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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도 Nov 08. 2023

딸에게서 배운다

이런 답정너는 언제나 환영이야!

36개월짜리 귀여운 우리 딸은 애교가 많다. 속상할 때도 크게 표현하지만, 기쁘고 행복할 때도 거침없이 표현한다. 내 팔이나 다리를 꼭 껴안고 '엄마 좋아!'라며 뜬금없는 사랑고백도 자주 하고, 밥을 다 먹고 나면 요리를 만들어 준 사람을 꼭 찾아내 '잘 먹었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닭죽을 맛있게 먹고는 이건 누가 만들었냐기에, 외할머니가 만들었다고 하니 현관문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는 입에 손을 대고 "잘 먹었습니다!"라고 크게 외치는 모습에 웃음이 터졌다. 사랑스러운 마음과 표현으로 행복을 주는 우리 딸. 안기는 것도 좋아하고, 얼굴을 맞대고 부비는 것도 참 좋아하는 우리 딸. 나도 아무런 걱정 없이 딸과 몸을 맞대고 있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어느 날, 세 식구가 차를 타고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딸에게 질문을 했다.


"생일 선물로 가방이 좋아, 침대가 좋아?"

"엄마!"

"아니 생일선물 말이야. 가방이 좋아, 침대가 좋아?"

"엄마!"

"아니 가방이랑 침대 중에~"

"엄마!"


딸의 답정너에 웃음이 터졌다. 엄마의 반응에 본인이 웃긴 이야기를 했다는 것을 알았는지 갈수록 더 익살스러운 얼굴로 '엄마!'라고 대답하는 우리 딸. 그날은 집에 올 때까지 무엇을 물어보든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엄마'다.


생각지도 못한 귀여운 반응에 복을 감추지 못하는 얼굴로, 남편에게 일침을 날렸다.


"내가 '이연희가 좋아, 고아라가 좋아, 쯔위가 좋아?' 물어봤을 때 이렇게 대답했어야지! 이 질문은 답이 정해져 있다고! 셋 중에 누가 제일 좋은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순간 끝장이야!"


딸 덕분에 실컷 웃는 귀갓길이었다.


딸에게서 배웠다. 이런 답정너는 언제나 환영이야 나의 귀염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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