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사랑해본 적 있나요
인연을 찾는 것에는 언제나 까다로움이 있다. 연애든 결혼이든지간에, 본인과 맞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면모가 다 조화로울 수는 없다. 어떤 사람과 관계를 맺든지간에 갈등요소는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게 상처를 받고 치유되거나 무뎌짐을 반복한다. 고통이나 아픔을 피하고 싶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행복을 원하지 않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이유가 뭐가 됐든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노력의 필요성에 대해서 자각하고 있는 편이다. 나와 걸맞는 타자를 물색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보다 필요한 게 있다. 자신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또한 그러한 내 모습을 싫어하든 사랑하든 뭐든 해야한다. 이와 같은 과정이 선행되지 않아서 끔찍한 재앙을 맛본 적이 여러번 있다. 물론 상대적으로 어리고 미숙한 시절의 이야기지만. 일단, 누군가를 만나고 있었지만 마음은 늘 불편하고 불안했다. 상대방의 반응에 일희일비 했으며 무리한 방식의 사랑을 요구하기도 했다. 상처받는게 무서워서 되려 아픈 말로 마음을 찌르기도 했다. 그가 떠나는 게 무서워서 내가 먼저 도망갔던 일도. 결론은 사랑을 주는 법도 받는 법도 자신을 싫어해보거나 사랑해봐야 알 수 있는 법이다.
"우리 안에 살고싶고 자신을 긍정하고 싶어 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부정하고 또 부정해야 한다. 이 무언가는 아마도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엇, 아직 보지 못하는 무엇이리라"(즐거운학문) -니체-
대부분의 자기계발서에서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한다. 도대체 그래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뭔데. 혼란스러웠다. 그저 맹목적으로 '나는 나를 사랑한다'면서 자기세뇌를 하면 되는 일인지. 나의 일부분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게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신이 아니고 모든 면이 만족스러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찌됐든 부족한 부분이 있다. 채우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일단 바라보려 해야 하고 알려고 해야 한다. 우리는 완벽할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동안 나를 사랑하는 것은 둘째치고, 바라보거나 알려고 하지 조차 않았어'
이전에 내 연애경험들이 '사랑'이 아닌 '사랑받기 위한 발악'에 가까웠던 것도 이에 기반한다. 그동안 누군가를 사랑했다기 보다, 내 인생의 불행을 대충 연애감정으로 떼우려고 했던게 아닐까. 잔인한 말이지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