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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Mar 12. 2021

주식 리딩방이 주식 안 하는 나에게 전화를 계속한다

근데 나 주식할 돈도 없는데...

“주식 리딩방은 자신들이 ‘이끄는(리딩·leading)’ 대로 따라오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광고하며 카카오톡, 텔레그램,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회원을 모집한다. 매수·매도 종목과 금액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이용료가 비싸질수록 더 양질의 정보를 받을 수 있다며 더욱 많은 회원비를 내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출처: 한국경제 2021. 3. 11. 자] ​


오늘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이번에는 010-XXXX-XXXX. 리딩방이라고 하면서 나한테 주식하냐고 묻는다. 오늘도 난 바로 끊었다. 어제, 그리고 며칠 전에도 02-XXXX-XXXX에서 비슷한 내용으로 전화가 왔었다. 기본적으로 난 모르는 번호는 바로 끊고 바로 지운다.


심지어 리딩방 한 곳은 내가 주식 안 한다고 하니까 황당해한다. 그래서 바로 끊어줬다. 아니 주식을 쓸 여유돈 없는데 나보고 어쩌라고?




오늘도 주가지수는 3000 초반에서 왔다 갔다 한다. 1월 4일 2944.45를 찍고 계속 달려서 1월 25일 3208.99를 찍은 이후 계속 이 구간 사이에서 주가지수는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주식 시장에 들어올 개인투자자들은 이미 다 들어온 것일까. 그래서 주식 리딩방은 회비를 기꺼이 낼 신규 회원들을 찾는 것일까.


금융위원회에 신고만 가능한 주식 리딩방과 같은 유사투자자문업체는 현재 2,500개가 있다고 한다.


신규 투자자들이 월 30만원 정도를 내면 리딩방은 고급 정보를 제공한다고 한다. 이런 업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내가 스스로 정한 용돈 수준이 그거보다 조금 높다... 근데 내 월급이 기본적으로 작다... 그리고 넷플릭스만 유료 구독하고 있다. 리딩방은 사람을 잘못 봤다.


설사 월급으로 주식 정보를 사서 월 100만원어치 주식을 한다고 가정하면 내 수익률이 매달 30프로 이상은 돼야 할 것이다.  그래야 회비 내고 주식으로 수익도 나오지. 하지만 월 30에 이런 정보 주고 수익 30프로 이상을 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제대로 준 정보를 갖고도 매매 타이밍을 잡기는 쉽지 않다. LH 공사 직원들처럼 내부 정보를 활용하는 게 아닌 이상... (제대로 처벌합시다)


그리고 나한테까지 이런 고급(?) 정보가 들어온다는 것은 (1) 그런 고급 정보가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서 고급 정보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2) 가짜 정보일 가능성이 많다.


어찌 보면 리딩방의 운영자들은 캘리포니아 골드러시에서 진짜로   사람들과 유사하다. 19세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사금이 발견되면서 미국인, 외국인 가릴  없이 금을 캐러 캘리포니아주로 모여들었다. 대부분은 재미를 보지 못했고, 돈을  사람들은 동네에 체류하는 이들에게 장비, 음식, 의류 등을 제공한 업자들이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리바이 청바지를 만든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천막천으로 제작한 바지가  캐는 람들에게 인기 폭발이었다고 한다.


누구나 집에 최소 한벌은 있는 청바지

리딩방은 불법 요소가 많기 때문에 리바이 청바지와 비교하는 것은 리바이에게 실례다. 다만 실제 주식으로 돈 버는 경우보다 이렇게 회비를 챙겨서 돈 버는 관점으로 볼 때 이들이 회비를 받아서 낸 수익률이 훨씬 높을 것이다. 리딩방은 카톡 등으로 정보를 제공하니 사무실도 필요 없을 것이다. 핸드폰 하나면 될 테니.


일단 리딩방에 쓸 돈은 모았다가 주식 시장에 변화가 오면 사용하거나 적금에 넣을 생각이다. 리딩방 여러분, 저한테 전화 걸지 마세요.




주식에 관한 내 글:

https://brunch.co.kr/@jitae2020/159


리딩방에 대한 분석 기사:

https://www.nocutnews.co.kr/news/536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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