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장, 유기견, 펫샵...
왜 죽으라는 것들은 죽지 않고,
사과해야 할 것들은 사과하지 않고,
책임을 가져야 할 것들은 책임을 가지지 않을까.
언제까지 말도 안되는 시스템에 대한 무력감을 느껴야 할까.
언제까지 죽어가는 영혼을 그저 보내야 하는가.
하루종일 심란했다.
이 아이들이 그런 지옥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아니, 차라리 영영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고통을 느끼지 않아도 됐을텐데.
그 지옥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온갖 유전병과 전염병을 가지지만, 단순 상품이기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병원이 아닌 미용실로 향한다. 그 전염병은 인간에게 퍼질 수도 있고, 다른 동물이나 강아지에게도 전파될 수 있다. 인간의 욕심은 결국 스스로 파멸을 불러온다.
인간이 만든 지옥에서 평생을 아파했으면서도 인간의 작은 손길 하나에 행복해하는 이 작은 아이들을 어떻게 다시 그 지옥에 내려놓으라고 외칠 수 있나. 그들은 한번도 사랑을 느껴본 적 없는 이들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나는 동물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지만, 단순히 동물이 귀여워서 눈요기로 좋아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내 가족이기 때문에,
나의 감정을 알아주고 나 또한 그들의 감정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하지만 나보다도 훨씬 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나는 내 가족을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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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무료분양', 혹은 '무료파양'(이게 뭔 헛소리인지) 같은 키워드를 올려놓는 펫샵들이 많다. 그들은 보호소인 척하지만 사실 동물판매업으로 등록되어 있는 업체다. 대부분 몇백만원, 귀한 품종은 몇천만원까지도 요구한다. 파양할 때도 돈을 받고 개를 파양할 수 있도록 한다. 사실상 파양이 아니라 파는 거다. 개나 고양이를 사고 파는 게 떳떳하면 펫샵이라고 써놓지, 왜 펫샵 아닌 척 보호소라는 단어에 먹칠하나. 본인들도 쪽팔린 줄 알긴 아나보지?
'속았다'는 사람들의 말도 이제 믿지 않는다. 이미 미디어에서나 동물보호단체들은 몇년전부터 번식장과 펫샵의 현실에 대해 매일같이 고발해왔다. '몰랐다'는 말은 더이상 핑계로써의 가치가 없다. 그런 이들은 동물과 함께 살아갈 자격이 없다.
포털 사이트에 검색했을 때 상단 광고에 나오는 '보호소'들은 가짜다. 진짜 구조단체, 보호단체나 보호소들은 광고 때릴 돈 없다. 그 돈으로 한 마리라도 더 살려야 한다. 유기견을 입양하고 싶다면 시보호소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포인핸드' 어플을 이용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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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유난 떤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고작 개 때문에 꼴값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개의 눈빛을 보면 마음이 변할 것이다. 그 온전한 순수함이 담긴 눈빛. 세상의 전부가 마치 나라고 말하는 듯한 사랑스러운 눈빛. 그 눈빛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가 있을까? 그렇다면 정말 불쌍하게 느껴진다. 시각화된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지 못하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발전해왔지만 동물 복지의 수준을 보면 후진국만도 못하다. 백번 말하지만, 동물을 학대하는 자는 언젠가 인간도 해할 것이 분명하다. 그동안의 수많은 범죄자들과 사이코패스들이 그래왔다. 시스템과 법이 바뀌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 악습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