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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곱창 Apr 21. 2020

프러포즈 무조건 성공하는 법

성공적인 프러포즈를 위한 필수요소

프러포즈라는 게 결혼 승낙의 목적보다는 하나의 통과의례 같은 이벤트가 되었다. 그리고 결혼 전까지 꼭 해야 하는 이벤트처럼 되었고 프러포즈 실행 여부를 넘어 프러포즈의 방식, 퀄리티, 멘트, 선물이 어떤 것이냐 또한 중요해졌다. 만족스러운 프러포즈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평생 잔소리가 따라다닐 거라는 얘기도 어디선가 많이 들었다. 나도 결혼 전에 프러포즈를 언제 할 건지, 어떻게 할 건지와 같은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결혼은 남녀가 합의하에 하는 행위인데 프러포즈는 왜 항상 남자가 여자에게 해주는 극진한 이벤트가 되어버렸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난 이것을 사회적 문화라고 받아들이고 와이프와의 즐거운 이벤트를 우리만의 방식으로 즐기기로 하고 준비했었다. 하지만 프러포즈에 대한 로망도, 계획도 없었기 때문에 막막했다. 결국 주변 여사친, 친누나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결국 프러포즈 성공의 키워드를 알아냈다. 성공적인 프러포즈는 장소, 날짜, 분위기, 선물 등 많은 요소가 있지만,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그렇다면 프러포즈를 성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몰래'이다. 반대로 제일 별로인 프러포즈는 '들켜버린' 프러포즈다. 그날따라 갑자기 근사한 식당을 데려가려고 예약한다든지, 어울리지도 않게 멋을 부린다든지, 평소 관심도 없던 퇴근길 루트를 계속 추적한다든지, 반지 사이즈를 물어본다든지 안 하던 짓(?)을 본 여자들은 단박에 알아버린다고 한다. 알아차리자마자 프러포즈하려는 거냐고 놀리거나 노력이 가상해서 모른 척해주시는 유형 등 각기 다르지만, 결론이 뻔한 프러포즈를 모른 척하고 있는 게 고역이라 제발 몰래 했으면 한다.

그렇다고 '몰래' 야구장 이벤트를 알아보면 안 된다. 야구를 좋아하는 건 당신이다. 야구는 혼자 방구석에서 허구연 아저씨와 함께 보길 바란다. 놀이터에서 촛불 이벤트도 필요 없고 레스토랑에서 갑자기 피아노로 저벅저벅 걸어가서 연주할 필요도 없다. 단지, 둘만의 편안한 곳에서 진심이 담긴 편지와 귀여운 반지 하나면 된다. 꽃 한 송이랑 함께 주면 금상첨화.

‘몰래’만 준비한다면 이미 7할은 성공이다. 프러포즈 장소가 꼭 전망 좋은 고급 레스토랑일 필요도 없고 기념일이나 프러포즈하기 딱 좋은 날도 없다. 선물도 심플한 반지나 목걸이 정도이기만 하면 된다. 누구도 받자마자 14K인지 18K인지 반지를 요리조리 보지 않는다. 반대로 가격이나 반지의 스펙을 줄줄이 얘기할 필요도 없다. 프러포즈를 ‘몰래’ 성공시키려면 결국 준비와 여유가 필요하다. 생각을 미루지 말고 미리미리 준비하자.


프러포즈를 받는 입장이라고 하더라도 여자들도 준비할 게 있다. 과한 칭찬이다. 알아도 몰랐던 척, 맘에 안 들어도 맘에 드는 척. 기대치를 낮추고 우쭈쭈하면서 귀엽게 봐주길 바란다. 사실은 준비한 것 자체가 기특하고 대견한 거니까. 왜냐하면 남자들은 사실 프러포즈에 크게 관심이나 욕심이 없다. 그렇다고 프러포즈를 받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그냥 무탈하게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모든 남자들이 무사히 프러포즈를 마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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