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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써?" 아이가 물었다.

너도 너답게 버텨라 나도 나답게 버틸 테니


눈이 오고 난 뒤 잎들이 거의 다 떨어 져 앙상한데
여기저기 악착같이 가을빛을 머금은 나무들이 있다.

12월, 연말이면 난 어김없이 우체국에 자주 도장을 찍는다.

" 엄마 또 써?"
아이가 지나가는 말로 물어보길래
" 응 또 써 크크" 했다.
" 떨어졌어?"
묻길래
"계속 떨어져" 했다.

신춘문예의 문은 꽤나 높다. 떨어져서 계속 쓰고 떨어진 덕분에 자꾸 쓴다.
'오기'보다는 그냥 작은 나의 '일과' 중 하나라 생각하고 쓰고 쓴다.

우체국에 들러 집으로 걸어가는 길, 가을빛을 애써 머금고 우뚝 서있는 저 나무가 꼭 나 같았다.

그래 버텨라. 주변 앙상한 겨울나무에 휩쓸리지 말고 어여쁘고 너답게 버텨라 하며 사진으로 한 장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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