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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후, 서울의 여름은 더 뜨겁고 길어질 것이다.

2020년 5월 첫째 주, Sustainability 뉴스레터

by 녹차라떼샷추가


다큐멘터리 방송채널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4/20(월)에 주요 도시별 50년 후의 기후를 예측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여러분들이 살고 있는 도시는 50년 뒤 기온과 강수량이 어떻게 변하게 될까요? 궁금하시면 아래 사이트를 방문해서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제가 살고 있는 서울의 모습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요?

서울은 2070년이 되면 현재 양평의 기온 및 강수량과 비슷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강수량은 크게 차이는 없지만, 서울의 여름/겨울 평균 기온이 약 4℃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서울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 무엇이 바뀌게 되나요?

2080년, 서울은 폭염기간이 1년에 25일이나 이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폭염이 길어지면 취약계층, 노인, 야외근로자 등의 인명 피해가 예상이 됩니다. 참고로 프랑스에서는 2019년 폭염으로 1,400명이 사망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2018년 28명이었습니다. 폭염 기간이 25일 정도면, 6-8월인 여름 기간에 '폭염'이라는 계절 하나를 추가해야 될지도 모르겠네요.




다른 도시들은 어떻게 바뀔까요?

베트남 하노이는 기온이 35℃ 이상 되는 날이 현재 11일에서 147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노이에 우리나라 제조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데요. 앞으로 폭염으로 인한 직원 건강 관리 및 생산성 관리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될 것 같습니다.



태국 방콕도 검색해 봤습니다.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방콕은 2080년이 되면 1년 365일 중 315일이 35℃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합니다. 안그래도 더웠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보다 훨씬 더 더워지고, 더운 기간도 길어질 것 같습니다. 앞으로 방콕은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까요? 관광도시로 유명한 방콕을 여행객들이 지금보다 더 많이 방문하게 될까요? 800만명까지 늘어난 방콕의 인구수는 앞으로 더 늘어나게 될까요?




지구의 평균 기온이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처럼 기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지구온난화 현상 때문입니다. 지구온난화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졌기 때문인데요, 비닐하우스 두께가 두꺼워지면 비닐하우스 안에 열이 방출되지 못해서 온도가 상승하는 원리하고 유사합니다.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진 주된 이유는 우리 인간이 화석연료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석탄, 석유,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머무르면 온실가스 역할을 하게 됩니다.





서울의 평균 기온이 4℃나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근거는 무엇인가요?

전세계 기상학자들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2100년이 되면 지구의 평균 기온이 4℃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를 두고 기상학자들은 기본 시나리오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주요 도시별 날씨/기후 예측은 이 기본 시나리오에 기반한 것입니다.


다행히 지난 20년간 전세계 국가들이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전기차 보급 확대 등 화석연료 소비 감축 노력에 동참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이 다소 낮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수준에서는 약 3℃ 상승 이내로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전세계 국가들은 기후협정을 통해서 1.5℃ 이내로 지구온난화를 막겠다고 합의했습니다. 1.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60년 즈음에는 전세계 온실가스 순배출이 거의 없는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실현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Climate Action Tracker (2019.12)




실제로도 지구의 평균 기온이 높아지고 있나요?

지난 3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올해가 관측이래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발표했습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씀 드리면, 2020년이 1988년 관측 이래로 가장 더운 한해가 될 가능성을 75%로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평균 기온이 역대 상위 다섯 번째 안에 들 가능성을 99.94%로 예상했습니다. 과학자들의 언어를 이해하기 어려우시다면, 일단 올해는 전세계적으로 굉장히 더운 한해가 될 것이라는 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과학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라도 하듯 올해 3월까지 월평균 기온이 평년 대비 역대급으로 높았습니다.

NOAA(2020.3), Global Climate Report


아마도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서는 내년에도 같은 말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온도가 높았던 년도 상위 Top5가 모두 2015년 이후에 기록되었습니다.


NOAA(2020.3), 2020 year to date temperatures versus previous years

유럽의 연도별 평균 기온 변화 추이를 보시더라도 평년(1981-2010 평균) 대비 평균 기온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지구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 어떤 문제들이 있나요?

전세계 국가들이 지구온난화를 줄이기 위해 힘을 모으는 이유는 기온이 상승할 때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자연재해들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기본 시나리오대로 평균 기온이 4℃ 상승한다면, 전세계 담수의 30-50%가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지구 평균 온도가 올라가서 증발하는 물의 양도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해안지역 인구 최대 3억명이 홍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구 평균 온도가 상승하면서 빙하와 만년설이 녹아 바다로 흘러들어가게 됩니다. 그로 인해 해수면은 높아지고, 해안 지역 홍수 피해도 커지게 될 것입니다. 말라리아 같은 질병으로 인한 피해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온 상승으로 바이러스 활동이 더 활발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들을 우리가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수도 있습니다.


국립환경정보센터 홈페이지


우리는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끓는 물 속 개구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변화하는 환경을 눈치채지 못하고, 서서히 죽어가는 상황에 대한 비유로 사용됩니다. 우리 인간은 '끓는 물 속 개구리'보다 더 한심한 존재로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끓는 물 속에 들어가 있는데도, 자기 스스로 물을 계속해서 끓이려고 하니 말이죠. 오늘도 우리 인류는 화석연료를 태우며, 지구를 날마다 뜨겁게 덥히고 있습니다. 지난 200년간 전세계가 유례없는 경제성장을 할 수 있었던 기반에는 저렴한 화석연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장의 이익을 위한 근시안적인 의사결정보다는 앞으로 50년, 100년 뒤 다가올 미래를 내다보는 의사결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세계 시민들의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기 위한 활동과, 이를 뒷받침 할 정책을 지지하는 행동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지금 우리 인류는 일시적인 코로나 위기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하나되어 싸우고 있습니다. 다가올 기후변화 위기는 이번 코로나 위기 이상으로 더 길고 어려운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때도 우리 인류는 힘을 모아 이겨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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