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때
고무줄은 탄력성 있게 늘어나고 줄어드는 물건이다. 흔히들 체중이 많이 변하는 사람을 보고 고무줄 같다고 하기도 하는 이유이다. 나도 그렇다.
학업 스트레스가 가득하던 고등학생 시절 내 몸무게는 3 자릿수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가뜩이나 군것질을 좋아하는 나는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한 부모님들의 노력으로 기숙사 독서실 곳곳에 놓인 과자를 말 그대로 흡입했다. 아마 고등학교 4학년이 있었다면 가볍게 100을 돌파했을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그렇듯 20살이 되며 반짝이는 대학생활을 상상했고 그 준비물은 다이어트였다. 20대 초반의 나는 매년 방학 때마다 다이어트를 외쳤고 마침내 25살에 와서야 지금의 체중을 달성해 유지하고 있다.
이후로는 수치상 변화는 적은 고무줄이 되었지만, 나이가 들며 살이 찌고 빠지는 부위와 근육의 변화에 따라 체형이 달라져왔다. 아직까지도 매일같이 다이어트를 외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자꾸 옷의 핏이 달라진다. 일상복에서는 문제가 덜하다. 공식적으로 갖춰 입어야 하는 경우에 치명적이다.
오늘 아침에는 포멀하게 입고 집을 나서야 했다. 평소에 단정한 스타일을 좋아해 정장과 셋업이 몇 벌 구비되어 있었지만 날씨와 현재의 핏을 생각했을 때 꺼낼 수 있는 것이 몇 개 없었다. 아침부터 참 난감하기 짝이 없다.
문득 효율을 중시하는 사람으로서 자기 관리에 조금 더 힘써야겠다고 느끼는 순간이었다. 내 몸이라는 고무줄은 변동폭이 생각보다 큰 편이다. 그러다 보니 옷장 속 옷은 여러 명이 입을 수 있을 정도로 다채로운 사이즈를 자랑하고 있다. 조금만 더 일관되기 위해 힘쓴다면 매 순간 TPO와 Fit을 동시에 신경 써야 하는 불편함을 조금은 더어낼 수 있지 않을까
날이 쌀쌀해져 가는 어느 날 아침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