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소중함을 난 잘 알고 있다.
3층이었지만 해가 들어오지 않는 방향에, 나무들까지 우거져 빛이 귀한 집에서 애들을 키웠다.
19평 집에서 네 식구는 온갖 식물을 키우려 시도했지만 빛이 없어 자라다 늘 시들어버렸고 생명을 자꾸 죽여내보내는 것 같은 자책감이 들었다.
마음이 울적한 날 어두운 거실에 있으면 더 우울해지곤 했고 난 애들을 데리고 쨍한 공터나 놀이터로 나가 놀거나 책을 읽었다.
LED 빛으로 아무리 밝은 빛을 쥐어짜내도 창으로 들어오는 자연채광에 비할 수 없다.
그래서 집을 옮길 때마다 난 해가 잘 들어오는지, 창이 큰지를 확인했고 조명을 많이 두었으며 거실도 최대한 밝게 했다. 자연과 인공 모두 다 챙기고 싶은 욕심은 아무래도.. 빛에 대한 갈망 같은 거였을까.
포르투 숙소는 조명이 적었고 빛도 약해 저녁에는 어두웠다. 그런데 창이 곳곳에 많아 해가 들어오는 점심까진 환한 빛이 유지된다.
빛은 희망이다.
창을 통해 우리는 빛을, 희망을 품는다.
빛이 사람의 마음을 두드린다는 문장을 읽고는
문득 나의 19평 아파트가 떠올랐고
그 창에서 간신히 들어오던 가냘픈 빛으로도
가족 건강히 행복하게 지내고 아이들 클 수 있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좁고 조금은 어둡던 첫 보금자리에 창까지 부족했다면 많이 울적했을지도 모르겠다.
스페인, 포르투에서 내가 본 성당과 건물들은 아름다운 창이 많았는데 자연채광이 최대한 잘될 수 있도록 구도적으로도 신경을 썼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 수많은 창과 빛 덕에 사람들의 마음에도 의지와 열망이 끊임없이 솟아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창으로 들어오는 빛은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