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워라밸을 지켜주는 기술, 의사결정

<성과를 만드는 의사결정 기술> 에필로그

by 녹차라떼샷추가

경력 10년, 창업의 길로


벌써 사회 경력이 10년을 훌쩍 넘었네요. 지난 10년간의 제 커리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최고경영자의 관점’이에요. 다양한 조직과 산업을 넘나들며 CEO 입장에서 중요한 결정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왔거든요.


경력의 시작은 대기업 인하우스 컨설팅 조직이었어요. 신입사원 때부터 그룹 사장단이 마주한 복잡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지원했죠. 표면적으로는 단순해 보이는 문제도 깊이 들여다보면 너무나 복잡한 조직 구조 속에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곤 했어요. 어렵지만 흥미로웠고, 덕분에 특정 부서나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조직 전체를 책임지는 경영자의 시선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훈련을 할 수 있었어요.


대기업에서 7년을 경험한 뒤, 상장 준비 중인 스타트업으로 이직했어요.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아 경영진의 입장에서 사업과 조직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했어요. 그리고 감사하게도 상장이라는 귀중한 경험도 얻었죠.


이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마케팅 회사를 창업했어요. 불황임에도 도전한 이유는 단순했어요. 스스로 최고경영자가 되어 조직과 사업을 키우고 싶었거든요. 여러 선배 경영자들과 함께 일하며 경영과 사람에 대한 제 철학도 정리되었고, 더 기다리기보다 바로 경험을 쌓는 것이 장기적으로 제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어요. 앞으로는 전문경영인과 의사결정 전문가로 성장하며, 10년 정도 내공을 쌓고 나면 새로운 시선으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성과를 만드는 의사결정 기술> 집필 배경


돌이켜보면 회사에서 불필요하게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너무 많았어요. 이는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누군가의 여유 시간과 삶의 자유가 희생된다는 의미였죠. 하지만 오랫동안 그래왔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회 분위기가 못마땅했어요.


처음부터 이런 비효율을 의식했던 건 아니에요. 6년 전, 첫 아이가 태어나면서 제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죠. 회사에 있어도 아이가 보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야근 절대 불가!’를 다짐하며, 하루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출근길 지하철에서 그날 벌어질 일들을 미리 시뮬레이션하며, 회의에서 논의할 주제, 내려야 할 결정, 작업 방향까지 미리 준비하는 습관을 들였죠. 덕분에 개인 생산성은 확연히 높아졌어요. 그렇지만 회사에서 일하는 시간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더라고요. 이때부터 조직 구조와 운영 방식에서 뭔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어요.


고민 끝에 도달한 결론은 ‘리더의 의사결정 품질’이었어요. 리더는 조직의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구성원의 시간과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결정할 권한이 있죠. 하지만 대부분의 리더는 의사결정자로서 충분히 훈련받지 못한 채, 연차나 성과 때문에 직책을 맡게 돼요. 그 결과 너무나 빈번하게 나쁜 결정이 내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에요. 예를 들어,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 채로 무작정 일을 지시하거나, 개인의 성과를 위해 회사에 중요하지 않은 일에 자원을 쓰고, 실패가 두려워 결정을 미루거나, 감정에 따라 즉흥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번복하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어요. 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을 거예요.


그렇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했어요. 제 회사를 운영하게 되니 리더로서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요. 단순히 직무 전문성을 가진 리더가 아니라, 의사결정자로서 훈련된 리더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저를 위해서도, 함께 일하는 동료를 위해서도요. 그렇게 다양한 자료를 조사하고, 스스로에게 필요한 내용들을 정리하면서 쓴 글이 바로 <성과를 만드는 의사결정 기술>이에요.




적게 일하고 충분히 버는 삶을 꿈꾸며


제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효율성’이에요. 회사가 가진 자원과 시간을 활용해 최대한 많은 성과를 만들어내거나, 목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최소한의 자원과 시간만 쓰는 것, 두 가지 모두 효율성의 관점이에요.


효율성에 집중하는 이유는 시간의 기회비용 때문이에요. 목표를 더 짧은 시간 안에 달성하면, 남는 시간은 회사 일이 아닌 다른 곳에 쓸 수 있거든요. 제 경우에는 가족과 보내거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면서 시간을 쓰고 있어요. 물론 원하면 회사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성과를 높일 수도 있고요. 동료들은 저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활용하겠죠.


효율성이 높은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이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어요. 충분한 소득을 유지하면서도 남는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으니까요. 반면, 해야 할 일에 파묻혀 하루를 보내는 조직에서는 결코 자유로운 삶을 누리기 어렵습니다. 바쁘게 일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쓸데없는 일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건 정말 슬픈 일이에요.


워라밸, 즉 일과 삶의 균형은 오늘날 매우 중요한 화두가 되었어요. 저는 워라밸을 만드는 핵심이 각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의사결정’ 역량에 있다고 생각해요. 주 4일 근무제처럼 근무 시간을 강제하는 게 아니라, 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내부적인 비효율을 줄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죠. 저 역시 제 회사를 통해 이 가설을 실험하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성과를 만드는 의사결정의 기술>은 계속 진화할 예정입니다.

keyword
이전 20화실패할 수 있지만, 신뢰는 지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