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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차라떼샷추가 Sep 12. 2024

육아휴직을 즐기는 나만의 비법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오늘부터 육아휴직을 시작했는데

아직 이렇다 할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마지막 근무일까지 바쁜 덕분에

휴직 이후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이제 뭘 해야 하지...?'


회사의 일정 계획에서 한 걸음 빗겨서고 나니

황량한 들판에 홀로 남겨진 막막함이 느껴졌다.

이게 육아휴직을 시작한 첫날의 감정이다.


이렇게 둘 수는 없었다.

적어도 나의 육아휴직은 기쁨과 설렘과 같은

긍정 에너지로 가득 찬 상태여야 했다.

이러다가 1년 내내 우울함에 빠질 것 같아

서둘러 상황을 전환시키고 싶었다.




그렇게 탄생한 '육아휴직 1개년 목표!'

<1년 안에 책 1권 내기!>

늘 마음속에 맴돌았던 주제였기에

목표를 정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동안 현실에 치여 드러내지 못했을 뿐이지.


생각하는 책 주제는 3가지. 모두 '육아' 관련이다.

이중 하나라도 건질 수 있으면 감지덕지이다.


첫 번째는 '육아로 성숙해지는 아빠'(가칭)

한울이가 태어나고 지금까지 육아일기를 썼다.

1,800여 일이 지난 만큼 기록한 내용도 쌓였다.

인간 본성에 더 가까운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며

앞으로 내 삶에 도움이 될만한 교훈을 발견했다.

뭔가 특별할 것 같은 관점이 있다면

아이를 일방적인 보육/양육/교육 대상이 아니라

어른도 아이한테 배운다는 점일 것이다.

1,000일이 지났을 때 책으로 엮어볼까 했지만

바쁜 업무 때문에 중간에 포기했다.

이제 업무 핑계는 사라졌으니 도전만 남았다.


두 번째는 '일과 가정을 모두 지킨 사람들'(가칭)

휴직을 마치고 다시 복직을 하게 되면

일과 가정의 균형이 내게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그렇다고 둘 중 하나를 포기하고 싶진 않다.

욕심 같지만 오히려 둘 다 제대로 잘 해내고 싶다.

방법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묻고 싶다.

"당신은 어떻게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했나요?"

물론 개인 차원에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이를 위한 조직 문화와 사회 정책 봐야겠지만.

이 주제는 내 휴직의 결정적 이유이기도 해서

휴직 기간 동안 탐색해 볼만한 가치는 있겠다.

일과 가정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남편들을 보니

내용을 궁금해할 만한 분들이 있을 것 같긴 하다.


마지막'영유아를 위한 글로벌 전시/체험 프로그램 안내'(가칭)

육아휴직 기간 동안 한울이를 돌보면서

여러 전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 볼 예정이다.

어렸을 의 작은 경험과 관점이 쌓여

결국 그 사람의 인생을 만든다고 믿는다.

아보면 나는 그랬고, 한울이도 그런 것 같다.

며칠 찾아보니 국내에도 박물관을 중심으로

괜찮은 체험 프로그램들이 많은 걸 알게 되었다.

영유아 교육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국가에서는

체계적이고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많을 것 같다.

그런 프로그램들을 조사하고 체험해 보면서

한국의 부모들에게도 소개해 주고 싶다.

주제적합한 사람인지는 모르지만

전문가가 아닌 부모 입장도 흥미롭지 않겠는가.




책 주제를 '육아'로 고려하고 있는 이유는

육아휴직 기간 동안의 경험을

가장 살릴 있는 영역일 것 같기 때문이다.

화학, 에너지, 의료기기 산업을 거치며

전략기획업무만 10년 경력인 내가 다루기에

'뜬금없다'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어차피 휴직 기간 동안 육아를 전담할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계속 한울이를 관찰할 테고

또 일과 가정의 균형을 고민할 테고

한울이와 갈 만한 프로그램들을 찾아볼 것이다.

내 상황과 관심을 따로 떼어내기보다는

그 둘을 일치시켜 상황에 푹 빠져 지내고 싶다.


예전부터 어떤 상황이 마음에 들진 않더라도

부정하거나 다른 생각을 하기보다는

그 상황을 온전히 받아들이려 노력해 왔다.

그 이유는 애초에 상황을 선택할 게 아니라면

그런 상황에서도 최대한 배우는 게 낫기 때문이다.

육아휴직 동안 '육아' 콘텐츠를 개발하는 건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에 대한

나만의 해석이기도 하다.


이글이글 태양을 보는 망원경과 한울이 (장소: 국립중앙과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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