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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둥둥 Oct 29. 2023

먹고싶은 거 먹으면서 운동하기

건강한 직장인이 될 수 있을까?

입사 초반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데이트나 약속이 없는 주말에는 누워서 쉬기 바빴다. 침대와 한 몸이 되어 점심 먹을 때쯤 되어야 이불을 걷고 슬금슬금 일어 나는 날들이 많았다. 물론 집안일도 하고 책도 읽고 자전거도 타는 그런 날도 있었지만 주기적인 루틴은 아니었다.


그렇게 몇 달간 자연스럽게 글쓰기를 위해 의자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날이 점점 줄었다. 글쓰기를 꽤나 좋아하고 책 읽는 것도 좋아하는 나였는데, 회사 일로 바쁘다는 핑계, 몸이 너무 피곤하다는 핑계로 내가 좋아하는 일인 '글쓰기'를 손 놓고 있었다.


글쓰기만 손 놓은 게 아니었다. 내 몸에 들어가는 음식들도 손 놓고 마구잡이로 먹었다. 전에는 퇴근하고 집에 오면 밥을 평소보다 빨리, 많이 먹었다. 야식을 먹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확실히 저녁밥을 많이 먹고 누우면 속이 좋지는 않았다. 스트레스를 받은 날이면 한 번씩 맥주나 약한 주류를 사서 먹기도 했다.


체력도 점점 떨어지고, 일자목에 두통이 종종 있던 나는 야근한 날이면 목 통증과 두통이 찾아오곤 했다. 타이레놀을 먹고 두통이 가라앉으면 다시 집중해서 일하고를 반복했다. 그런 날엔 업무 집중력도 저하되고 피곤함이 배가 된다. 이렇게 자세도 고치지 않고, 운동도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몸이 많이 망가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맘 먹고 명절 상여금으로 PT를 끊었다. 정말 큰 결심이었다. 효율과 절약을 항상 실천하던 내가 그 비싼 펄스널 트레이닝을 받는다니. 그만큼 이제는 운동이 너무나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결심을 할 수 있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투자는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하는 게 좋은 거니까(?)


그래서 PT를 시작했다.,일단 퇴근 후 평일에만 PT 강습을 받을 수 있어서 주 2회씩 PT를 받고 개인운동을 많으면 2회, 적으면 1회 정도 해서 주 3~4회 정도 헬스장에 간다. 운동을 가기 위해서라도 빨리 퇴근하는 날이 늘었다. 운동하고 집에서 밥 먹고 딱 씻으면 스트레스도 삭 날아가고 잠도 잘 온다. 원래 눕자마자 잠에 드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운동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훨씬 빨리 잠드는 걸 체감한다.


운동을 하니 잘 챙겨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닭가슴살도 주문했고, 집에 있었으나 거들떠도 보지 않던 멀티 비타민을 먹기 시작했다. 주말에 개인운동을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오이나 파프리카를 사가지고 온다. 깨끗이 씻어 먹기 좋게 자른 뒤 간식처럼도 먹고, 밥 먹을 때도 곁들여 먹는다. 아침은 거르는 것보다는 먹는 게 좋으니 시간이 되면 찐 고구마처럼 간단한 걸 챙겨 먹기도 한다. 평일 운동을 가는 날에는 회사에 찐 고구마나 닭가슴살을 가져가 4~5시쯤 하나 먹는다.


이처럼 건강하게도 먹지만 삼겹살, 순대국밥, 떡볶이, 디저트, 라면, 아이스크림 등 먹고 싶은 건 먹으면서 지낸다. 오늘 저녁엔 짜파게티에 돼지불고기를 조금 넣어서 쌈채소랑 같이 먹었다. 기름진 걸 먹으면 다음날 열심히 운동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맛있는 것들은 애써 참지 않는다. 먹고 싶은 걸 다 먹어도 문제지만 식단을 180도 바꿔버리면 꾸준히 식단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나는 나를 잘 안다. 못 먹으면 보상심리로 나중에 더 먹게 될 거라는 걸.


운동을 한 만큼 체력이 조금씩 올라오고 자세도 좋아지는지 일하는 시간 동안 더 몰입을 잘하게 되고, 목도 덜 아프다. 내 몸이 건강해지고 있다는 걸 느끼는 것도 즐겁고 조금씩 무게를 늘려 나가는 재미, 새로운 기구와 운동법을 배우는 재미도 쏠쏠하다. 살을 뺄 목적으로 했으면 즐겁기 보다는 힘들었을 것 같다. 근력량 증가와 체력 증가, 자세 교정을 목표로 시작하길 참 잘했다.


헬스 시작 초반이라 의욕이 넘치고 재미를 느끼는 걸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왕 재미들린 김에 이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운동 습관을 들여보려 한다. 한달 뒤에는 어느 정도의 변화가 있을지 인바디를 분석해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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