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 명상 에세이, 21일 루나 디톡스 #21
매일 감사함을 찾고 느끼면 그 감정이 쌓인다. 감정만 쌓이는 것이 아니다. 감사함을 느낄 때 생기는 몸 안의 파동이 점점 커진다. 물가에서 돌멩이를 던지면 잔잔한 물의 표면에 점점 파동이 퍼져나가는 것과 비슷하다.
감사함은 다른 모든 것을 배울 때와 마찬가지로, 연습하다 보면 감사함을 느끼는 부분과 시야도 점차 넓어진다. 예를 들어, 부모가 나를 키워준 것에 대한 감사함을 느꼈다고 치자. 나에게 무엇을 '주어서' 느끼는 감사함을 부모에게서 느꼈다면, 그들 외에도 나에게 무엇을 '준' 여러 대상에게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다 그들이 내 삶에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게 될 수 있다. 그들이 존재함에 감사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다음엔 그들 덕분에 있는 지금의 나와, 나의 삶에 감사하게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나에 대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종교의 유무와 상관없이 보이지 않지만 나를 도와주는 어떤 근원적인 힘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그에 대해 감사함을 느낄 수 있다. 다른 감정들과 똑같이, 감사함도 느낄수록 퍼져나가고 커진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는, 아주 아주 강력해져 내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기도 한다. 나의 그릇과 능력, 삶의 여러 부분들이 커지고 확장하는 흐름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은 성장을 갈구하며 계속 나아가는 존재라, 그런 흐름으로 가는 것을 또 아주 기뻐한다.
그런 결과를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도 감사함 명상을 하면서 감사함의 범위가 넓어지고, 그 파동이 커지다 보면 재미있는 일들이 생긴다. 걸림돌 없이 시원하게 흐르는 물처럼, 하루가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다. 2023년 4월 10일 월요일, 나의 오늘을 예시로 살펴보자 (나의 이야기는 늘 제일 만만한 예시다).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졌고, 아침 기상 모임에 이변 없이 참석했다. 방 청소를 하고, 사과 반쪽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지하철을 타러 가자 곧 열차가 들어왔다. 출근하는 사람들 사이에 서 있지만 낑겨있지 않을 정도로는 쾌적했다. 덕분에 눈을 감고 서 있을 수 있었다. 버스 정류장에서도 오래 기다리지 않고 환승을 했다. 마침 오전 요가 수련을 같이 하는 언니가 버스에 타 있었고, 마침 언니의 옆자리는 비어 있었다. 근황 얘기를 하다가 그림 얘기를 꺼냈고, 내가 그린 그림이 얼마나 웃긴지에 대해서 깔깔대고 웃으면서 수련을 갔다.
때마침 수련실이 비어있어 원하는 자리에 매트를 깔았고, 선생님이 준비하신 수업은 마이 페이보릿 트위스트와 암발란스였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주말 사이 녹아내린 몸이 다시 활기를 찾았다. 몸을 비틀면서 가슴을 여니 마음까지 활짝 열리고 숨도 잘 쉬어졌다.
수련이 끝나니 치과에서 정기 검진 안내 문자가 와 있었다. 수요일 오후로 예약이 되어있었는데, 그날 점심 약속이 생겼다. 오늘 가는 게 나아서 치과에 물어보니 마침 비어있는 시간이 나로선 최적의 시간이었다. 시간을 변경하고 버스를 기다렸다. 가장 먼저 온 버스가 또 집에 한 번에 가는 버스였다. 아침에 버스에서 만났던 그 언니와 같이 타고 신나게 수다를 떨면서 집에 왔다. 맛있게 밥을 먹고, 치과에 가니 다행히 충치는 없고 스케일링만 하면 되었다. 올해 처음 받는 거여서 보험 적용된 가격으로 할 수 있었다. 날씨가 좋아 청계천에 앉아 내리쬐는 햇살을 누리며 글을 쓰고 있다.
위 내용에서 거짓은 없으며 사실 그대로를 진술했음을 학교를 걸고 맹세한다 (졸업한 학교는 미국 내에서도 honor code를 아주 엄격히 지키며 강조하는 학교 중 하나이다. 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보다시피, 오늘 하루의 흐름에는 걸림돌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그리고, ‘마침,‘ ’때마침‘ 타이밍 좋게 기분 좋은 일들이 일어났음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우연히 일어나는 듯 보이는 일련의 행운 내지는 기적처럼 보이는 일들을 synchronicity - 한국어로는 '동시성'이라고 많이 번역이 되는데, 그렇게 말해서는 잘 와닿지 않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번역하지 않은 원 단어 그대로 쓰겠다 - 라고 부른다.
보통 하루라는 것이 다 그렇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감사함을 느끼는 사람에겐 synchronicity가 더 잘, 그리고 자주 생긴다. Synchronocity를 자주 겪는 사람들은 그런 일들이 생기는 하루가 결코 평범하지 않음을 느끼며, 더욱 감사한다. 그리고, 이렇게 평온하게 흐르는 하루하루를 삶에서 더더욱 빈번하게 경험한다. 긍정의 선순환이다.
일상이 평화로우니까 감사함도 느낄 수 있는 거 아니냐고 할 수 있다. 그런 하루하루를 심드렁하게 살아가는 사람과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의 차이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 생기는 날에 알 수 있다. 후자의 경우 지혜로운 대처를 할 수 있는 역량 또한 커져있기 때문이다. 사실은 그런 날에도 감사한 부분을 찾고, 숨 쉬며 여유를 가지기 위해서 이런 연습을 하는 것이기도 하다.
기억할 것은 synchronicity가 운 좋게 저절로 일어나거나, 운 좋은 사람들 한정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감사함을 의식적으로 연습하며 그 파동을 만들어내고 유지할 때 잘 일어나며, 더 깊게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1일차에도 언급했듯이 감사함은 쉽고도 강력한 감정이다. 누구나, 어떤 상황에서든 찾고자 하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나도 매일매일이 좋기만 하지는 않다. 어떤 날은 몸이 삐걱대고, 또 어떤 때는 글이 죽어도 안 써진다. 급여가 제 때 안 들어와 불안할 때도 있다. 심지어 언제나 감사함이 잘 느껴지는 것도 아니다. 때려죽인대도 감사하지 않은 날도 있다. 차라리 죽고 말지 하는 그런 날 말이다. 온통 나쁜 일 투성이어서 도저히 감사할 수 없는 날도 있다. 그런데, 그런 날에도 느낄 수 있는 건 좋았던 날들이 내가 다만 운이 좋고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어서, 내가 잘하고 잘난 사람이어서 있었던 날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를 돕는 수많은 이들과 보이지 않는 힘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며, 좋았던 날들과 그날들에 존재했던 사람들에게 더욱 감사하게 된다.
직접 해보고 좋은 것만을 사람들에게 안내한다. 그리고 솔직하고 진실한 경험의 전달을 지향한다. 21일 루나 디톡스를 시작하며 나도 더욱 의식적으로, 가슴으로 감사하기 시작하니 무뎌져 있었던 감사함 세포가 살아나고, 기쁨이나 즐거움 같은 감정들까지 다채롭게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그게 그거 같아 보였던 나무들이나 꽃, 하늘과 바람.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시시콜콜한 대화, 그들의 표정, 같이 나누는 웃음. 이 모든 것들이 더욱 소중하다.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나를 든든하게 받쳐주는지 느껴진다. 육체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마음과 의식 모두 깨어 경험하는 삶의 순간순간은 그 자체로 축복이다.
고백컨대 이 에세이의 첫 번째 독자는 나이다. 감사함을 찾고 느끼는 순간이 좋고, 나의 시야에서 보이는 감사함을 나만의 표현으로 기록하는 것이 좋고, 그리고 다 쓴 것을 읽는 것도 좋아서 썼다. 그리고 상황은 다르지만 비슷한 마음으로 삶에서 고달픔과 지침을 느끼고 있을 누군가들이, 시간만 내면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명상을 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브런치스토리라는 플랫폼에 무료로 나누었다.
단 한 사람만이라도 이 글을 통해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졌다면 이미 이 글은 충분히 그 쓰임을 다했다. 조회수와 하트 출석 도장을 보아하니 한 사람 이상 도움을 받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시즌에 참여하신 분들은 역대급으로 조용하신 분들이긴 했다). 여러분들이 21일 동안 글을 읽으러 와서 각자의 하루를 돌아보고 느낀 감사함은, 여러분의 내면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이어주며 같이 에너지가 확장하고 상승하는 쪽으로 흐르게 한다.
각자 시간을 내어 글을 읽고, 명상을 한 것이지만 동시에 참여한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감사함의 강이 반짝이며 흐르고 있음을 기억하자.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 모두가 따로 또 같이, 더욱 아름답게 흐르는 일상을 영위하기를. 그리고 서로의 때가 맞을 때, 건강하고 감사하게 또 만나기를.
| 당신을 위한 당신의 명상 |
눈을 감고, 천천히 당신을 위한 숨을 쉬세요.
오늘 하루를 돌아봅니다. 우연히 때맞춰 내게 좋게 작용한 행운 같은 일이 있었는지 찾아보세요. 그 일은 하나의 단독적인 요소로 인해 일어난 일인가요? 여러 요소들의 도움이 있었다면, 어떤 요소들이었나요?
돌아보며 느껴지는 생각, 감정 모두 판단 없이 느껴보세요. 감사함이 느껴진다면, 그 감사함을 몸 안으로 가득 흡수시키세요. 감사함을 영양분으로 들인 몸에서, 어떤 느낌이 느껴지나요?
감사함의 파동이 커지는 것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사랑하는 사람들 또는 사람이 아닌 존재 (동식물, 자연 등) 그 에너지를 전해주세요. 마음으로, 말로, 행동으로. 나에게 전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면 나에게 전합니다.
하트를 꾸욱 눌러 출석 도장을 찍으세요. 21일 루나 디톡스를 완주하신 것을 축하합니다! 매일 하지 못했더라도,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내신 것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 현대인들에겐 따분할 새 없이 재미있는 오락 거리가 너무나 많으니까요.
21일 동안 함께 할 수 있어 기뻤고, 또 감사했어요. 내일은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21일간 감사함 명상을 해보시면서 느낀 점, 경험, 성장했다고 느껴지는 점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나누어주세요. 우리 모두에게 이런 경험도 있었구나, 하고 참고하며 시야를 확장하고, 감사함 명상을 이어나가는 동기 부여를 스스로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