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기대한 걸까
적성과 흥미를 찾으라는 말, 정말 어려웠어요. 생각해 보면 저는 운명같이 찾아올 그것들을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근데 그게 될 리가 있나요! 시험 준비를 하는, 모태솔로인 친구가 연애를 하고 싶은데 자연스럽게 만나고 싶어서 소개팅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과 같은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르겠는데 ‘무엇’을 찾으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지는 않는 상태는 운명적인 사랑을 기다리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답답하면 찾아 나서야 합니다. 뭐라도 해봐야 해요. 돈도 들여봐야 합니다. 헤매는 것이 길을 돌아가는 것 같고, 와중에 잘 나가는 옆 사람은 이미 본인의 길을 찾은 것 같아 마음이 조급해지더라도, 결국 그게 가장 빠른 길이더라고요.
물론 시도해 본다고 해서 내 것을 찾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선택지를 소거할 수는 있죠. 시도하지 않는 것은 시험지를 받아놓고 시험지 위 홀로그램으로 답이 두둥실 떠오르길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일은 5지선다가 아니기 때문에 찍어서 답을 맞힐 확률은 낮습니다.
막상 무언가를 시도하려고 보면 내가 해보려는 것들은 거참 흔하기 짝이 없습니다. 뭐라고 형용하긴 어려운데요. 그런 거 있잖아요. 인스타 키우기, 유튜브 하기, 운동하기, 책 읽기,... 어우! 어떻게 보면 오글거리기까지 한 이런 것들은 너무 흔해서 나의 운명이 아닐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어요. 그것들을 시도하기를 마다하는 사람에게는 연애 조언 같은 그 말을 던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한 번 만나보고 결정해”
운명은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거라는 말이 있죠? 최근에는 들은 적이 없는 거 같아 ‘지대 짱이다’ 같은 느낌이 들긴 하는데요. 저는 ‘개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왠지 꼬마용사가 ”얍얍!“ 하고 목칼을 휘두르며 조금씩 몬스터들을 해치우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꼭 최종보스를 무찌르지 않아도 몬스터 하나하나가 ”꾸엑“ 하고 소멸될 때마다 뿌듯하잖아요. 꼬마 몬스터를 1 킬 할 때마다 경험치가 쌓이고 레벨이 올라가는 것처럼, 내가 시도해 볼 것이 너무 작고 귀여워서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어도 그 길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뭐든 해보세요! 모르겠으면 요즘 잘 나와 있는 클래스 정기 구독권이라도 끊어서 눈길이 가는 것, ‘이건 뭐야?’ 싶은 것을 들어보세요. 저는 바쁜 일이 끝나면 타로 클래스랑 가드닝 클래스, 소설 쓰는 법 클래스를 들을 거랍니다^_^
글을 읽기 전보다 조금은 덜 답답한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