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시작이 반이다'
우리는 종종 오해를 한다. 시작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것을 해냈다는 착각. 목표를 세우고 공표하고, 그것이 나를 행동하게 만들어 살아 숨쉬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힘처럼 생각한다. 누구보다 앞서 달리고 있어야 내 존재가 증명된다고 느껴지기도 하다. 사실 내가 그렇다. (나는 목표를 공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머릿속으로 이미 성공해버리면 더 이상 노력할 동기를 약하게 만들거나 잃어버리기도 한다. 요즘 내 앞에 펼쳐지는 많은 일들이 나에게 필요한 것들이라 생각하며 거기서 힘을 얻으려고 한다. 해내려 하지 말자고,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지 않고, 미해결의 여지를 남긴다. 완벽한 것을 추구하기보다 타인의 의견에 열려 있으며 조용한 태도로 세상을 이끌어 가보기로 한다. 보여지는 것, 보편적인 사람들이 쉽게 내뱉는 말이 아니라 태도로 영향력 끼치고 싶다.
높은 목표를 크게 외치기보다 자신의 역량에 닿을 수 있는 수준의 목표를 조용히 품는다. 그리고 나서 그 목표를 위해 실제로 실행 가능한 일들을 조용히 해냅니다. 성공을 크게 말하지 않고, 계획을 남용하지 않으며, 타인 앞에서 미래를 지나치게 확신하지 않는다. 압박보다 실행을 선택한다. 드러냄보다 내면의 흐름을 믿는다.
너무 높은 목표는 시야를 가려버리기도 한다. 눈가리개를 쓴 경주마처럼 하나의 지점만 바라보다 취해야 할 것까지 놓치고 만다. 심리적 만족감은 내가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 이상을 해냈을 때 비로소 찾아온다.
한 인간의 가치는 성공과 목표로만 측정되지 않기 때문에, 삶의 밀도에 집중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나아가며, 외적인 성공에 지나치게 매달리지 않는다.
운동선수들에게도 목표는 당연히 중요하다. 모든 것이 숫자와 순위로 정리되는 세상에서 목표를 말하지 않아도, 목표를 높게 잡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이 모순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멘탈코치로서 바라본 그들은 하루하루 훈련 속에서 실천으로 증명한다는 것.
너무 큰 목표는 오히려 불안을 키우고, 마음을 급하게 만든다. 자신의 림들을 지키고, 훈련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실력의 기반을 조용히 쌓는다. ' 이번 대회 우승하겠습니다' 보다는 '내 턴 동작을 0.1초 줄여보겠습니다'를 말한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해낸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힘, 스스로의 가치를 결과보다 실천과 태도에서 찾는다.
겸손한 태도는 시간이 지나 가장 단단한 결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