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Seok Kim Nov 09. 2018

크로아티아를 렌터카로 여행할 때 알면 좋을 것들

자그레브 to 두브로브니크, 자동차와 함께라서 다행이야

 지난 6월 신혼여행으로 크로아티아를 다녀왔습니다. 최근 대한항공이 크로아티아 직항 노선을 정규 편성하면서 제작한 TV 광고를 보면서, 또 아직도 국내 데이트에서 그 때를 떠올리는 순간들을 마주칠 때마다 아내와 크로아티아 여행 얘기를 하곤 합니다.


그만큼 크로아티아 여행은 "인생 여행"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순간순간이 아름다웠던 여행이었습니다. (물론 신혼여행이어서이기도하겠지만요^^;)

도시 투어+자연 속에서의 트래킹+아드리아해 스노클링 모든 게 가능했습니다.

 제 생각에 크로아티아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흔히들 유럽 여행에서 기대하는 중세 유럽을 느낄 수 있는 도시 투어뿐만 아니라 자연 속에서의 트래킹+아드리아해 스노클링 등 해양 액티비티 모두를 코스 속에 자연스럽게 포함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이동 거리가 길고, 서유럽처럼 철도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렌터카는 거의 필수입니다.

Flix 버스는 유럽 곳곳을 연결하고 있으며, 앱을 통해 버스 실시간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습니다.

 물론 Flix 버스나 블라블라카를 통한 이동도 얼마든지 가능하고 실제로 렌트카 없이 신혼여행을 다녀온 친구도 있습니다만 자동차를 통해 이동하는 것이 가장 편하게 다양한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길인 것 같습니다.


 저는 해외에서 렌트를 해보는 것은 처음해보는 경험이었기 때문에 걱정도 많았고 몰랐던 것도 많았는데, 다녀와서 알게된 TIP들을 공유합니다.


렌터카 예약


 해외에서 렌트카를 대여하기 위해서는 국제 운전면허증이 필수입니다. 이 외에 준비물이 있다면 렌트카를 예약하는 것이겠죠? 해외 렌트카 역시 국내 렌트카처럼 미리 예약할 수록 저렴한 편입니다. 물론 중간중간 특가도 있습니다.

 어떤 렌트카 업체에서 대여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사실 꽤나 막막한 과정입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선택지는 크게 글로벌 렌트카 업체와 현지 로컬 렌트카 업체로 나눠볼 수 있는데, 저는 글로벌 렌트카 업체를 통해 렌트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로컬 렌트카 업체보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신혼 여행이니만큼 혹시 모를 커뮤니케이션 리스크를 줄이고, 사고가 나더라도 대응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더 나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때문에 허츠, Sixt 등 글로벌 렌트카 업체 위주로 업체 홈페이지,카약, 스카이스캐너, 항공권 연계 렌트카 회사 등을 다양하게 살펴봤습니다.

 알아보니 렌트카 회사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면) 이벤트 쿠폰을 이용하고 선결제로 예약하는 것이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은데, 저는 예약을 진행하다보니 제가 선택한 기간에는 후결제만 가능했었습니다.


 고민하면서 다른 방법이 없나 알아보다보니 국내 에이전시인 "여행과 지도"에서 Hertz 렌터카를 선결제로 예약이 가능해서 이 쪽을 통해 예약을 했습니다. 영어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거기에 저처럼 해외 렌트 경험이 없어서 뭔가 불안하다면 국내 에이전시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는 가격도 약간 더 저렴했습니다)

자세한 안내와 함께 이런 패기넘치는 문구는 확실히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렌트카 보험 및 차량 선택


보험은 CDW(자차보험), Super Cover(완전면책 자차보험), TP(차량도난 보험)을 선택했습니다. 한국에서도 렌트 할 때도 사고난 적은 없지만 항상 자차 보험은 최대한으로 드는 편입니다. 심리적인 안정을 위한 비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낯선 환경에서 운전하므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보험은 든든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Super Cover는 다소 가격이 비싸므로, 유럽에서 운전 경험이 있으시고, 경비가 부담된다면 안 넣는 것도 고려해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벤츠 A클래스는 신혼 기분 내기에도, 승차감에서도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차량은 신혼여행인데 컨버터블 등 기분 낼 수 있는 차량을 선택해야하나 고민하다가 그 돈으로 맛있는 거나 실컷 사먹자는 생각으로 소형차급을 선택했습니다. 국내로 치면 프라이드/액센트 급인 B 세그먼트의 차량만 하더라도 2인이서 짐 싣고 여행하기에는 너무나 충분하니까요.


 대신 변속기는 고민없이 오토매틱으로 했습니다. 1종 보통 면허이지만 수동 차량 운전을 해본지가 너무 오래되서 자신도 없거니와 복잡한 유럽의 골목길에서 수동 운전하느라 정신뺏기기는 싫었습니다. 또한 수동 운전으로 인한 피로감을 감안하면 차라리 차량 크기를 한 급 낮추고 오토매틱을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여행 코스

자그레브 IN- 류블라냐(블레드) 2박 - 자그레브 1박 - 플리트비체 1박 - 스플리트 1박 - 브라치섬 1박 - 두브로브니크(3박) OUT


렌트카 대여 기간 및 장소


"대여 기간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픽업: 자그레브 시내 ZAGREB DOWNTOWN
(ULICA GRADA VUKOVARA 274)

-반납: 두브로브니크 공항 DUBROVNIK AIRPORT
자그레브에서 류블라냐를 넘어가는 데는 플릭스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에서 꿀잠잤습니다.

 저는 자그레브로 크로아티아 입국해서 바로 슬로베니아로 넘어가서 2박 후에 다시 자그레브로 오는 걸로 일정을 짰습니다. 자그레브 공항에서 차를 픽업해서 이동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장시간 비행 후에 곧바로 낯선 곳에서 운전하는 것도 컨디션이 어떨지 가늠이 안돼 부담스러웠고 슬로베니아 국경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별도의 통행권 구매가 필요하는 등 번거로운 점이 있어서 슬로베니아 일정에는 FLIX 버스를 이용했습니다. (버스에서 꿀잠자면서 비행으로 인한 여독을 풀었습니다.)


 또한 슬로베니아에서 자그레브로 다시 넘어온 다음에도 어차피 자그레브 시내를 여행하는 데는 차량이 필요없으므로 1박 후 자그레브를 떠나면서 자그레브 시내에서 차량을 픽업하는 걸로 했습니다. 관광객이 많은 공항이 아닌 시내여서였는지는 몰라도 벤츠 A클래스로 차량을 업그레이드해주는 행운도 있었습니다.

와이프는 A클래스의 승차감과 고속 안정성에 높은 점수를 줬습니다.

 또한 반납은 두브로브니크에 도착한 다음날 바로 공항의 사무소에서 미리 반납하는 걸로 했습니다.


두브로브니크 투어에서는 차량이 굳이 필요하지 않고, 두브로브니크 시내의 주차비는 몹시 사악하기 때문에 숙소와 두브로브니크 중심부까지 거리가 어느정도 있더라도 그냥 우버를 이용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반납하고자 하는 날짜가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공항밖에 선택지가 없었지만 공항이 그리 멀지는 않아서 미리 공항 구경한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다녀왔습니다. 이렇게해서 11박의 여행 기간 중 약 절반 기간만 렌트카를 이용해 비용을 절감했습니다.  

자그레브 시내에서 렌트카 사무실까지는 우버를 이용해서 편안하게 이동했습니다. 1쿠나는 170원이니 대략 4천 원 정도 비용이 들었네요

 이렇게 했을 때 가장 불편한 점은 도착 후 슬로베니아 여행에서 짐을 운반하는 데 번거롭다는 것이지만 류블라냐 호텔에서 2박을 해 번거로움을 최소화했습니다. 어차피 자그레브 공항에서 버스타고 버스 터미널에 내려서 다시 Flix 버스를 타고 류블라냐로 갔기 때문에 캐리어를 들고 이동하는 데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또한 자그레브 숙소에서 렌트카 사무소까지도 우버를 이용했기 때문에 불편이 전혀 없었습니다. 두브로브니크에서는 어차피 체크인 후 다음날 차량을 반납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짐을 들고 이동하는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다음날 잠깐 시간을 내서 공항에 반납하러 가는 시간이 아깝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공항이 도심과 그닥 멀지 않아 시간 낭비가 크지 않고 두브로브니크에서 머무는 나머지 기간 동안 차량을 사용할 일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꽤 효율적인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렌트카를 오래 대여하면 할인해주는 제도가 있더라도 렌트 기간을 줄이는 것이 비용 세이브에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 것 같습니다.


 또한 픽업은 자그레브에서 했지만 반납은 두브로브니크에서 했습니다. 이럴 경우 원웨이 Fee가 발생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두브로브니크에서 자그레브로 운전해가는 것은 말이 안되서 이 비용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원웨이 Fee의 경우 예약시 안내 받은 금액 50유로보다 12.5유로가 더 붙어서 62.5 유로를 결제했는데 이는 VAT때문 이었습니다. (부가세 25%의 위엄 ㄷㄷ)


 

현지 운전 관련 TIP


"사실 크게 어려울 것은 없더라"


  크로아티아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좌핸들이고, 교통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 운전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운전을 하면서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사항들은 우리나라와 거의 유사합니다.

1. 유럽은 전반적으로 도심의 형성이 오래되어서 도시 내부의 도로는 골목 수준으로 좁아 큰 차량은 운전하기 용이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골목에 잘못 진입하면 진땀이 납니다.


2.보행자 우선이 철저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일부 몰지각한 운전자처럼 보행자가 있는데 알아서 피하겠지라는 마음으로 밀고들어가면 큰일납니다.

차량 내비게이션은 보조로만 사용하고 주로 구글맵을 활용해서 이동했습니다. 길이 비교적 단순하고 정체가 없어서 운전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3.크로아티아의 도로에는 별도로 과속카메라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대신 경찰이 직접 과속 단속을 한다고 하는데 저는 한번도 경찰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일부러 과속단속카메라 정보를 안 알려주는 나라도 있는데 크로아티아는 내비게이션에서 해당 도로의 제한 속도를 안내해주니 참고하면서 적당히 교통 흐름에 맞게 주행 속도를 유지하면 됩니다.


4. 구글맵이 신호가 끊길 수 있기 때문에 내비게이션이 필수라고 알고 갔는데, 크로아티아 유심을 사용해서 인지 전혀 끊김과 같은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내비게이션없이 구글맵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스마트폰 거치대를 가지고 갔습니다.


5. 크로아티아에서 정체는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공사 때문에 정체 된 적이 한 번 있었고, 왕복 2차선 해안도로에서 선두 차량이 너무 느려 줄줄이 밀렸던 것 외에는 원활했습니다.

6. 숙소는 무료 주차가 포함되어 있는 곳으로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도심 중심부에 위치한 호텔/에어비앤비일 경우 주차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도심 내 주차의 경우 기계에서 코인으로 비용을 지불하면 되는데 지역마다, 도심 중심부와의 거리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와인딩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주 질리게 와인딩 로드 타볼 수 있습니다.

7. 스플리트에서 두브로브니크를 넘어갈 때 해안도로를 질리게 운전해볼 수 있습니다. 크로아티아의 해안도로는 엄청 아름답지만 굽이굽이 길이 때문에 무작정 속도를 내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다만 졸다가는 큰일날 길이니까 졸음 운전은 절대 금물입니다.


8. 크로아티아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은 유료입니다. 휴게소에는 보통 작은 카페가 같이 있는데 카페 화장실은 보통 개방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이 안통해도 디젤/가솔린만 잘 말하면 알아서 잘 넣어줍니다.

9.주유는 처음 받을 때 가득 채워서 인계받아서, 보스니아의 네움에서 주유했습니다. 보스니아가 주유비가 조금 저렴한 편이라고 합니다. 약 750km 가량 운전했는데 주유비는 약 6.2만 원수준이었습니다. (디젤)


*풀투풀 반납 조건일 경우 두브로브니크 공항 근처에서 한 번 더 소량은 주유해야할 겁니다.


10. 크로아티아의 고속도로도 톨게이트가 있습니다. ENC라고 적혀있는 곳은 하이패스같은 곳으로 톨게이트 징수원이 있는 곳으로 가면 됩니다. 크로아티아 말을 못해도 금액이 뜨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카드가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현금으로 계산했습니다)

11. 카페리 이용은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카페리 탑승장에 가서 차 세워두고, 가서 표 사면 끝입니다. 다만 차를 싣고 뺄 때 좁아서 주의해야 합니다.


*바싹 안 붙이면 엄청 뭐라고합니다. ㅋㅋ 그리고 아무래도 좁아서 진입 시 미리 사이드 미러를 접고 천천히 들어가는 걸 권장합니다.


12. 스플리트에서 브라치섬으로 카페리를 이용한다면 굳이 왕복으로 티켓을 구매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격도 어차피 같고, 어차피 두브로브니크로 갈 것이라면 마카르스카로 가는 배편을 이용하는 것이 거리 상 더 효율적입니다. (Sumartin 항구가 꽤나 아름답기도 합니다) 이는 아마도 흐바르 섬도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쪽의 배편이 시간대가 더 넓은 편입니다.

두브로브니크 공항의 렌트카 사무소, 주말도 합니다.

13. 저처럼 두브로브니크 공항에 차를 미리 반납한다면 공항 버스는 아예 왕복으로 끊는 것이 조금 더 저렴합니다.


14. 두브로브니크의 렌트카 반납 업체들은 모여있습니다. 차량 주유는 공항 근처의 주유소에서도 가능합니다.



차가 있어서 좋았던 점

어디든 경치가 좋은 곳에서 이렇게 차를 세워두고 구경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습니다.

 렌트카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즉 일정에 유연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자다르에서 스플리트로 넘어가는 구간 동안 프리모슈텐을 들리기로 즉흥적으로 결정하고 갔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프리모슈텐은 정말 와 여기가 천국이구나 싶을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프리모슈텐에서 바라본 바다를 보고 인생 현타가 왔었습니다.

 그리고 스플리트가 생각보다 별로라서 계획을 바꿔서 브라치섬으로 가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도 차량이 있어 이동에 유연성이 있었던 덕분입니다.

 그래서 생각지도 못했던 카페리도 타보고, 인생에서 본 풍경 중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던 볼 비치도 가볼 수 있었습니다. (호텔 볼의 다락방 강추합니다)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큰 행복을 준 여행지 모두 차량이 있어서 즉흥적으로 가볼 수 있었던 곳이라는 것은 의미가 큽니다.


 개인적으로 여행의 모든 일정을 픽스해두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런 유연한 일정 속에서 선택지를 넓히는 데는 렌트카만한 것이 없는것 같습니다.


총 렌트카 관련 예산


-렌트비: 4박 5일 보험 포함 302,400 원 (224유로지만 에이전시 Fee 때문인지 환율이 꽤 높게 적용된 듯합니다. 차급을 생각하면 아주 만족합니다.) 

-편도 반납비: 62.5 유로 (부가세 포함, 부가세 제외 시 50유로)

-주유비: 6.2만 원

-톨게이트비: 46쿠나 (2회)


[참고]기타 상세한 비용

[참고] 크로아티아에서 만난 올드카들

이 글을 쓰면서 크로아티아, 아드리아해의 풍경들을 다시 떠올리기만해도 행복해질 정도 만족한 여행이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임창용 방출? 이건 정말 아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