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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도 Nov 02. 2023

문장 앞에서의 희열

제 꿈은 글을 잘 짓는 사람입니다

오늘도 졸린 눈을 비비며 새벽을 깨웠다. 양치도 하고, 40도에 260ml가 맞춰 나오는 미온수도 한 잔 따라 마시며 책상에 앉았다. 아직 정신이 몽롱하다.


원래 루틴대로라면 오늘의 묵상 본문을 펴고 큐티 시간을 가져야 하는데, 오늘따라 책상 위에 쌓아둔 신문에 손이 갔다. 몇 달 동안 읽지도 못한 채 쌓아만 둬서 신문이 산을 이뤘다. 신문사는 현관문 안의 구독자가 이토록 무심한지 알 길이 없으니 성실하게 신문을 배달했다. 읽겠다는 마음은 있었으나 어쩐지 삼겹살을 구워 먹거나 분갈이를 할 때만 신문더미에 손이 갔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신문이 당겼다.


연달아 세네 부 정도를 훑어보는데, 보석 같은 글을 발견했다. '문화산책'이라는 칼럼코너에 실린 <문장을 만드는 일>이라는 글이다. 공감과 배움으로 가득한 글을 새벽 내도록 몇 번이고 읽었다. 찾아보니 이 글을 쓰신 '배은정(소설가)'님이 2개월간 영남일보 문화산책 코너 필진으로 활동하신 모양이다. 신문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쓰신 글들을 샅샅이 읽었다. 아, 좋다. 나는 늘 좋은 문장 앞에서 행복을 느낀다.


그러느라 출근시간이 다가오고, 내 글은 쓰지 못한 채 회사에 왔다. 오늘은 무어라 쓸까 고민하다가, 그냥 내가 오늘 새벽 느낀 문장 앞에서의 희열을 적어놓기로 했다. 나도 언젠가는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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