그래 지금이라도 좀 자둬, 이따가 공연 시작하면 깨서 보든가, 안깨고 계속 잔다면, 아쉽지만 그냥 안고 우리끼리 보자... 라고 쉽게 생각했다.


잊을 수 없는 고난의 <위키드> 관람기는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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