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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Nov 22. 2020

산타의 실체를 의심하는 초등학생 자녀에 대한 대응책

하지만 얼마나 효과가 오래 갈지는 장담은 못한다

바야흐로 한 달 후면 크리스마스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최대한 산타의 실체를 숨기려 할 것이고 아이들은 산타의 실체는 사실은 부모라는 걸 곧 알게 될 것이다.


작년 크리스마스 무렵. 우리는 애들 크리스마스 선물을 포장하기 위해 마트에 가서 포장지를 샀다. 이 포장지로 24일 밤 애들이 잠들었을 때 아내는 성물들을 잘 쌌다. 이후 난 포장지를 숨기려고 윗 선반 위에다 올려놨다. 선물은 받고 며칠 후. 딸은 평소에 보지도 않는 윗 선반을 쳐다보고 소리쳤다.


딸: “아이악!!! 이 포장지 뭐예요?”


아내: 버벅거리다.


나: (5초간 대응책을 생각한 후): 음... 요새 산타 할아버지가 매우 바쁘셔서 엄마 아빠들에게 선물을 포장하라고 하는 경우가 있어. (“포장의 외주화”)


딸: 그럼 산타랑 어떻게 연락해요?


나: (능청스럽게) 이메일로 연락하지. 산타 할아지버지에게 우리 집 애들이 말 잘 들었는지 엄마 아빠가 보고해. (딸이 이메일 보여달라고 한다). 당연히 애들은 이메일을 보면 안 되지. (“상향식 연락 체계”)


딸: (아직도 미심쩍어한다)  산타 할아버지 진짜로 있어요?


나: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준비되어 있다!) 자 보여줄게. 미국 NORAD 사이트에서 산타를 매년 추적하고 있지. (컴퓨터로 사이트를 보여준다) (“존재의 간접적 확인”)

노라드 산타 추척 페이스북 홈페이지
NORAD 산타 추적(NORAD Tracks Santa)은 1955년부터 시작하여 매년 진행하는 북미 항공 우주 방위 사령부(NORAD)의 크리스마스 테마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이다. [1] 매년 크리스마스이브에는 NORAD 산타 추적기가 북극을 떠나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산타클로스를 추적한다.

1955년 12월 24일, 미국 콜로라도주의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있는 시어스 회사는 어린이들에게 "산타클로스에게 연락할 수 있다"라는 전화번호를 쓴 광고지를 나눠주었다. 그러나, 이 광고지의 전화번호는 실수로 잘못 인쇄되어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대륙 방공 사령부(CORAD) 센터 직통 전화번호로 연결되었다. 이날 밤에 근무하던 대령 해리 숍은 "산타클로스의 현재 위치를 알려달라는" 어린이들의 전화가 온다는 보고를 받았다. 1958년 이 전통은 CORAD가 북미 항공 우주 방위 사령부(NORAD)로 개편되면서도 이어졌다.

출처: 위키피디아


딸은 뭔가 미심쩍지만 일단 믿는 눈치이다. 둘째 아들은 선물 받는 것만으로도 만족해한다.


하지만 2020년 현재. 딸의 합리적 의심은 또 시작된다. 이번엔 이빨요정이 의심의 대상이다.

이빨요정의 실체는 배나온 아빠다

어느 날 집에 같이 오면서 딸은 어디서 들었는지 이빨요정의 정체를 의심한다.


딸: 아빠, 이빨요정 없죠?


나: (순간 난 철학자로 둔갑) 의심하는 순간 더 이상 안 와 (= 이빨 값으로 동전을 더 이상 안 준다) (“존재의 의심, 존재의 사라짐” 논리)


딸: 저번에 이빨요정이 동전은 놓고 갔는데 내 이빨을 안 가져갔잖아요


나: 왜 친구들에게 이빨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잖아. 이빨요정이 그 이야기를 듣고 일단 안 가져간 거 같은데? (“상대 과거 발언의 활용”)


딸: 아 맞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까지 산타와 이빨요정의 실체를 숨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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