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푸른 옷 벗어내고
갈옷 입어
고요가 물들어가는 초원에
푸른 발자욱이 닿아
움츠렸던 기지개를 편다
아이야 네가 왔구나
아이야
너의 숨결에 너의 웃음에
너의 손길에 너의 내음에
광활한 기지개를 쭉 켠다
네가 선물한 아기나무들을
너른 가슴으로 끌어 안는다
그 뿌리를 당겨
광활한 초원의 식구됨을
허하노라
너의 발자욱이 고원에
우뚝 섬을 허하노라
키 큰 자작나무숲은
너를 반겨 바람에
화답의 노래를 실어보낸다
나를 밟고 선 너의 발에
대지의 반가움을 전하고
귀여운 볼과 머리카락에
바람이 악수한다
숲은 그렇게 너를 반기고
톨강은 너의 맑은 영혼을
바이칼호수 지나 북해까지 알리니
아이야
숲을 찾은 아이야
이제 온 세계가 너를 품에 안는다
네가 가는 걸음마다
세계와 호흡하여라
푸르른 하늘이 너를 보호하리니
세계를 가슴에 품어라
나는 너를 기억하고
너는 나를 기억하리니
걱정말고 자라나라 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