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드는 순간

by 정진우

어렸을 때는 자는 것이 무서웠다. 정확히는 잠드는 순간이 무서웠다. 잠에 드는 순간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니까, 잠자는 행위를 신뢰할 수가 없었다. 자기 전에 오늘은 꼭 그 순간을 기억하려 애쓰다 보면 뜬 눈으로 천장의 무늬를 관찰하고는 했고, 어느새 아침이 되어 있었다. 매일 밤 그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어서 나는 진심으로 긴장을 했다. 내가 자려고 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머릿속은 순식 간에 엉망이 되고는 했다. 아마 이때부터 내 불면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난 여전히 자는 것이 신경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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