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기술 개발 자문 이종원 / KAIST 명예교수
레인지엑스의 이종원 교수는 골프역학, 역학골프를 주제로 다양한 학술연구와 집필 활동에 매진해 왔다. 전 세계 골프 시장이 주목해야 할 최신 기술 개발과 정밀한 물리 엔진을 적용해 유사 브랜드와 차별화를 이룬 레인지엑스의 이야기를 골프 과학 분야의 1인자, 이종원 교수의 목소리로 전한다.
네, 저는 스트로크플레이의 창업주주 중 한 명이자 1세대 레인지엑스 개발과 운영 과정에 참여한 이종원 교수입니다. 1세대 레인지엑스의 핵심기술 개발 및 시스템 상용화가 완료된 이후에는 비상근으로 전환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기술 자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원래 기계공학을 전공한 학자이자 엔지니어지만 골프역학이 부전공이라고 할 만큼 골프에 대한 애정이 매우 깊습니다. 미국 유학시절인 1977년 골프에 입문하고 1990년대 KAIST에 부임하면서 골프를 더욱 제대로 즐기게 되었습니다. 이후 2003년 미시간대학교에서 두 번째 연구년을 보낼 때 골프 스윙 운동을 측정하는 관성 센서 개발에 관한 공동연구를 하면서 골프를 연구의 대상으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 주로 중공업 분야의 발전 관점에서 진동에 관한 연구를 해왔다면 골프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 스포츠 산업으로 시야를 넓혀 우리나라가, 특히 세계 골프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필요한 기반 연구에 힘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골프역학을 주제로 다양한 학술연구와 강연, 집필 활동에 매진하며 전공 대학생이 읽는 전문서와 일반인 대상의 대중서를 출간한 것도 엔지니어들이 스포츠 산업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스포츠인들 역시 골프의 과학적 원리에 쉽게 다가가서 기술 향상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었습니다.
학계뿐만 아니라 실제 산업현장에서도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고자 (주)코오롱인더스트리 엘로드클럽부서, (주)티디지 등에서 기술 자문을 했으며 현재도 (주)볼빅의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레인지엑스에 합류한 것은 박진규 대표와의 각별한 인연도 있지만 일찍부터 VR에 관심이 높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미 오래 전에 자전거와 헬리콥터 시뮬레이터를 실험한 적이 있고, 1981년 국내에 처음 실내 골프 연습 시뮬레이터가 수입됐을 때 경험해보고 실망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만큼은 확실히 차원이 다른 골프 시뮬레이터를 만들어보자는 각오로 레인지엑스 프로젝트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골프역학은 기계공학에서 전통적으로 다루는 소위 4대 역학, 즉 고체역학, 유체역학, 열역학, 동역학 응용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동역학 원리는 제대로 가르치고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골프라는 친근한 스포츠를 매개로 동역학 원리를 설명하고, 이를 통해 골프용품 개발과 경기력 향상에도 기여하고자 2009년 『골프역학 역학골프』라는 방대한 내용의 교과서를 출간했습니다. 골프로 배우는 역학의 주제인 ‘골프역학’과 역학으로 배우는 골프의 주제인 ‘역학골프’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당시 창안한 ‘역학골프(Mechanical Golf)’의 개념을 지속적으로 체계화하여 후속 저술의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정통 골프역학에 관한 내용을 비교적 쉽게 전달하기 위해 기계공학 전공자를 위한 ‘골프역학’과 골프업계 실무자 혹은 경기자를 위한 ‘역학골프’ 세미나도 수차례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학을 스포츠에 어떻게 접목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학계 사람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는 ‘스포츠 연구를 이렇게 접목할 수 있다’는 것을 주로 다루고, 골프업계 종사자들에게는 그들이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내용을 이야기합니다. 강연 대상의 수준에 맞춰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다들 어려워하지 않고 진지하게 듣고, 질의응답 시간에 질문도 많습니다. 골프역학, 역학골프에 관한 지식에 목말라하고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골프를 매개로 스포츠 분야에서 과학화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골프 과학과 관련된 새로운 학문을 계속 연구하고 이를
차세대 레인지엑스 기술 개발에 적용하고 싶습니다.
레인지엑스 매장을 오픈하기 전까지 약 3년의 시간 동안 브랜드 컨셉을 잡고 기술과 제품 개발에 집중할 때, 저는 ‘어떻게 하면 기존의 실내 골프 연습시설과 다른 기술 변별력을 가지면서 좀 더 리얼한 필드 골프를 재현할 수 있는가’에 중점을 두고, 흥미 위주의 게임 요소보다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프로 골퍼들의 실질적인 실력 향상과 훈련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상했습니다.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대중화를 실현하기 위해 합리적인 가격에 성능을 개선할 방안을 고려했습니다.
이전에 다른 곳과 계약상의 문제로 성사되진 않았지만, 물리 엔진(골프공 탄도 시뮬레이션 프로그램)과 측정 센서 등 여러 기술에 대한 지원 요청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물리 엔진 개발 목표가 과학적 정밀성을 요구하는 트레이닝용이 아닌, 단순히 상업적 게임용이라는 인상을 받아 못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레인지엑스는 실제 선수도 ‘리얼’하게 느낄 수 있는 정확한 샷 환경과 탄도 재현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확연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임팩트 시 클럽과 공의 운동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정밀한 물리 엔진을 적용하여 유사 브랜드와 차별화를 이뤄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저 같은 전공자에게도 이해하기 쉬운 골프의 과학적 원리는 없습니다. 하물며 비전공자나 아마추어 선수에게는 더욱 생소하고 어렵겠지요. 경기력 향상을 위한 골프의 과학적 원리 중에서 꼭 한 가지를 소개해야 한다면 ‘각 효과’와 ‘기어 효과’를 응용한 구질 제어 기술을 들 수 있습니다. 빗맞은 타구의 구질을 교정할 때 도움이 되고, 중상급 경기자에게는 원하는 구질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는 실무자나 경기자를 만나긴 힘든 상황입니다. 다행히 이제 시대가 변하면서 TrackMan, GCQuad 등 측정 장비가 보편화되고 엄청난 양의 과학 데이터(일종의 빅데이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반인도 골프의 과학적 원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일반 대중과 비전공자들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키오스크에서 쏟아내는 기술 데이터에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또한, 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합니다. 선진국과 국내를 중심으로 인터넷을 활용한 온라인 강좌 등이 활발히 보급되고 있는데,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1세대 레인지엑스는 임팩트 시 클럽과 공의 정확한 운동을 측정하는 가성비 좋고 안정적인 센서 개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현재 레인지엑스는 1세대 기술 개발이 끝나고 성공적인 상업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을 유사 브랜드가 모방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이들과 차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높고 쫓아오기 어려운 고급 기술을 적용해야 합니다. 가상 현실감이 배가된 시스템 개발을 게을리하면 안 되는 것이죠. 골프 과학 분야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엄청난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골프역학, 특히 임팩트 역학과 물리 엔진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 진보가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십 수년 전 이론을 수정해야 할 만큼 새로운 이론이 쏟아져 나오고 있죠. 전보다 훨씬 더 실제에 가까운, 정확도를 개선한 차세대 레인지엑스 개발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골프역학 중 가장 풀기 어렵다고 말하는 게 ‘임팩트’입니다. 클럽이 공을 칠 때 클럽과 공이 닿는 시간은 약 0.0005초로 눈 깜짝할 사이입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1톤이 넘는 힘이 가해지고, 태풍의 중심 이동 속도와 비슷한 속도로 날아갑니다. 이것을 과학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이 무척 어렵습니다. 때문에 앞으로 연구 개발에 적용하여 발전시킬 기술은 ‘고속측정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간접 실험과 더욱 정밀하고 진화된 시뮬레이터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기술이 앞으로 더욱 보편화되어 레인지엑스를 비롯한 우리나라 골프 시장이 발전하면 좋겠습니다. LPGA 선수를 많이 배출하는 우리나라에 정작 골프를 배우러 오는 외국인 선수는 적다는 점이 씁쓸합니다. 골프 트레이닝 업계도 수준 높은 과학 지식을 활용한 유명 골프 스쿨이 국내에 많이 설립되길 바랍니다.
제가 오랫동안 골프를 즐겨온 이유는 그동안 생각한 이론을 스스로 검증하면서 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경험과 노하우가 녹아 들어 더욱 재밌습니다. 모든 스포츠, 구기 종목 가운데서도 과학과 접목하기 가장 좋고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스포츠가 ‘골프’입니다. 골프는 ‘과학의 보고’라고 할 수 있죠. 저는 리서치와 기술 개발에 관심이 많아 해외 자료를 자주 보는 편인데, 미국 골프 자료 중에 물리를 전공한 교수나 공과 계통 교수들이 쓴 전문 도서가 상당히 많지만, 국내는 이러한 골프 관련 서적을 저술하는 학계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골프를 매개로 스포츠 분야에서 과학화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골프 과학과 관련된 새로운 학문을 계속 연구하고 이를 차세대 레인지엑스 기술 개발에 적용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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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재욱 대표(사업부사장 COO)
2. 표세민 부사장(시스템개발총괄)
3. 이종원 카이스트 명예교수(개발자문)
4. 김의석 연구소장(시스템 기술개발)
5. 박진규 대표(CEO)
6. 김종훈 이사(브랜드 마케팅)
7. 레인지엑스의 얼굴, 운영팀
8. 김태복 프로 – 마스터 인터뷰
9. 이현호 프로 – 마스터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