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현황
현재 텃밭에 남은 작물: 고추, 가지, 깻잎, 시금치, 무, 배추, 파
고추, 가지, 깻잎은 끝물이고 시금치, 무, 배추, 파는 자라는 중이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했다. 물 좀 주고, 수확 좀 할 마음으로.
가지야 가지마
그런데 웬 걸. 무탈하길 바랐던 가지 두세 개가 저 세상으로 가버렸다. 퉁퉁 터진 채 매달려 있었다.
아쉽지만 눈물을 머금고 보내줄 수밖에. 가지가 끝물이라 오래 매달리지 못하는 걸까?
추워서 그런 걸까? 비가 와서? 여튼 그런 고로, 조금이라도 자란 것들은 다 수확했다.
그냥 뒀다가 다음주에도 퉁퉁 터지게 될 바에야 이번에 수확한다는 전략. 대략 15cm 내외의 꼬마 가지들.
동글동글 말린 귀여운 가지도 있었다.
대파야 대(大)자로 커라
잔디인형 머리마냥 옹기종기 모여 있던 파들을 하나하나 나눠 심어주었다.
과연 진짜(!) 대파처럼 굵게 자랄 수 있을까? 못 자라면 그냥 대(大)파가 될 뻔한 파전을 해먹으면 된다.
무가 또 자라누
3명의 텃밭 농부가 물을 준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보라색 무 3개, 하얀색 무 3개가 자라던 밭에 새싹 무가 생겼다. 사실 농부들은 왜 무가 다른 색인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같은 씨앗을 뿌린 것 같은데, 알고 보니 열무 씨도 뿌렸던 걸까? 왜 기억이 나지 않는 걸까? 여하튼 땅 밖으로 빼꼼 나온 무가 귀엽고 기특하다. 거기에 새싹 무가 하나 더 생겨서 반갑다.
무가 잘 자라도록 무청을 잘라주고 있다. 집에 와서 소금 물에 무청을 삶은 후 냉동실에 보관하면서 '언젠가 무청 시래기 된장국을 끓여야지' 생각만 하고 있다. 텃밭에서 계절에 맞게 작물을 기르고 수확하면서 삶의 지혜를 새삼 깨닫게 된다. 무청 하나도 버리지 않고 장기 보관할 방법을 찾아 겨울에 꺼내 먹는 지혜. 지금처럼 사시사철 먹을 거리를 구하기 어려웠던 때에는 더욱 귀한 겨울 양식이지 않았을까, 하는 깨달음 같은 것.
1. 들깨를 털 수 있을까?
그러니까 깻잎이 그 들깨의 잎이라는 걸 아셨나요. 주말농장에 깻잎을 기른 덕분에 올해 그 어떤 해보다 깻잎을 많이 먹은 듯하다. 이제 깻잎은 끝물이고, 들깨를 수확해야 할 시기인데 과연 할 수 있을까? 못 하면 말지 뭐.
2. 처분한 방울토마토에서 떨어진 씨가 쑥쑥 자라고 있다.
방울토마토의 생명력에 새삼 놀라는 중. 우리 밭뿐 아니라 주말농장 전체에 여기저기 자라나고 있다. 방울토마토는 지구가 멸망해도 살아남을 것 같다.
3. 처음 공개하는 시금치. 잘 자라는 중
시금치 나물로만 만나다가 밭에서 보니 어색하다. 시금치 씨앗을 뿌린 줄 몰랐다면 어떤 작물인지 인지하지 못했을 지도.
요약
-오전 11시~12시 20분
-오늘의 한 일: 수확, 물 주기, 대파 소분해 옮겨 심기 등
-오늘의 수확물: (꼬마) 가지, 무청, 고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