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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Jul 15. 2020

아이들끼리 놀기에 좋은 해변(어른들은 릴랙스)

오레곤주 해변가 탐방기

여기 오레곤주에 와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뽑는다면 해변, 숲, 공기다(딱히 순위는 없다). 포틀랜드 서쪽에는 길게 해변가가 583km 펼쳐 저 있다.


한국에서도 고민거리가 있을 때 가끔 꽃지해수욕장으로 혼자 내려가서 바다 보고 오면 생각이 정리했는데, 여기서도 그렇게 할 기회가 종종 있었다.


일단 차로 2시간 정도밖에 안 걸려서 마음만 먹으면 당일치기로 갔다 올 거리이고 해변마다 살짝살짝 느낌이 다르다.


1) 캐논 - 캐논은 관광지로 유명하며 좋은 호텔도 제법 있다. 시애틀에서 도착해서 12인승 밴을 몰고 방문한 첫 해변이라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기에 오기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계속 들게 만드는 해변이었다. 그리고 또 기억에 남는 건 호텔에서 모닥불 피워보라고 땔감 등을 제공했는데 모닥불 초보 부모가 재를 제대로 제거하지 못하고 둘째가 밟아버려 응급실 가서 크림 하나 받고 100만원 청구됨.


해변 사진을 찍기에는 근방에 있는 에콜라 주립공원에서 보는 캐논 비치가 예술이다(대문 사진). 코로나19로 에콜라는 폐쇄되었지만 추후 열리면 가서 잔디밭에서 애들이 놀기에 매우 적절하다.

오래곤주 도착한 첫 날

2) 뉴포트 - 두 시간 살짝 넘게 남쪽으로 운전해서 가면 나온다. 여기도 관광지지만 캐논이 좀 더 스케일 큰 호텔들이 있다면 여기는 좀 더 아기자기하다. 여기만 오기보다는 다른 인접한 해변들과 묶어서 오기에 괜찮다. 우린 1박 했는데 거점 삼아 2박 정도 해도 괜찮다.

주변 식당들 생각보다 괜찮다 그래서 갈매기가 와있는지도

3) 틸라묵 - 동네 아이스크림 회사 이름이 틸라묵이라 더 유명한데(온 동네 사람들이 거기 들려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다), 해변은 캐논이나 뉴포트에 비해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덜 찾는 곳이다. 반나절 놀기에 적당한 해변이다.

해변에서는 틸라묵 아이스크림은 안 판다

4) 만자니타 - 숨겨진 보석 같은 해변이다. 추수감사절 전날 저녁에 도착했더니 식당들은 다 닫혀있고 식료품점은 20분 거리에 있고 배고픈데 숙소는 춥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첫인상은 안 좋았다. 하지만 다음날 갈대숲을 헤치고 등장한 해변은 전날의 괴로움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갈대숲을 헤치고 나오니 펼쳐진 풍경

5) 아스토리아 - 항구 도시라 사실 해변이 딱히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항구 도시답게 괜찮은 식당들이 있고, 언덕 위에 있는 굴뚝에 올라가서 도시 전체와 바다와 만나는 강이 보인다.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 워싱턴주 롱비치에서 조개캐기를 할 수 있다.

굴뚝 올라가는 건 유료다

6) 오션사이드 - 코로나19 터지고 몇 개월 만에 찾아간 해변. 조그마한 동네가 있다. 해변은 거의 관리가 안되어서 그냥 들리는 곳. 지금은 공사장 간이 화장실만 있어 불편하다. 하지만 애들은 그래도 좋아한다. 이번에는 (응급실 안 가고) 모닥불 피우기 성공.

누나바리기는 누나만 졸졸 따라다닌다
남이 만들었던 자리에 만들어서 이번에는 성공

언제 다시 올 지는 모르겠지만... 땡큐 오레곤

관련 글:

https://brunch.co.kr/@jitae20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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