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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Mar 12. 2022

NGO에서 일 년을 되돌아본다: 10가지 특징

벌써 일 년… 그리고 앞으로 나의 일 년은 어떨까

2022 1월로 NGO 들어온 지 일 년이 되었다. 1월에 일 년을 돌아보는 글을 쓴다고 했지만 계속해서 미루고 미루다 이제 대선도 끝났고, 마침 코로나 검사받으러 왔는데 대기 시간도 길고 해서 써보려고 한다. 가족은 이미 확진. 목이 칼칼한 게… 나도 올 것이   같다. 모두 코로나  비켜가세요.


[업데이트] 결국 저도 양성 나왔습니다.




10 넘게 외국변호사로 일을 하다가 재작년  우연히 기회가 닿아 비영리단체에 변호사가 아닌 프로젝트 담당자 직으로 입사했다.


두 달간은 내가 뭐 하고 있는지 헤매다가 적응이 되자 보고서 두 개 쓰고 각종 인터뷰를 하면서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반신반의하면서 일 년이 정신없이 흘러갔다.


1년간 경험한 결과,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으로 내가 다니고 있는 NGO에서 10가지 징을 발견했다.


1. 호칭은 00

서로 선생님, 줄여서 OO샘으로 호칭한다. 나는 처음에 이 조직은 영어 이름을 쓰나 보다 생각하고 영어 이름 존을 썼더니  +  = 존샘이 되었다.  한글 이름을 썼으면   어색했을지도. 존샘을  천천히 말하 조은샘(좋은 샘)으로 들린다.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2. 내가 나이는 월등히(?) 많지만 경력 제로

나는 NGO 경력 제로로 입사했지만 나이만으론 볼 때 경험이 제일 많은 축에 속한다. 여기는 평균 30대 초중반으로 보인다.  상사는 나보다   젊고, 일부를 제외하고 다른 샘들은 나보다 10 이상은 젊어 보인다.


3. 처음에는 (나만) 헤맨다

  달간 내가 헤매었던 가장  이유는 전임자가 퇴사하면서 남기고  계획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경해도 된다고 해서  전문성을 살려 바꿔보려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부에서 기각되면서  헤맸다. 돌고 돌아 원래 전임자 계획대로 진행. 이런 와중에 나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맡아서 다른 팀들의 지원으로 이끌고 가야 하는 자리이다 보니 수많은 회의를 여했는데 관련 지식이 전무한데 내가 어떤 입장을 내야 하는지 처음에는 맸다.


4. 나는 플랫폼이다

내가 속한 NGO 100명이 넘지 않는다. 세분화되어 있다. 내가 맡은 팀은  혼자다. 하지만  해의 계획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다른 팀의 샘들이 주간 회의에 들어온다. 그리고 하나의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별도로 샘들과 개별 회의를 한다. 나를 통해서 예산을 지원받고, 나랑 상의해서 결과물을 내놓는다. 즉, 나는 특정 프로젝트의 플랫폼 역할을 한다.


5. 특정 프로젝트에 관련된 거면 다 내가 한다

 특정 프로젝트 하나를 담당하고 있다. 나 말고도 각자 다른 프로젝트를 맡은 샘들이 있고, 이를 지원하는 여러 팀들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프로젝트와 관련된 언론 인터뷰, 보고서 작성, 영상 섭외 등을 모두 다한다. 차음에 난 아무것도 모르는데  하라고? 속으로 반문했다. 예스. 유  해야 한다.


6. 인터뷰극복해야  대상

평균 1주일에 한번 정도는 언론에서 NGO 연락이 온다.  지면에  을 실기 위한 한마디  음성, 영상 인터뷰는 모두  내가 한다. 지면 인터뷰는 자료 리서치를 해서 문구를 다른 샘과 조율해서 내보내면 된다. 하지만 영상 인터뷰는 며칠 준비를 해야 한다. 평생 카메라 앞에 서보지 않는 로서는 무척 곤혹스럽다. 작년에 여러 번 해봤지만 여전히 준비를 제대로 해야 하고 발성 연습도 해야 한다. 아야어여오요우유으이


7. 강연은 생각보다 재미있고 보람 있다

인터뷰만큼은 아니지만 종종 외부에서 강연 요청이 들어온다. 처음에는 발표 자료룰 만드는 게 힘이 들었는데 몇 번 해보니 나름 요령도 생겼다. 한 번은 200명이 줌으로 들어와서 나와 다른 샘들이 같이 강연을 한 적도 있다. 내부 정책상 난 강연료를 못 받지만 한 명이라도 더 내가 더 다니는 NGO에 관심을 갖고 후원을 하거나 좋은 일에 힘을 보태주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8. 내부에서 굽신굽신, 외부에게도 굽신굽신 

프로젝트 담당자인 나의 역할은 영업과 비슷하다.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샘들에게 협조를 얻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아주 가끔) 성질삭히고  보여야 한다. 그리고 정부와 기업들을 상대하다 보니, 우리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는 이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과거에는 내가 까칠하게 타 팀원을 상대했다면 이제는 내가 까칠한 사람들을 상대한다. 인생 반전이다.


9. 샘들의 비슷한 정치적 견해는 직장의 윤활유

대부분 샘들과는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진 않지만 비슷한 생각의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다 보니 얼추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나는 편하게 정치적 견해를 낼 수 있고 다양한 사안에 대해 공유가 잘 된다. 커피 타임에 업무 이야기만 하는 것보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훨씬 더 조직 분위기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10. 추천하세요? NGO…

본인이 그동안 앞만 보고 달리면서 인생에서 허전함을 느꼈거나 대의, 미래, 가족  개인의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을 실천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고 있는 게 후회되거나 아쉽고, 이를 바꿔보고 싶다면 NGO에서 일해볼 것을 추천한다. 짧게 다니거나 오래 다니는 것은 각자의 몫이지만 마음속에서 어떤 콩닥거림이 있으면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하다.


나도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와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보면서 이 길로 오게 되었다. 여기서 얼마나 오래 다닐지 모르겠지만(난 프로 이직러라 여기서 뼈를 묻겠다고 하진 않겠다), 첫 1년은 나에게 소중한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여기 있는 동안은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관련 브런치 매거진:

https://brunch.co.kr/magazine/career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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