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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세상, 감사하는 마음

#놀라워할 줄 아는 능력 #모든 것을 의심하라 #창의성의 원료, 재미

놀라워할 줄 아는 것도 능력!


                                                  

런던 ‘과학박물관Science Museum’의 달 착륙선과 우주인 모형.

 

 

“훌륭한 철학자가 되려는 우리에게 필요한 오직 한 가지는 놀라워할 줄 아는 능력이다. 어린 아기에겐 누구나 이런 능력이 있는 게 분명하다. 슬픈 사실은 우리가 자라면서 중력의 법칙에만 익숙해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지. 동시에 이 세계 자체에 길들고 있는 거다. 어쩌면 우리는 유년 시절을 보내는 동안 세상에 대해 놀라워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로 인해 무엇인지 근본적인 것을 상실하고 말았지. 사람들 대부분이 일상 생활에 쫓겨서 삶에 대한 경이감을 잃어버린다. 이들은 토끼 가죽 깊숙이 기어들어가 몸을 편안히 자리잡고는, 여생을 거기에서 지낸다. 세계와 만물은 어린 아이에겐 놀랍도록 경이롭고, 새로운 그 무엇이다. 그런데 모든 어른이 세계를 그렇게 볼 수는 없다. 대부분의 어른은 이 세계를 완전히 정상적인 것으로 체험하지. 철학자에게 이 세계는 여전히 수수께끼 같은 신비의 세계로 비쳐진다. 철학자와 어린이는 이처럼 중요한 공통된 특성을 갖고 있다. 철학자는 일생 동안 어린 아이 마냥 감수성이 뛰어나다고 장담해도 좋으리라.”


- 『소피의 세계』(요슈타인 가아더, 현암사, 1996)




소설 형식의 철학 입문서 『소피의 세계』 첫 부분에 ‘놀라워할 줄 아는 능력faculty of wonder이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많은 이들이 어른이 되면서 점점 잃게 되는 능력이죠.

 

그런가 하면, 나이가 들어서도 동심을 잃지 않고, ‘호기심 많은 아이처럼’ 끊임 없이 탐구하고, 또 질문하고, 답하기를 이어간 이들도 있습니다. 아인슈타인, 피카소 같은 창의적인 인물들 말입니다.

 

감탄하고, 놀라워 할 줄 아는 능력, 우리 아이들이 이 보석 같은 재능을 더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노년에까지 동심을 잃지 않았다는 천재 물리학자 앨버트 아인슈타인. (사진 출처: Arthur Sasse, United Press, 1951)

 

 

조앤 롤링 J. K. Rowling

한때 파산하고 이혼당한 채 어렵게 지내다가 12곳의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한 끝에 발간한 해리 포터 시리즈로 늦깎이 성공.

 

헨리 포드 Henry Ford

미국 3대 자동차 회사 중 하나인 포드Ford 자동차의 창업가. 혁신적인 ‘모델 T’라는 자동차를 만들어낼 당시 그의 나이는 45세.

 

찰스 다윈 Charles Darwin

평생을 조용한 동식물 학자로 지내다가 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종의 기원』을 1859년 50세의 나이에 출간.

 

- ‘40대가 넘어서 비로소 성공한 유명한 20명’, <비즈니스 인사이더> Business Insider, 2014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엔 두 가지가 있다. 마치 아무 것도 기적이 아니라는 듯이 사는 것과 모든 걸 기적으로 여겨 감사하며 사는 것이다.” There are two ways to live your life. One is as though nothing is a miracle. The other is as though everything is a miracle.


- 앨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 물리학자


 

 

런던 외곽 ‘그리니치 천문대Royal Observatory, Greenwich’.

천문대 입구 오른편 쪽문으로 난 길을 조금 걸어 들어가면 벽에서부터 바닥까지 이어진 선이 있다. 세계 표준시GMT, 경도의 기준이 되는 ‘본초자오선’이다. 아이는 그 심오한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경계선을 토끼처럼 뛰어넘고 논다. 나는 한 발은 어제(과거)에, 다른 한 발은 내일(미래)에 놓고 걸쳐 섰다. 민 군은 경계선 위에 두 발을 모두 올렸다. 앞으로 이 아이는 어떻게 커 가게 될까?






 

 

‘원래부터 그런 건 없어~’

 

런던 숙소 근처의 동네 서점에서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민 군.


  

‘낡은 벤치를 지키는 군인 이야기’


어느 군부대에 새로 부임한 대대장이

부대 시찰 중 이상한 광경을 보게 됩니다.

덩그러니 놓인 보잘것없는 낡은 벤치 하나를

두 명의 병사가 지키고 있던 것이죠.

 

“이 벤치를 병사들이 왜 지키고 있는 건가?”

동행한 부하 지휘관들에게 물었지만

“이전부터 해 오던 것”이라고만 할 뿐

이 이상한 경계 근무를 왜, 언제부터 하게 됐는지

어느 누구도 제대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신임 대대장은 속으로 의아해 하면서도

부임 초부터 괜한 잡음만 만들어 낼까봐

그냥 그대로 덮어두고 지나가기로 합니다.

 

이후로도 부대장은 계속 바뀌었지만

낡은 벤치를 지키는 경계 근무는

오래도록 그렇게 계속됐습니다.


 -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채사장, 웨일북, 2017)의 에피소드를 재구성






이 벤치의 비밀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사정은 이렇습니다.

 

애초 벤치는 아주 오래 전 부대 창설 직후 병사들의 휴식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어요. 하지만 병사들에게는 잠시 앉을 여유도 없었던 터라 벤치는 별다른 쓰임새 없이 잊혀져 갔지요. 그러던 어느 날 상급 부대장이 이 곳에 시찰을 오게 됩니다. 부대 정비 과정에서 방치된 낡은 벤치가 눈에 띄니 새로 페인트칠을 하게 됐겠죠? 당시 관할 중대장은 페인트가 마르기 전에 병사들이 벤치에 앉아 칠을 버리게 될까봐 두 명의 병사들이 돌아가며 지키게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 후 수십 년을 이어오게 된 ‘벤치 경계 근무’의 진실이었던 겁니다.

 

 



 

애초 그럴만한 이유를 갖고 만들어진 것이

어느 순간부터는 본래의 의미는 잃어버린 채

 

‘그냥 전부터 그래 왔으니까…’ 하고

 

관행처럼 이어가는 일이 얼마나 많나요?


 

아무도 의문을 갖지 않게 된 당연해 보이는 일들 중에는 사실 따지고 보면 긴 인류의 역사에서 보면 어떤 절대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시대에 따라 변해 왔고 지금과 같이 하게 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들이 많아요.

 

 

하루 세끼 시간에 맞춰 밥을 먹고,

일주일 중 5일을 일하고 이틀은 쉬고,

나이가 차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이는 아빠의 성을 따라야 하고…
 





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누구도 계획하거나 의도하지 않은 변화가 일어나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는 누군가 ‘왜, 꼭 그래야만 하지?’ 의문을 갖고 다른 방법을 시도해 적극적으로 변화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보이지 않는 벤치’기존 질서에 대해 대부분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말 때 누군가는 ‘왜?’라고 의문을 품습니다. 그리고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 냅니다.



 

< 영감 호출 문장 3가지 >


“이거 왜 그래요?”

“원래는 뭐였어요?”

“꼭 이렇게 해야만 하는 거에요?”


- 한명수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디자이너),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 분>(세바시) 강연 중

 

                                                  

‘배달의민족’ 한명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의 세바시 강연 영상 캡쳐 이미지.

영상 링크



 

세상을 바꾼 사람들, 남다른 아이디어로 혁신을 일궈낸 사람들은 기존의 당연해 보이는 것들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왜 꼭 그래야 해?’

‘애초에 왜 이렇게 정해진 거야?’

‘그런데, 꼭 이렇게만 해야 해? 다르게 하면 안돼?’

 

이 세상에 당연한 건 없습니다.

 

으레 당연시 되는 것들, 너무나도 확실해 보이는 것들에 이전부터 그렇게  왔으니까’, ‘다들 그렇게 하니까하고 무비판적으로 그냥 따를 것이 아니라 정말?’ ‘과연 그럴까?!’ 과감하게 의문을 제기하는 !


새로운 생각의 지평을 열어젖히는 둘도 없이 좋은 질문법입니다.




런던 이층버스double-decker 안에서 ‘영국 신사처럼’ 신문 보기.






꼭 쓸모 있어야 창의성일까?


                                                  

런던 장난감 가게에서 만난 패딩턴Paddington.

 <패딩턴> 시리즈는 영국의 아동 문학 작가 마이클 본드(Michael Bond, 1926~2017)의 작품을 원작으로 만든 극장용 실사 영화다.

 

 

앞서 창의성을 정의하는 핵심 요소로 ‘독창성’과 ‘유용성’을 들었는데요.

 

많은 전문가들이 그렇게 얘기하니 결국 새롭기만 해서는 안 되고, 동시에 쓸모도 있어야 창의적이라고 인정받는 풍토가 굳어져 왔어요.

 

그런데 ‘쓸모 없는독창성이란 정말 그렇게 의미가 없는 걸까요? 혹시 우리가 ‘쓸모 있는창의성에만 너무 집착하고 있는  아닐까요?

 





‘쓸데없이 고퀄리티’쓸고퀄라는 말도 있듯이 어떤 사람들은 ‘쓸데없이 창의적’이기도 합니다.

 

우리 인간의 뇌는 일상적으로 반복되는routine 일은 거의 자동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화해요.

 

안방에서 나와 거실 화장실을 가고,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입으로 넣고 하는 그다지 많은 생각이 필요하지 않은 일에 뇌의 에너지를 지나치게 소모하지 않아도 되게끔 말이죠.


심지어 운전이나 수영처럼 생존에 직결된 일에도 이런 자동화 프로세스가 일부 작동하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사실 ‘혁신 크게 필요치 않다고   있죠.

 

그런데도 왜 어떤 사람들은 굳이 이런 쓸데없는 데까지 창의성을 발휘하려 할까요?

 

그건 바로 ‘새로움’을 추구하는 ‘재미’ 때문 아닐지.

 

 

우리는 모두 태어나면서부터 타고난 ‘놀이꾼’이었어요.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놀이하는 사람들와 같은 거창한 이야기를 끌어오지 않더라도, 유희, 즐거움을 추구하는 건 우리 인간의 기본 속성 중 하나죠.

  

그래서인지 많은 전문가들은 ‘놀이’가 인간의 본능적인 느낌, 감정, 쾌락 욕구를 채워 주며 거기서부터 창조적인 직관과 통찰이 나올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실제 놀이는 종종 엄격한 규칙으로 틀 지워진 기존 세계에 작은 균열을 내고, 선을 넘는 발칙한(?) 상상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관행을 뛰어넘는 새로운 대안을 찾게 도와주기도 합니다.


굳이 ‘대안을 생각할 필요도 없이’ 안주하게 만드는 자동화 프로세스에서 잠시나마 일탈을 가능하게 해 주니까요.

 

무엇보다 놀이는, 누가 시켜지 않아도 스스로 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을 가졌죠. 자발적 동기로 이어져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을 찾고, 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줄 수 있습니다.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에서부터 친구들과 서로 부대끼는 몸 장난, 만우절 거짓말처럼 친구를 골려 주기 위한 악의 없는 장난에 실없는 말장난, 언어 유희까지 놀이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지요.

 

예를 들어,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 『멋진 여우씨』 등으로 인기 있는 영국의 소설가 로알드 달(Roald Dahl, 1916~1990)의 책 중 『아북거, 아북거』(Esio Trot, 1989)라는 작품은 ‘거북아’를 ‘아북거’로 바꾸듯 거꾸로 읽는 놀이가 소재가 됐어요.

 

회문回文, palindrome, 즉 거꾸로 읽어도 똑같은 어구를 말하는데요. 예를 들어 “Madam, I’m Adam. 부인, 저는 아담이라고 합니다.”은 뒤에서부터 읽어도 그대로 “Madam, I’m Adam.”이 됩니다.

 

이게, 영어권뿐 아니라 한자 등 다른 언어에서도 통용돼요. 우리말에서도 ‘오디오’, ‘스위스’, ‘토마토’ 같은 단어는 물론 ‘소주 만 병만 주소’, ‘다시 합창합시다’처럼 문장도 가능하죠.

 

요즘은 아예 ‘댕댕이’멍멍이, ‘띵작’명작, ‘커엽다’귀엽다처럼 한글 자모를 모양이 비슷한 것으로 바꿔 다르게 표기하는 ‘야민정음’이라는 놀이까지 나와 적지 않은 호응을 얻었죠.

 

심지어 명작masterpiece을 뜻하는 띵작의 영어 번역어는 m을 r과 n을 붙여 써서 rnasterpiece라고 해 놨더라고요.

 

사람들, 정말 쓸데 없는 데까지 너무 창의적으로 놀죠?

 


“플레밍은 골프를 칠 때 클럽 한 개만으로 한 라운드를 다 치거나, 남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땅에 드러눕기도 했으며, 퍼팅을 할 때는 클럽을 당구채처럼 쥐고 사용했다… 그는 자신의 장난꾸러기 기질을 일과 후의 시간에만 발휘하지 않았다. 일하면서 놀았고,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일을 가지고 놀았다… 놀이는 그가 일하는 방식이었다.”


- 『생각의 탄생』(Spark of Genius,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미셸 루트번스타인, 에코의서재, 2008)   

 


1928년, 항균 물질 리소자임과 푸른 곰팡이에서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penicillin을 개발한 영국의 세균학자 알렉산더 플레밍(Alexander Fleming, 1881~1955).

 

그는 골프, 당구, 사격, 탁구, 포커, 브리지, 퀴즈 등 온갖 스포츠와 게임을 즐기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런 놀이에 대한 그의 열정은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서도 결코 따로 분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플레밍 외에도 과학자, 발명가나 작가, 음악가 같은 예술가 등 자기 영역에서 역사적으로 큰 성취를 일궈낸 사람들 중에서 ‘놀이하듯 연구하고’, ‘놀이하듯 창조한’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말이 있죠?


“물 웅덩이를 보고 그냥 지나치면 아이가 아니다.”

 

아이들이 때로는 진흙탕에서 장난치면서 원초적 충동과 감각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게 조금만 내버려 두면 어떨까요? 옷 좀 더러워진다고, 아이의 놀이 본능을 억압하지 말자구요.

 

‘음식 갖고 장난치면 못써!’ 이런 구식 훈계도 조금은 더 참고, 때로는 눈감고 지나가 주면 어떨까 합니다.

 

멀쩡한 물건을 부수고, 고장 내는 거야 허락하기 어렵겠지만, 기왕에 못쓰게 된 전자 제품 같은 게 있다면, 아예 이 참에 아이가 뜯고, 분해해서 살펴보고 놀 수 있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보이지 않던 내부의 작동 원리를 깨우칠 좋은 기회가 될 테니까요.

 

보드 게임, 퀴즈, 퍼즐, 조립하고 부수고 놀 수 있는 장난감… 특히 ‘지적 능력’을 요하는 놀이는 분명 창의성에 도움이 됩니다. 거기다, 단지 즐거움을 위한 놀이와 진지하게 해야 할 일 사이에서 ‘경계를 넘나들며’ 창의적 해법을 찾는 방법을 익힐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그저 재미 삼아’ 해 보는 놀이가 의도치 않게 골치 아픈 문제를 푸는 해결의 실마리를 가져다 줄지도 모르죠.


 

반드시 어떤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강박은 놀이의 즐거움에 앞서 창의마저도 스트레스가 되게 합니다.

 

당장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몰라도, 일단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즐거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즐거움’ 그 자체를 아이들로부터 빼앗아선 곤란합니다.

 

‘대체 저런 걸 왜 하지?’ 핀잔을 들을 정도로 언뜻 보기에는 쓸모 없어 보이는 일, ‘그게 뭐 그리 중요한 거라고…’ 힐난을 들을 정도로 일견 대단치 않아 보이는 일에 대해서도 독창적인 생각을 추구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하는 것, 그게 내 아이를 창의적으로 키워주는 길입니다.


 

“놀이는 인간의 창의성을 높여주는 가장 창조적인 행위다. 놀이는 우리가 어려운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도와주고 삶의 지평을 넓혀주며, 우리의 능력과 기술이 완벽하게 숙달된 상태에 이를 수 있도록 촉진하는 창의적인 과정의 필수 성분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면의 욕구와 욕망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놀이가 진정한 놀이라는 점이다. 그것만이 우리가 일에서 지속적인 쾌감과 만족을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결국 놀이 없이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 스튜어트 브라운Stuart Brown, 미국 국립놀이연구소 소장

『플레이, 즐거움의 발견』(흐름출판, 2010)에서 재인용






<영국 국기와 런던의 빨강색 트리오> 류민 글, 그림.


<영국 국기와 런던의 빨강색 트리오> 류민 글, 그림.



런던에는 빨강으로 된 게 참 많다. 이층버스, 전화부스, 우체통, 국기에도 빨강이 들어가 있고, 버킹엄 궁전을 지키는 근위병 옷에도 빨강이 있다. 런던에서 빨강색 찾기는 ‘식은 죽 먹기’다.


그런데 런던 사람들은 왜 그렇게 빨강색을 좋아하는 걸까? 아빠에게 물어봤다.

아빠도 ‘글쎄~ 왜일까?’ 하며 되물었다. “민이 생각은 어때?”


“응~ 옛날에 싸우러 나갈 때 겁먹지 않고 용감하게 싸우라고 빨강색을 많이 쓴 거 아닐까?”


아빠가 인터넷으로 찾아봤더니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옛날에 십자군이라는 군대의 상징이 빨강색 십자가여서 그 때부터 빨강색을 많이 썼다는 거다.


다른 이야기는 런던 날씨가 항상 흐려서 사람들 마음이 우울해지기 쉬워서 그걸 막으려고 강렬한 빨강색을 더 좋아하게 됐다는 거다.


나는 빨강이 많은 런던이 좋다.





런던 자연사박물관 내 공룡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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