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단편소설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많은 작가들은 장편 소설을 쓰고, 사람들은 장편 소설을 읽는다.
단편 소설은 국어 시간에 만나는 정도라고만 생각한다.
문학상을 탔다는 단편소설집이 나오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뛰어난 한 편을 보기보다는 장편 소설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작가들은 단편 소설에서 시작한다. 습작을 단편 소설로 하고 등단도 단편 소설로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단편 소설들은 독자 입장에서 찾아 읽기도 어렵다.
마음에 드는 한 작품을 읽자고 한 권을 사기는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또 단편 소설이 어느 작품집에 들어 가 있는지 찾기도 어렵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단편 소설을 찾아 읽다 보니 온갖 유명한 작가들을 다 모아놨네 하고 감탄하는 단편 소설집이 있었다.
현재 이 책은 절판에다 중고도 없다.
내가 처음 발견했을 때는 중고가 있어서 구매해서 읽었다.
물론 리뷰에도 악평이 꽤 보이듯, 편집 상태는 조악했고, 번역도 엉망이기는 했다.
그러나 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 것은 작가들의 라인업이었다.
-목차-
어느 병사의 모험 - 이탈로 칼비노
난 당신과 자지 않았어요 - 도리스 레싱
제발 좀 조용히 해줘! - 레이몬드 카버
어둠 속의 사랑 - 로버트 보스웰
비행기를 갈아타기 세 시간 전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발견 - 나딘 고디머
웃는 남자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첫사랑 - 사무엘 베케트
이름만 봐도 세상 유명한 작가들은 다 모아놨다.
심지어 이 책은 도리스 레싱이 노벨 문학상을 타기 이전에 출간됐다.
하나의 콘서트에 스타들이 모인 것처럼 한 책에 인기 작가들이 모인 게 반갑다.
또 다른 형식의 단편집을 이야기하자면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이다.
보르헤스는 단편으로도 충분한데 뭐 하러 길게 쓰냐며 단편 소설만 고집한 작가이기도 하다.
그리고 본인이 엄선한 단편소설집을 '바벨의 도서관'이라고 이름 붙여서 모았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6709323
총 29권이다.
현재는 품절로 나는 낱권씩 모으고 있다. 아직 29권은 다 모으지 못했다.
단편 소설은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다는 장점과 단편 소설만이 가지는 짧은 스토리의 힘과 감동이 있다.
시간이 없고, 재미있는 책을 찾기 어렵다면 '단편 소설'을 추천한다.
참고로 어떤 작가의 소설책을 살 때 장편소설인지 단편 소설집인지 헷갈릴 때가 있는데 '장편소설'의 경우는 보통 '장편소설'이라고 명시하고 만약 단편 소설집이라면 그냥 '소설'이라고 쓰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