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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대노 Aug 31. 2022

찬 바람이 불면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處暑, 8월 23일)를 지나고 나자, 거짓말같이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졌다. 지겹게도 무덥던 여름이 이제 정말 끝인가 보다. 쌀쌀한 기운에 긴팔 겉옷을 걸쳐 입고 마당에 나가보면 공기 냄새마저 달라진 기분이다. 맞다! 저녁 때는 노을이 물들기도 하더라. 이제 진짜 가을이 오나보다.


변온동물과(?)인 나는 자체 발열이 잘 안 되는 관계로 날씨가 쌀쌀해지면 차가워진 손발에 더하여 기력이 떨어져, 일어나서 활동하기가 어려워진다. 전기요나 보온물주머니를 끼고 살면서 차가워진 몸을 덥혀줘야 하는데, 사실 이렇게 덥혀진 체온은 그때뿐이고, 제일 유용한 건 반신욕이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나면 전체적으로 체온이 올라서인지 기력이 회복되는데, 매번 물 받아서 들락거릴 수도 없는 일이라 불편하기 짝이 없다.


이런 나를 위해 남편이 마련해준 비장의 아이템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바로 원적외선 반신욕기이다. 건식이다 보니 반신욕을 하던 중에 수시로 들락거릴 수도 있고, 전기만 꽂으면 되니 아무 때고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다. 벌써 2년 넘게 사용 중인데,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체온 조절이 어려운 이맘때부터 겨울 내내 아침에 1시간 정도 반신욕을 하고 나면 땀이 쭉 나고, 하루 종일 기초 체온이 오르면서 활동하기가 좀 더 쉬워진다.  


따뜻한 차 한잔 커다란 머그컵 가득 담아, 책 한 권 들고 자리에 앉는다. 책을 읽다 노곤해진 몸에 자연스레 눈을 감고 명상을 하기도 하고, 적삼목 향에 취해 목 받침대에 기대어 살짝 졸기도 하고, 그러다 또 고개 돌려 창 밖으로 마당 경치를 감상하기도 한다.


이렇게 따뜻하고 편안하게 아침을 시작했으니 이제 활기찬 하루를 보내볼까? 아자!


 남편이 그린 그림과 목재 틀의 창이 잘 어우러진, 내가 좋아하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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