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에는 손이 많이 가는 한 학생이 있다. 이 학생의 문제는 무엇일까? 가정의 문제, 장애의 문제, 혹은 정신질환의 문제? 이 둘의 복합적인 원인이겠지. 저번주부터 시작된 그 아이의 문제가 내게 전이되어 나를 힘들게 한다.
이 아이의 문제는 자신의 감정이 힘들면 그 감정을 밖으로 다 쏟아낸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뭐라고 부를 것 같은데, 내가 의사가 아니라서 그 진단명은 잘 모르겠다. 분명 문제가 있단 말이지. 그런데, 일반학급 담임교사인 내게 이 아이는 요즘 그리고 1학기의 어느 순간순간 나를 힘들게 했다.
이것이 사탄의 시험인가? 오늘은 너무 교회가 가고 싶은 날이다.
일주일에 딱 한번 주일에만 교회에 가던 내게 이번 한 주는, 오늘은 교회가 너무 가고 싶다.
하나님, 제가 문제인가요? 이 아이가 문제인가요?
아침에 일어나 중얼중얼 기도를 하는데,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학교에 즐겁게 가는 이유는 오늘만큼은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을 느끼지 못한 채, 나의 동료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가는 것이라고도 느꼈다. 이 학교에 올해로 3년째, 그리고 절대 쉽지 않은 학교인데 내가 힘들 때마다 나에게 먹을 것을 주시고, 나를 칭찬해 주시는, 위로해 주시는 멘토 선생님이 계시다.
오늘 그 멘토선생님의 말씀 한마디,
“내가 샘(우리) 반 담임이었다면, 벌써 병가 냈을 것 같아. 샘이니까 그 아이 이야기도 들어주지. 나는 못할 것 같아.”
그렇다. 나보다 15년 이상 경력이 많은 선생님께서 보시기에, 신규 선생님께서 보시기에 이 아이는 과한 것이다. 요즘 그 상태가 더욱 심각해지는 것이다. 퇴근길 오늘 상황을 보호자님께 문자로 보냈다. 그리고 계속 떠올랐던 올해 3월 첫날 본교무실에서 있었던, 전해 들었던 일화가 떠오른다.
퇴근 후 나는 학교 일을 털어버리려고 노력 중인데, 그게 쉽게 되지 않는다.
학교와 가정을 분리하고, 집에 와서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싶은데 어젯밤에도, 오늘 퇴근 후에도 계속 떠오른다. 그뿐만이 아니다. 요즘 들어 아침, 저녁으로 나를 찾아오는 통에 습도 때문인지 꽤나 높은 나의 불쾌지수를 더한다.
학생의 어머니는 단호하다. 아이가 울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잉? 스러운 답변. 무슨 의미인지는 알겠으나, 내가 그 아이의 보호자가 아니고 그 아이를 불쌍히 여긴다 혹은 안타까운 마음에 돌봐준 올해의 수많은 시간들이 물거품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요즘 조금 힘들다.
오늘 아침도 이 아이는 나를 찾아온다.
"세상이 나를 억까한다(억지로 까내린다)"고.
요즘 뉴스를 보고 길 가다가 도 종종 볼 수 있는 사람들 유형인 것 같다. 이 세상에 불만을 품고, 앙심을 품고 복수해 버리는 그런 사람들... 내가 그 사람의 희생양이 되진 않을까 걱정도 되면서, 학교 현장에서 이러한 사람들을 보듬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 아이와 적정거리를 유지하려고 한다.
폭풍처럼 요동치는 이 아이에게는 보듬어줌이 필요한 게 아닌가보다. 오히려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예수님도 단호하게 이야기하실 때가 있었다. 지금은 나도 단호해져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