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부족한 점을 말해서 떠날 사람은 인연이 아니다
안정적인 관계의 조건
앤드쌤의 사랑방이라는 상담심리 관련 유튜브 채널을 보고 공감 갔던 내용이 있어 가져와봤다.
내 부족한 결핍을 드러내도 괜찮다 해주는, 함께 가자고 해주는 사람이 든든한 사람이다.
이 말이 너무 와닿아서 몇 번이고 영상을 돌려 봤다. 나는 왜 이 말에 꽂힌 걸까?
우리는 누구나 하나쯤 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혹은 남들에게 쉽게 털어놓지 않는 자신의 부족한 모습이 있기 마련이다. 자신의 모든 모습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여주는 사람도 있지만, 상대가 나를 안 좋게 생각할까 걱정하고 조금은 숨기며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후자의 경우가 더 많은 사람이었다. 내 안 좋은 모습들을 알고 나를 싫어하지는 않을까 두려움을 안고 항상 연애를 시작했었다.
서른한 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을 살면서 만난 사람 중에 힘들이지 않고 편하게 연애했던 관계는 어땠는지 생각해 봤다. 상당 부분 남들에게 숨기고(숨기려고 일부러 숨긴 건 아니지만 굳이 말하지 않았던) 살았던 나의 이야기를 듣고서도 별 일 아니라는 듯,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나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대했던 사람과 연애가 편했고 안정적이었다.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나에게 무심했던 것은 아니었다. 내가 내 약점을 드러낼 때든 아니든 항상 한결같은 태도로 나를 대했는데, 그의 그런 일관되고 믿음직스러운 모습에 안심하는 날들이 많았다. 그러한 안정감을 경험해봐서인지 ‘내 부족한 모습을 드러내도 괜찮다고 해주고 함께 가자고 해주는 사람’이라는 상담사의 말이 크게 와닿았던 것 같다.
가장 친한 친구가 결혼한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 결혼을 결심할 때 했던 말이 있다.
“얘만큼 내가 힘들 때 옆에 있어줄 사람은 없을 것 같아. 그리고 얘를 보면 뭔가 짠해.”
내 친구가 가족 관계에 있어서 심적으로나 여러모로 힘든 시간을 보낼 때 항상 옆을 지켜줬던 친구 남편의 옛날 모습이 떠올랐다. 잘될 때 옆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온갖 고난과 시련을 겪어도 옆에 있어주는 사람과의 관계는 사랑 그 이상의 가치를 공유하는 게 아닐까. 그래서 내 친구와 그는 결혼이라는 결실을 맺은 것이겠지.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나의 부족한 점을 드러내도 괜찮은 관계를 만나야지만 불완전한 두 사람이 만나서 서로를 채워주는 충만하고 안정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닐까?
*연재는 매주 월요일에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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