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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Mar 28. 2021

현실 남매의 육아는 어렵다

육아 전문가 오은영 박사님은 남매에 특화된 책 출판 안 하시나

“종훈(둘째 가명)아!!! (귀찮게) 하지 마!!!!”


오늘도 지은(가명)의 남동생에 대한 잔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둘째는 코를 벌렁거리더니 운다.


종종 반복되는 패턴이다. 동생이 책을 읽거나 슬라임 만들기 하는 누나를 귀찮게 하면 누나는 참지 않고 동생을 구박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0.5초. 그리고 동생이 우는데 걸리는 시간은 0.5초. 그다음 내가 남매를 혼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2초. 아내가 나한테 언짢은 표정을 짓는데 걸리는 시간은 2초. 총 5초가 걸리는 무한반복 순환 구조다.




남매가 아이유 남매(이지은-이종훈)와 비슷한 나이차이다 보니 동생에게 누나는 절대적이다. 미국에 있을 당시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셧다운 시키자 남매는 학교와 유치원을 못 가고 가족이 100% 시간을 보냈다. 우리 부부는 애들하고 잘 못 놀아주다 보니 동생은 누나랑 99% 시간을 보냈고 누나는 동생을 쥐락펴락 했다. 누나가 기분이 좋을 때면 동생을 자발적으로 업어주고, 기분이 안 좋을 때는 동생에게 잔소리를 하다 보니 동생은 누나의 매우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태어날 때부터 둘째들이 눈치 보는 것이 둘째들의 숙명이라지만 코로나19로 더 강화되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격리 2주를 하고 한동안 집에 있다 보니 누나 바라기가 더 강화되었다. 하지만 누나는 때때로 동생이 귀찮다. 자신만의 개인 시간을 갖고 싶어 한다.




어느 유머 게시판에서 보니 남동생은 누나를 가장 선호하고 누나는 남동생을 가장 선호하지 않는다고 한다. 남동생은 누나가 잘 챙겨줘서 좋고, 누나는 남동생을 챙겨줘야 해서 싫단다. 공존할 수 없는 두 개의 바람의 충돌이다.


출처: PGR21.com


부모 입장에서는 남매가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지만 위에서 보듯이 누나와 남동생 관계는 태생적으로 그렇게 안 되는 것 같아 보인다.


육아의 최고봉인 오은영 박사님의 육아 책 중 남매 육아에 대한 맞춤식 책이 없는 게 아쉽다. 대학원 전공도 세부분야가 있는데 누나와 남동생에 특화된 육아 책이 없는 걸까.


궁여지책으로 우리 부부는 딸에게는 동생과 잘 놀아주면 용돈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아들에게는 안 우는 대가로 다이소 장난감 등을 사주기로 약조한다.


하지만 이 방법이 항상 통하진 않는다. 오늘도 동생이 누나의 BTS 사진에 물을 흘리자 누나는 소리를 지르고, 동생이 (미안한) 마음에 울고...




그래도 남매가 가장 사이좋을 때가 있다. 외출하면 서로 챙겨준다. 엄마가 바빠서 아빠랑 셋이 나갈 때면 남매는 위 아 더 월드가 된다. 서로 챙겨주고, 아빠가 무엇을 하나 사주면 더 사이가 좋아진다. 선물 융단 폭격만이 능사가 아닌데..


다정하게 VR을 체험하는 남매


막상 이 글을 쓰고 보니 오은영 박사님의 책이 필요한 게 아니라 내가 혼내는 것을 멈추면 남매가 덜 투닥투닥거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딸 육아 관련 글:

https://brunch.co.kr/@jitae2020/126


아들 육아 관련 글:

https://brunch.co.kr/@jitae202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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