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시작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매번 좋은 사람들을 마주하는 건 아니다.
뭐 저런 사람이 있어?
라고 말하고
지나가려면 좋으련만,
어떤 사람은 가슴에 큰 생채기를 남겨서
오랫동안 끙끙 앓게 하기도 한다.
그냥 잊어버려.
주변의 말들에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어떤 말들은 오랫동안 자국을 낸다.
그렇게 앓던 시간이 지나가고 나면
만만한 것이 결국엔 나자신이다.
애초에 잘 해주지 말 것을.
차라리 딱 끊어버릴 것을.
처음부터 냉정하게 할 것을.
슬금슬금 후회가 올라오는 것이다.
그러다 울컥하고 화가 치밀어 오르면
그래, 이제부터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거야! 라고
도대체 누구에게 하는지 모를 다짐을
홀로 하기도 한다.
혼자 이를 꽉 깨물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결국은 저절로 풀리는 입매를 확인한다.
그래도,
그래도.
같은 마음일지 모르는 사람을을
미리 미워할 필요는 없잖아,
라는 생각이 문득 스쳐 지나간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는 아니다.
어쩌면 더 철저히 나만 아는,
이기적인 마음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상처받았다는 이유로
내 마음의 문을 덜컥 걸어 잠가버리면
그 안에서 보호되는 건 잠깐이지,
결국 숨이 먼저 막혀오는 건 나였다.
생각해보면
사람에게 실망했던 순간보다
사람에게 위로 받았던 순간이
조금은 더 많았다.
내가 줬던 작은 친절이
어디선가 조용히 돌아왔던 날들도 있었고,
뜻밖의 다정함이
나를 붙잡아준 적도 있었다.
그런 순간들을 떠올리면
마음을 닫아버리겠다는 결심이
조금씩 힘을 잃는다.
한 사람에게 지쳤다고 해서
앞으로 만날 사람들까지
미리 지워버리지는 말아야 했다.
다정함을 선택하는 일은
나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가장 강하게 지켜내는 방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