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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준하 Dec 04. 2021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3040에게 드리는 글

왜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

혹시 당신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가?


"

나이는 서른(마흔)이 넘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지 벌써 몇년째인지 모르겠다. 

사랑을 시작하기가 어렵다. 

"


사랑을 시작하기 어렵다는 말은 내가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더 냉정하게 말하면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는 의미이다. 

자신의 인생을 돌아봤을 때 본인을 먼저 사랑하기 시작했던 이성이 거의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면 

앞으로도 타인이 당신을 먼저 사랑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먼저 타인을 사랑해야 한다.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는 3040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 이유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인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이유는 인간에 대해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일단, 자기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 그러니 타인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 

그렇다면 자기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다른 말로 본인 스스로를 알고 싶다 라는 의미는 무엇일까?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자신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타인을 잘 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자기 자신을 알고 싶다면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는지 관심을 가져보자. 

그리고 내가 주로 느끼는 감정은 무엇인지도 생각해보자. 

나는 어떤 감정을 싫어하는지도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 싫어했던 감정이 발생하면 그것을 응시해보자. 


내가 의도적으로 회피했던 감정은 있던가?

나는 감동적인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을 한심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생각을 180도 바꿔보고 영화를 보고 펑펑 울어보자. 

감정을 풍부하게 경험해보자는 의미이다. 

회피했던 감정에서 도망치지 말고 그 안에 풍덩 들어가보자는 의미이다. 

사랑 고백을 거절당했을 때 닥칠 수 있는 창피함, 모멸감이 두려운가?

이별 후 더 크게 느낄 수 있는 외로움이 벌써부터 싫은가? 


이렇게 본인이 살면서 느꼈던, 아직 느끼지 못했던, 회피해왔던, 느끼고 싶었던 감정들에 대해 공부하면서 

나 스스로를 잘 알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감정에 연약한 나 스스로를 가엾게 생각하게 된다, 따뜻하게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나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된다. 


감정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고 그 감정들에 인간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등 감정에 대해 기본적인 공부를 하고 싶다면 '네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라는 책과 '호르몬은 왜' 라는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을 읽고 어느 정도 감정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면 그 다음부터는 소설을 읽거나 드라마, 영호를 '감정' 관점에서 보면 된다. 

얼마나 재미있고 배우의 연기가 어떻니 하는 관점 말고 말이다. 

감정묘사가 풍부한 소설 책 몇권이 떠오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

밀란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알랭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은희경의 '새의 선물' 


감정묘사가 풍부한 영화는 잘 떠오르지 않는다. 

감정을 간접적으로 풍부하게 느끼고 싶다면 영화, 드라마 보다는 소설이 낫다. 

영화, 드라마는 벌어지는 상황 속 배우들의 연기를 시각정보로 받아들여서 그것을 우리의 뇌가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전환해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감정 표현의 텍스트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에 반면 소설은 감정묘사가 디테일하게 텍스트화 되어 있기 때문에 그동안 살면서 생각해보지 못한 구체적이고 섬세한 감정을 뇌에 각인할 수 있다. 


아무튼 글이 갑자기 영화, 드라마와 소설의 차이로 빠졌는데 요지는 감정 공부와 감정 경험에 시간을 쏟자 이다. 영화, 드라마와 소설의 차이 그리고 글의 힘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 정리해봐야겠다. 




이렇게 자기 자신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를 동정하고 동정을 넘어 사랑하는 마음이 커지면 나에 대한 관심이 타인에게 옮겨가야 한다.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는 첫째는 본인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고 둘째는 타인에게도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나에 대한 관심 없이 타인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는 쉽지 않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 없이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기는 쉽지 않다.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는 3040 당신은 아마도 소개팅에 나가면 대화가 제한적일 것이다. 

무슨 질문을 할지 잘 모를 것이다. 


감정 공부를 통해 나 스스로를 풍부하게 이해하고 타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지경에 이르게 되면 대화가 원활해질 것이다. 

왜냐하면 이 지경에 도달하게 되면 타인에게 질문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그것을 가득채워오고 있는 한 인간의 삶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타인에 대한 호기심은 나에 대한 풍부한 이해가 기반이 되어야 가능하다. 

타인이 말하고 있는 생각은 나의 생각과 비교하면서 가치가 생성된다. 

나의 생각이라는 비교대상이 없으면 타인의 생각은 길거리 위를 달리는 나와 아무 상관없는 버스들과 같다. 


20대에는 생각의 교환 없이 서로의 신체적 매력도 만으로도 사랑에 빠질 수 있었다. 

3040의 사랑이 켜지기 위해서는 생각이 교환되어야 하고 

생각을 교환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질문이 오고가야 한다. 

인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그동안 하지 않았던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한 질문에 관심을 갖고 진지하게 대답하는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 대화는 깊어질 것이고 대화가 깊어지는 만큼 어떤 깊이부터는 사랑이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대화가 깊어지는만큼 사랑도 함께 깊어질 것이다. 


written by 커리어 생각정리 책, '불안과 불만사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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