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상에 처음 도전하다(3)
스마트워치가 3만 원이라. 그것도 미개봉 새 상품이란 말이지. 최신 모델은 아니었지만 직전 모델이었다. 그럼 거의 최신 아닌가. 나 따위에게 투자할 생각이 전혀 없었으나, 생각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새 상품을 살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줄게!"
나의 고민에 남편이 쐐기를 박는다. 우리는 원래 크리스마스 선물을 서로 챙기는 편이 아니다. 고민하는 나를 위해 남편이 그럴싸한 구실을 만들어 준 것이다.
저녁식사를 하며 판매자와 몇 번 채팅을 주고받던 남편이 '산다?'라며 나에게 확인의 눈빛을 보낸다.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것으로 확신 없는 수락의 표시를 날렸다.
스마트워치가 있다고 내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날 수 있을까? 나는 여전히 나를 믿지 못했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핑계로 3만 원짜리 시계 하나쯤은 가져도 괜찮을 것 같았다.
거래 위치는 집에서 차로 15분 이상 가야 하는 곳이었다. 나는 당시 육아휴직 중이었고, 남편이 출퇴근길에 지나가는 위치도 아니라서 언제 가더라도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동선이었다.
저녁식사를 마친 남편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지금 가는 게 낫겠제? 갔다 온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