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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이령 Jan 12. 2022

11화. 숨

word by munyedam1

“너도 반짝거려.”

나는 까치발로 그의 머리에 겨우 손을 얹어 까치집을 만들었다.


“보리도 반짝거리고. 털 좀 봐. 잘 빗겼네.”

우리는 행복하게 미소 지었다. 

제발 이 행복이 끝나지 않기를…….




벚꽃이 지고 햇볕 쨍쨍한 여름이 왔다. 

그의 병세는 날로 악화되어갔다. 

이제는 산책조차 나갈 수 없게 되어 병원에 입원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의 거처는 4인 병실이 되었다. 

나는 병실 간이침대에서 자고 병원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고 라운지의 환자들 사이에서 글을 썼다. 


이 잘 안 쉬어져.”

그는 입원 전 종종 그런 말을 했다. 

입원 한 이래에는 그 말이 더 잦아졌다.

결국 그는 산소호흡기를 끼게 되었다.


“끝이 보여.”

어느 날 그가 말했다.


“그런 말 하지 마…….”

나는 울컥 눈물부터 났다.


“상희야. 사랑해.”

그 말을 남기고 나자 숨이 끊어졌다. 


나는 너무 놀라 그를 흔들었다. 

심전도 기계에서 삐- 소리가 났다.

당황한 나는 간호사 호출 벨을 몇 번씩 누르며 울었다.

간호사가 뛰어들어왔고 의사를 호출했다. 


(12화에서 계속)


<단어 줍는 진이령>은 인스타그램 project_jiniryeong 계정 게시물에 달린 댓글을 기반으로 적은 연작소설/에세이입니다.


댓글로 단어를 달아주시면 그 단어들을 엮어 연작 소설을 적거나 에세이, 짧은 글을 써보고자 기획하였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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