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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준하 Apr 03. 2019

생각의 흐름이 매력적인 사람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내면을 알 수 있다

커리어 컨설턴트로써 나는 단순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커리어(삶)를 만난다.  

짧게는 한 시간 길게는 두 세시간 정도 커리어에 대해 이야기를 깊게 나누다 보면 상대방의 삶을 대하는 태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 이런 태도를 낳게 하는 생각의 흐름을 알게 된다. 


몇 일전 생각의 흐름이 매력적인 사람을 만났다. 


#1 현재를 인지하고 미래의 흐름을 생각한다.

중요한 커리어 결정의 길목에서 명확한 방향을 가지고 있는 경우 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자신의 주관과 생각을 명확히 가지기는 어렵다. 문화예술인이 아닌 이상 보통의 직장인들에게는 커리어 고민과 결정은 평생 해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에 충실함으로써 능력의 뿌리를 깊게 박고 앞으로 펼쳐질 수 있는 커리어의 흐름을 인지하는 것이다.

 

사람들 중에는 미래를 고민하면서 현재에 충실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혹은 현재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미래의 흐름을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이 분은 자신이 선택한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서 그 시간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다음 계획을 미리 대비하고 있었다. 



#2 구사하는 단어와 문장들의 수준이 매력적이다. 

나는 삼정KPMG에서 근무 당시 컨설팅을 오래하신 팀장님, 상무, 전무님들과 함께 일하면서 압축된 단어로 가득한 대화를 많이 들었다. 경영컨설턴트는 Client를 상대해야 하고 그 클라이언트가 대부분 경영진이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명확한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방식의 대화는 우리끼리 하는 술자리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냥 그게 우리가 하는 말의 방식이었다. 이 이후부터 나는 상대방이 말을 할 때 말의 컨텐츠 중 압축된 단어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이 분도 적절히 압축된 단어를 사용하여 말의 길이가 적당하고 문장이 정제된 느낌이었다. 뿐만 아니라 책에서 종종 접할 수 있는 형용사를 사용해서 문장이 너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게 느껴졌다. 


나중에 이와 관련하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분은 오래전부터 현재까지도 책을 꾸준히 읽었다. 즉, 정보를 받아들이는 채널 그리고 감정을 대리만족하는 채널로써 책의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었다. 텍스트를 시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자신의 뇌에 각인하는 과정인 독서는 영상을 눈으로 보고 감정을 느끼거나 무엇인가를 알게 되는 것과는 다른 과정이다. 


책을 통해 자신에게 입력된 좋은 단어와 그 단어들로 구성된 문장이 체화되어 있어서 그것이 대화할 때 자연스럽게 송출되고 있었다. 딱딱할 수 있는 지식인이 하는 문장 외에 소설책에서 봤을 법한 부드러운 단어까지 거부감 없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3 본인만의 기준과 함께 적절한 수용력

타인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정도와 본인 주관에 기반한 고집의 정도가 적절히 균형을 맞추고 있다. 커리어 의사결정 관련 부모님의 의견을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주관과 생각은 가지고 있다. 우리가 늘 경계해야 하는 것은 생각의 치우침이다. 생각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면 두 가지가 되면 된다. 자신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타인의 조언에 대한 수용력이 있어야 한다. 


이 분은 본인만의 기준은 가지고 있으면서 타인의 조언에 의해 그 기준들을 탄력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도 가지고 있는 분이었다. 어떤 사람은 본인만의 기준이 거의 없이 너무 주변의 이야기에 쉽게 휘둘리거나, 혹은 그 기준이 수정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강력하게 뿌리 박혀 있어서 타인의 조언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  



위에 언급한 세 가지가 적절히 조화가 되어 이 분은 생각의 흐름이 참 매력적이다 라는 문장이 떠올랐다. 대화를 하면서 탁탁 막히는 것이 없이 우리의 대화는 때론 좁은 길을, 때론 넓은 길을 함께 흘러갔다. 때론 내 생각의 흐름이 앞서가고 때론 이 분 생각의 흐름이 앞서가고 때론 나란히 함께 흐르면서 우린 멈추지 않고 대화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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