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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잘 사는 진리 Mar 28. 2022

순환의 관성을 한 번은 끊어야 한다

달라지고 싶다면

하루아침에 게으름을 벗어던지기는 어렵다. 일상의 사건들은 쉽게 순환 구조를 이룬다. 아침에 일어나고, 회사를 가고,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 유튜브를 보다가 잠든다. 이런 하루가 한 달, 1년, 어쩌면 수십 년 동안 반복된다.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고리, 그 고리를 이루는 관성을 끊어야 한다.


아무래도 가장 좋고 편한 것은 현재에 만족하는 것이다. 그런 날들을 쭉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만족이 그렇게 지속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불만족도 순환의 고리를 끊기는 쉽지 않다. 회사를 가는 게 귀찮고 싫어도 계속 회사를 가고 있는 걸 보면 답이 나온다. 때로는 순환의 트랙을 올라타고 생각 없이 흘러가는 대로 앉아있는 것이 너무 편해서, 그 안전함과 편리함을 포기하기가 어려워서, 그 고리를 끊어내거나 뛰어내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만족 또는 안정은 순환의 고리를 유지하는 힘이 된다.


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두 가지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지금 일상의 순환구조가 진절머리 나게 싫거나, 내가 원하는 새로운 것에 대한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


전자는 건강한 방식이 아닐 확률이 높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엄마는 가끔 나에게 회사를 너무 열심히 다니지 말라며, 유튜브에 나오는 수많은 퇴사생들의 이야기를 한다. 회사에 다녀도 희망도 없고 회사 사람들이 괴롭히는 일도 있어서 생각지도 못하게 공황장애까지 앓았던 청년들을 보며 나도 그럴까봐 걱정이 되었다고 한다. 나는 그 정도로 온몸 바쳐 열심히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회사 사람들도 다 친절하지만 어쨌든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번아웃은 예고를 하고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특히 건강의 상실은 순식간에 찾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 순환의 고리를 건강의 이유로 끊게 된다면, 그건 내 의지로 벌어진 일이 아니기 때문에 통제와 극복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그런데 그렇게 아픔을 겪은 사람들은 결국 그걸 극복해내면서 거의 도인 같은 포스를 풍기기도 하는 듯).


후자,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새로운 합에 대한 절실함은 결코 쉬이 생기는 감정은 아니다. 이것은 곧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잘 알고 실천을 하고 싶어서 애가 타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일단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부터가 어렵다. 그걸 찾기 위한 시간을 따로 만들 필요도 있을 것 같지만 내 시간은 이미 내가 원래 하고 있던 일들에 잠겨 있고, 시간을 낸다고 해서 그게 될 일인가에 대한 확신도 없다 보니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나로 하여금 스스로를 가두게 만든다.


그래도 순환의 관성을 한 번은 끊어야 하고, 진절머리와 절실함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일단은 절실해지는 편을 고르려 한다. 회사 생활이 꽤 좋은 편이기 때문에(개인적인 감정이 좋은 것보다는, 다른 회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라고 생각한다는 뜻) 진절머리는 날지 안 날지도 모르고, 아픈 건 정말 싫으니까 절실함을 찾고 싶다. 자를까 말까 늘 고민되는, 스스로를 시험에 들게 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꽤 많은데, 이걸 언제 다 가위질을 한담.


그래도 하다 보면 되겠지, 하나씩 하는  별거 아닌  같고 귀찮아서 아무것도  하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제라도 깨우쳤으니, 가위질을 하든, 칼질을 하든, 이로 잡아 뜯든, 뭐라도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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