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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잘 사는 진리 Mar 13. 2023

취준 때 가장 도움이 됐던 경험이 밴드 동아리였던 건

진심 100%

기업 대외활동이나 공모전, 경영 학회 같은 것 그럴듯해 보이는 것 말고 소위 ‘노는 동아리’를 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걱정 마세요! 노는 동아리도 도움이 돼요!’라는 말을 꼭 하고 싶다.


대학생 때 학회, 공모전, 대외활동, 학생회, 동아리, 봉사활동 등 안 해본 게 없는데, 그중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건 밴드동아리다. 사람이 남았느니 그때 아니면 못하는 활동이니 하는 뻔한 이야기도 할 수 있겠지만, 의외로 밴드동아리 활동은 자소서를 쓸 때나 면접을 준비할 때에도 잘 써먹었다.


그냥 놀기만 했다고 생각했던 밴드 동아리 활동도 하나의 ‘조직’이다. 그렇기 때문에 밴드 동아리는 조직 내에서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고, 사람들과 조화롭게 지내려는 노력과 갈등을 풀어 나가는 방식을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 동아리가 굴러가도록 자원을 조달해야 하고, 적은 예산 안에서 공연도 해야 하고, 엠티도 가야 한다.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야 하고, 그러다가도 불쑥 찾아오는 난관과 갈등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 그 안에서 나는 어떤 성향과 태도를 가진 사람인지도 알 수 있다. 리더의 역할을 하는지, 중재자의 역할을 하는지, 리더만큼이나 의미 있는 팔로워의 역할을 하는지도 알 수 있다.


실제로 자기소개서를 쓸 때, 면접을 할 때 듣는 질문은 대부분이 그런 것이다. 나의 장점, 단점, 가장 의미 있었던 경험, 갈등을 해결했던 방법,... 밴드 동아리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답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또한 밴드 동아리 이야기를 꺼내면 갑자기 분위기가 풀어지면서 ‘오잉? 고루한 줄 알았더니 나름 활발한 구석도 있나 보네?‘ 하는 호기심 어린 눈빛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덤(사실 그게 제일 중요).


청춘이기 때문에 더 즐기라는 뻔한 말을 하고 싶은 건 아니다. 그때의 불안은 나도 잘 아는 것이니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침대에 드러누워 있지 않은 이상 뭐든지 이야기로 엮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생 때 굳이 ‘지금 이 경험이 나중에 어떻게 쓰일까, 어떤 게 나의 역량을 증명하는 데에 산뜻하게 도움을 줄까’ 생각하지는 않아도 된다.


여기까지는 걱정 말라고 하는 말이었고, 정형화되지 않은 다양한 활동을 해보는 것은 개인의 삶을 꾸려나가는 데에도 분명 도움이 된다.


대학생은 남의 돈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험난한 테스트가 아닌 호의적인 기회들이 주어지는 때다. 그러니 내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는 게 좋을지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많이 만드는 게 좋다. 분야도 좋고 역할도 좋다.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역할을 경험해 보자. 분야는 업종이 되고, 역할은 직무가 된다. 스토리라인은 나중에 짜도 된다. 이렇게 저렇게 조합을 하다 보면 스토리는 만들어지게 된다.


이 경험이 나중에 어떻게 쓰일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뚜껑을 열어 보기 전까지는 나의 설계가 유효타가 될지에 대해 제대로 된 정답도 낼 수 없으며, 경험을 아름다운 추억 그 이상의 것으로 만드는 것은 내가 무슨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어떤 마음으로 임해서 어떤 것을 얻어오느냐, 그것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의 문제다.


무엇보다, 오래도록 재밌게 지낼 사람이 남았으면 좋겠다. 추억만으로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할 만큼!


그리고 취업이 아닌 길도 꼭 생각해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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