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와 전기 모기채를 대하는 나의 태도에 대하여

감사함 명상 에세이, 21일 루나 디톡스 #7

by 지반티카

자다가 깼다. 모기가 문 곳이 너무 간지럽고 아팠기 때문이다. 손등과 손목 안쪽에 크게 한 방씩 물렸다. 혼자 살면 모기가 물 사람이 나밖에 없으니, 집에 들어오면 뜯기게 되어 있다. 3월에 모기라니! 이럴 수가.


모기채를 들었다. 어떻게 전기 모기채라는 걸 만들었는지, 발명한 사람에게 감탄한다. 테니스 채와 비슷한 모양에 전기가 흐르는 금속망을 합칠 생각을 하다니. 그런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 사람은 여럿 있었을 테지만, 그걸 먼저 제품으로 만들기로 결심하고 행동한 용자가 있었으니 나한테까지 온 것이 아닌가.


그리고 인간의 잔혹함에 다시 한번 경악한다. 그 기발한 조합의 발명품으로 모기를 잡았을 때 지지직, 하는 소리와 가녀린(?) 생명체가 타들어가는 냄새로 잡았음을 확인함과 동시에 느껴지는 희열. 채에 힘없이 떨어진 시신을 휴지로 감싸 쓰레기통에 버리며 이젠 안심하고 잘 수 있다는 안도감을 넘어서 내가 너를 이겼다는 통쾌함마저 느낄 때는, 그런 내게 질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모기채를 들 수밖에 없다. 모든 생명을 사랑하지만, 모기만큼은 같은 공간에 있을 수가 없다 (바퀴벌레와 함께).

한 마리뿐인데 쉽게 잡히지 않았다. 졸음을 참을 수 없어 누운 채로 눈을 감고, ‘앵~’ 하는 소리가 들리면 즉시 모기채를 휘두른다. 수고를 덜 들이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다 (글로 발행하면 그 순간부턴 이젠 나만의 방법이 아니게 되는 것이 아주 조금 아쉽다). 머리 위에서 잘못 휘두르면 내 머리카락이 탈지도 모르지만, 조금만 조심하면 꽤나 효율적인 방법이다. 소리가 들릴 때마다 일어나 두리번거리다 잠을 못 자고 짜증을 내는 것보다는 말이다. 몇 번을 휘두르다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갤 때가 되어서야 요 위에 널브러진 사체를 두 눈으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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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명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잠은 자야 하니까. 죄책감이 들지만, 어쩔 수 없다는 말로 퉁친다. 잠을 자겠다고 한 생명을 세상에서 지우고, 그의 우주를 앗아가 버리는 잔혹함이란. 그 잔혹함이 나에게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인간이고 동물이니 이 역시 자연스러운 일인데도, 좋은 생명체이고 싶은가 보다.


모기에 대해서 검색해 봤다. 옷에 붙어 스윽 집에 들어와 팔, 얼굴, 발등, 물 수 있는 곳은 어디든 물고 벅벅 긁으며 한밤중에 깨우는 얄미운 모기. 인간에게나 밉상이지, 알고 보니 꽃가루를 옮기는 매개자였다. 주식이 인간의 피가 아닌 꽃의 꿀이라는 점에 아주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게다가 수컷 모기들은 꽃의 꿀만 먹고 물지 않는다니. 꽃의 인간의 피가 아닌 다른 동물의 피를 더 좋아해, 인간을 물지 않는 모기도 있다고 한다.


모기를 잡아먹는 생명체들도 있다. 잠자리와 거북이, 박쥐, 새 등 생각보다 다양한 생명체들이 모기를 먹는다. 인간들이 질겁할 뿐, 나름 생태계에서 수행하는 역할이 있는 생명체였다. 다행히 모기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동식물의 종류가 적어서, 집에서 모기 박멸에 혼신을 다해도 무방하다는 것이 글쓴이의 의견이었다. 그렇지만 모기가 사라지면 어떤 종류의 또 다른 재앙이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다.


모기는 나를 물어 잠을 깨우고, 아프게 하기도 한다. 그래도 조심한다. 내 편의 위주의 사고방식으로 '모기 따위 다 멸종해 버려'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도록. ‘네가 내게 피해를 주니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무기 삼아 필요 이상의 힘을 행사하지 않도록.


세상의 모든 존재에겐 각자 맡겨진 역할이 있어, 쓸모없는 생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수긍한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라고 나 자신에게 말해준다.


"너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봐, 모기도 맡은 일이 있잖아. 모기채를 만들어 파는 비상한 사람도 있잖아."


모르긴 몰라도, 모기채 발명자 덕분에 모기를 잡지 못해 쌓였던 스트레스가 줄고, 잠을 잘 자게 된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요 위의 사체를 휴지로 거두며 사과했다. 세상이 잃은 모기 일꾼 한 마리에게 진심을 다해. 좋은 곳으로 가서, 다음 생에는 이번 생에 되지 못했던 또 다른 생명체로 태어나라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생활의 불편함을 덜어준 모기채 발명자와 제품 생산자와 유통자의 노고를 느끼고 감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집에 들어왔다는 이유만으로 삶을 마감한 모기의 평안을 빈다니, 터무니없는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진심으로 바라는 이 태도에 대한 이 글을 주저하지 않고 발행하는 것이다. 죽여놓고 좋은 곳으로 가길 바란다니 미친 거 같겠지만 충분히 제정신이니 걱정하지 마시길.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의 고유성이 전달할 수 있는 가치가 있음을, 온전히 믿는다.



| 당신을 위한, 당신의 명상 |


오늘, 또는 최근 불편함을 겪은 적이 있으셨나요? 그때, 어떤 도구, 사람, 또는 사람 아닌 존재에게 도움을 받으셨나요? 그 도움이 어떻게 적시에 내게 닿을 수 있었는지 찬찬히 살펴보세요. 나 스스로 나를 도운 경우, 그렇게 할 수 있게 되기까지 어떤 성장의 과정이 있었는지 살펴봅니다.


다시 돌아보았을 때, 무엇에 대한 감사함이 느껴지시나요? 어떤 배움이 있나요?


|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명상 |


위 명상에서 떠올린 사람의 도움이 헛되지 않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일이라면 지금 또는 내일 실행해 보세요. 계획을 세워서 해야 하는 일이라면, 계획을 먼저 세워봅니다.


하트를 꾸욱 눌러 출석 도장을 찍고,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해 준 이에 대한 감사함을 느껴보세요.

명상 중에 얻은 깨달음의 완성은 행동에 있습니다. 생각이나 말로 끝내지 않고, 지혜로운 행동을 하실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명상하신 시간과 노력이 헛되지 않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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