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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Aug 30. 2022

[06.20 텃밭일지] 세상에 이런 맛이, 깻잎 편

주변에 주말 농장이나 텃밭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직접 길러 먹는 게 맛있어서" "더 이상 시중 것을 먹을 수 없어서" 라고들 말하곤 했다. 사실 여태까지 앞선 말들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절대적인 수확량이 많지도 않고, 수확물의 맛이 엄청 빼어나지도 않았기 때문. 물론 수확물을 먹는 소소한 즐거움은 있었다.


시장에서 금방 사면 되지! VS 텃밭에서 기르는 재미가 우선!

과거 텃밭일지에서 잠깐 언급했던 논쟁인 '마트 가면 천 원에 상추 이만큼 살 수 있는데 뭐 하러 힘들게 주말 농장' vs '그래도 직접 농사 짓는 건 다르지' 중에서 전자 쪽에 기울고 있었는데, 깻잎을 맛보고선 생각이 달라졌다. 


깻잎은 아무데서나 잘 자란다고 했는데 우리 밭에선 상추나 케일만큼의 생존력을 보이진 못하고 있었다. 모종도 벌써 3~4구씩 3번이나 구매했다. 처음엔 너무 작은 모종을 사서 살아남은 게 1개 정도? 그다음 모종들도 그다지 팔팔하지 않아 실망한 상태였다. 그래도 다행히 수확할 만큼 자란 게 있어서 어제 처음으로 수확했다(!). 


처음 구매한 작은 모종 중에서 살아남은 놈. 강한 놈만 살아남는 우리 밭에서 쑥쑥 자라줬다. 어찌나 고마운지. 근데 뭐 사실 맛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다. 상추나 케일이 엄청 감격스러운 맛은 아니었으므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깻잎은 미쳐따...고추장 양념을 한 돼지 고기와 흰쌀밥을 넣은 깻잎 쌈이었는데도 입 안 가득 깻잎 향이 가득했다. 기사에 맨날 쓰는 관용적인 표현이 아니라 진짜 정말 입 안 가득 깻잎 향이 가득했다!!!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였는데도 향이 정말 미쳐따...하, 이 맛에 텃밭 하는 건가?ㅠㅠ정말 감격스러운 맛이었다. 나 혼자 그 맛을 보는 게 아쉬울 정도로! ㅠㅠ 같이 맛보고 맛에 대해 떠들면 좋았을 텐데 ㅠㅠ

하, 깻잎아 무럭무럭 자라주라...      

(좌) 5월 7일에 심은 깻잎 모종 (우) 6월 20일 수확. 잘 자라줘서 눈물...맛있어서 감동...  

요약

6월 20일 월요일 날씨 맑은지 흐린지 애매

-오후 7시 30분~8시 10분? ㅎㅎ 퇴근하고 물 주러 감

-오늘의 수확물: 상추, 완두콩, 깻잎(대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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