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 by munyedam1
“너도 반짝거려.”
나는 까치발로 그의 머리에 겨우 손을 얹어 까치집을 만들었다.
“보리도 반짝거리고. 털 좀 봐. 잘 빗겼네.”
우리는 행복하게 미소 지었다.
제발 이 행복이 끝나지 않기를…….
벚꽃이 지고 햇볕 쨍쨍한 여름이 왔다.
그의 병세는 날로 악화되어갔다.
이제는 산책조차 나갈 수 없게 되어 병원에 입원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거처는 4인 병실이 되었다.
나는 병실 간이침대에서 자고 병원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고 라운지의 환자들 사이에서 글을 썼다.
“숨이 잘 안 쉬어져.”
그는 입원 전 종종 그런 말을 했다.
입원 한 이래에는 그 말이 더 잦아졌다.
결국 그는 산소호흡기를 끼게 되었다.
“끝이 보여.”
어느 날 그가 말했다.
“그런 말 하지 마…….”
나는 울컥 눈물부터 났다.
“상희야. 사랑해.”
그 말을 남기고 나자 숨이 끊어졌다.
나는 너무 놀라 그를 흔들었다.
심전도 기계에서 삐- 소리가 났다.
당황한 나는 간호사 호출 벨을 몇 번씩 누르며 울었다.
간호사가 뛰어들어왔고 의사를 호출했다.
(12화에서 계속)
<단어 줍는 진이령>은 인스타그램 project_jiniryeong 계정 게시물에 달린 댓글을 기반으로 적은 연작소설/에세이입니다.
댓글로 단어를 달아주시면 그 단어들을 엮어 연작 소설을 적거나 에세이, 짧은 글을 써보고자 기획하였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