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돼지의 슬픔-<P짱은 내 친구>

돼지는 100kg을 넘을 수 있을까

by 북도슨트 임리나


돼지에 대한 글을 쓰면서, 또 하나 옛 기억이 떠올라 찾아봤다.


일본에서 생활하던 때 매스컴에서 언급되던 '초등학생들의 돼지 키우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초등학생들이 학교에서 돼지를 길렀구나'하고 지나쳤는데


지난 번 글에서 소개한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를 읽고는 그 때 기억이 떠올랐다.






32466652940.20221019131607.jpg




돼지를 키운 채식주의자저자이동호출판창비발매2021.06.01.


그래서 나의 기억을 쫓아 찾다보니 내가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가 영화화 되었다는 걸 알았다.


'p짱은 내 친구'라는 제목으로 한국에 개봉되었다.


지금도 OTT서비스 하는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movie_image.jpg?type=m665_443_2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만이 아니라 책으로도 있다.



32496186910.20221227204156.jpg

돼지가 있는 교실저자쿠로다 야스후미출판달팽이출판발매2011.04.27.



요약하자면 이렇다.


초등학교 처음으로 부임한 쿠로다 야스후미(저자가 선생님)선생님은 아이들과 돼지를 키우자고 하고 학교의 허락도 받는다.


단순히 키우기만 하는 게 아니라 돼지를 알기 위해 축산업자도 와서 강의를 하고


도축장에도 가보고, 그림책도 만들고, 돼지 집도 만들고 등등.


그야말로 학생과 학부모 학교가 혼연일체가 되어 돼지를 2년쯤 기른다.


(영화에서는 1년으로 나오지만, 실제는 2년이다.)


그러다 아이들은 졸업을 하게 되고 p짱이라고 이름 붙인 돼지를 어쩔 건지 회의를 하게 된다.


영화에서나 책에서나 이 회의 부분이 압권이다.



하나는 후배에게라도 인계해서 돼지를 기르자는 의견이고


나머지는 우리 선에서 해결하는 의미로 도축장으로 보내자는 의견이다.


실제이지만 정말 딱 반이 나뉜다.


그래서 선생님이 한 표를 행사하는 것으로 하는데 선생님은 도축장으로 보내자는 의견을 낸다.



처음 영화를 볼 때, 선생님이 왜 이런 의견을 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다시 보니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에게 마음의 짐을 남기지 않으려는 '책임감'이란 걸 알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실제로 1993년에 있었던 이야기이고 책으로는 2003년에 출간되었다.


영화는 2008년에 상영되었다.


이 학교의 프로젝트가 알려지자 세계 각국의 학교에서 비슷한 '돼지 기르기'를 시도했는데


학부모와 동물 보호 단체에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고 한다.



교육적인 입장에서 보면 '초등학생이 돼지를 키웠다.'이겠지만


돼지 입장에서 보면 이 이야기는 아주 다른 이야기가 된다.



이 책에서도 나오는 이야기가 있는데 축산 업자가 와서


'돼지는 100kg에서 도축된다.(6개월 가량)'이라고 설명했을 때


한 아이가 설명한다.


'그럼 100kg이 넘으면 어떻게 되나요?'


라고 하자 축산 업자는 대답한다.


'그런 경우는 없다.'고.


그때는 이미 p짱이 100kg을 넘었을 때였다.



이 대목이 이해가 안되고 의문이 남았었다.


100kg이 넘는 돼지가 없다고? 어째서?



지금 여기까지 돼지를 만나면서 알게 되었다.


돼지를 '고기' 목적 외에 다른 이유로 키우지 않는다는 것(키울 수 없는 것일 수도)이다.



돼지를 '고기 상품'으로 키우는 돼지 농장 외에 돼지를 키우는 사람이 있을까?


돼지가 친근하고 흔한 동물이기는 하지만


돼지는 이야기 속에서나 '고기'로만 존재하는 것이다.



6개월이 지나 살아 남은 돼지는 과연 존재할까?


이전 글에서 '사로잡는 얼굴들'에서 12년 된 돼지의 사진을 소개했었다.


아주 특별한 경우만이 돼지는 6개월 이후에 살아남는 것이다.



드디어, 다음 회에서 우리 나라에 6개월이 지나 '살아남은 돼지'이야기를 해야겠다.








keyword
이전 10화<<고기로 태어나서(한승태)>>를 읽은 혼란스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